여전히 한낮 맹위를 떨치는 무더위가 무섭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새벽, 밀쳐냈던 홑이불을 끌어 덮으며 생긴 자신감 때문입니다.
누렇게 뜨기 시작한 나뭇잎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가을이 코앞입니다.
내일 8월 13일은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선정 입찰 마감일입니다.
내일 입찰에 참여한 업체를 대상으로 8월28일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시공사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7개월 이상 표류하던 시공사 선정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입니다.
공공관리제 시행 이전에 시공사선정이 완료됨에 따라 더욱 빠른 재건축 진행을 기대하게 된 것입니다.
크든 작든 간에 재건축을 하겠다는 단지들은 시끄럽기 마련입니다.
크면 클수록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 당사자가 많을수록 그만큼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둔촌주공 재건축도 시끄럽기는 마찬가집니다.
지난 7월 3일에는 조합원 총회가 무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총회 직전 절차상의 이유를 들어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총회취소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 들여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루 전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총회에 참석한 인원이 과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만큼 대다수 조합원들의 재건축의 열망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그 열망에 따라 시공사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입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합 측의 처사에 분노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삼성, 대림, GS 등 상위 3개사의 입찰참여를 배제한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불만입니다.
더구나 경쟁을 차단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이익을 침해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판단입니다.
인위적으로 현대 사업단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해야 할 조합이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것입니다. 숨은 흑막이 있다고 쑥덕입니다.
불만스런 가운데서도 재건축을 열망합니다.
조합이 하는 처사로 속은 터지지만 할 건 하자는 생각입니다.
제안서 내용만 충실하다면 빨리 진행하는 것이 나쁠 게 없다는 것입니다.
시끄럽기는 해도 여타 다른 단지보다는 비교적 났다는 판단입니다.
또 자칫 가락시영처럼 표류하면 어떡하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지분에 있어서도 입지에 있어서도 남부럴 게 없는 둔촌주공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8월 12일, 입찰마감을 앞두고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게 있습니다.
'조합설립인가 승인처분 취소 소송'이 조합 측의 승소로 판결났습니다.
일부토지 등 소유자가 서울 행정법원에 제기했던 소송입니다.
이번 판결로 재건축으로 가는 큰 걸림돌은 제거 됐습니다.
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재건축 이후 둔촌주공의 가치에 높은 점수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갈수록 번잡해지는 잠실지역의 아파트단지에 비해서도 결코 뒤질게 없다는 평가입니다.
지금의 잣대로 보면 다소 무리한 이러한 전망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지하철 9호선 역세권과, 올림픽공원 등을 포함한 주변의 친 환경적인 요소로 인한 쾌적함을 겸비한 대단지라는데 기초합니다.
새집 베란다에서 가을볕에 취할 날이 눈에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