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59%3F%3Fdt%3D20041208113114%26disk%3D7%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천장터에 오르면 멀리 설산과 룽다가 가득 걸려있는 거대한 탈초가
눈에 띈다. 그리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2%3F%3Fdt%3D20041208113800%26disk%3D26%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천장의식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눈치챈 독수리들.. 그들만의 의식을 치룬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6%3F%3Fdt%3D20041208113955%26disk%3D30%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날개를 펴면 장정키를 훌쩍 넘는 독수리들.죽은 자와의 만찬은 즐기고
산자는 두려워한다. 내가 그들 앞에 서서 훠이~하니 우루루 뒤로 물러선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7%3F%3Fdt%3D20041208114020%26disk%3D2%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8%3F%3Fdt%3D20041208114120%26disk%3D13%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3%3F%3Fdt%3D20041208113830%26disk%3D9%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오늘 하늘로 보내는 육신은 모두 4구. 할머니, 성인 남자 둘, 이제 5-6세
남짓꼬마 아이. 아이의 시체를 보는 순간 숨이 멎는다. 60년을 살았건 5년을
살았건 제 몫의 삶을 살고 가게 마련인데, 유독 어린아이 시신 앞에선
담담하던 마음이 단숨에 무너진다.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금새 눈물이 흐른다.
노스님이 간단한 의식을 끝내자 세 명의 천장사들이 친절하게 시체를 부순다.
머리가죽을 벗기고 팔다리 두꺼운 가죽들을 가르고... "삶"이라는 단어가 빠진
인간은 이제 고깃덩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눈앞에서 여실히 보여진다.
먹는 독수리와 먹히는 인간 사이의 완벽한 먹이사슬이 만들어진다.
천장사들의 육신 부수기 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독수리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핏기가 다 빠진 터라 망자의 몸에선 그닥 심한 냄새가 나진 않았지만
시체를 먹고 연명하는 독수리들.. 새들 특유의 냄새가 천장터에 진동한다.
단 한번으로 끝나는 줄 알았던 천장의식은 부수고... 먹고... 또 부수고... 먹고...
천장사와 독수리들의 씨름은 그렇게 두 세 차례 계속된다. 영혼을 분리하는,
"영"을 하늘로 보내는 과정은 아주 단순한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로 보내는 죽음의 의식을 보며 격한 숨소리가 잦아들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 자신을, 내 가족의 육신을 천장터로 보낼 수 있을까..? 잠시 망상에 젖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77%3F%3Fdt%3D20041208121221%26disk%3D24%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1%3F%3Fdt%3D20041208113532%26disk%3D9%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천장사들이 부수기 작업하는 동안
독수리들은.. 한발..두발.. 서서히 시체들 주변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78%3F%3Fdt%3D20041208121658%26disk%3D11%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71%3F%3Fdt%3D20041208114320%26disk%3D4%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9%3F%3Fdt%3D20041208114150%26disk%3D1%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하늘을 나는 날 짐승에게.. 땅에게.. 완벽하게 육신을 내어주는 과정을
배를 깔고 누워 편안히 바라보는 티벳탄들.그렇게 자연스럽게...
독수리는 사람을 먹고, 사람은 야크를 먹고
야크는 풀을 먹고, 풀은 독수리를 받아들이고
다시 독수리는 사람을 먹고...
완벽한 먹이사슬 고리인가.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4%3F%3Fdt%3D20041208113900%26disk%3D20%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승과의 마지막 고리-무심한 육신을 감고 있던
두루마기 천으로부터 시신이 벗어나는 순간! 내 시선은 한 곳에 멈췄었다.
다들 감은 눈으로 온화한 모습으로 하직했는데 유독 한 사람...
커다란 눈을 번쩍 뜬채 내 앞에 나타났다. 원망이 가득 서린 두 눈..
독수리들 날개짓 사이에서 두 눈이 계속 나를 쳐다본다.
...원망어린 그 눈은 어느 독수리의 먹이가 되였는지.....
일면식 없는 그 사람의 삶을 마음대로 상상하는 듯해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79%3F%3Fdt%3D20041208122216%26disk%3D20%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맹수인 독수리들조차 힘들어하는 곳.. 머리.. 두개골..
천장사 한명이 망자를 보내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머리뼈를 부수는 과정에선 특별히 하얀 보릿가루가 뿌려진다.
아주 잘게.. 잘게.. 아주 먹기 좋게 다져지는 머리뼈...
한참 이어진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두꺼운 쇠망치가
머리를 향해 내리 꽂힌다.
퍽-...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멀리에서도 골수가 사방으로 튄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72%3F%3Fdt%3D20041208114355%26disk%3D33%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두시간 남짓 천장의식을 보고 한참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혹시 남은 육신은
없나... 온전히 하늘로 보내져야 했을 텐데.. 나도 모르게 주변을 살핀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73%3F%3Fdt%3D20041208114445%26disk%3D26%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외지인들한테는 충.격.적.이었을 천장이 티벳탄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이며.. 최선의 장례의식임을 머리에서 오감으로 느낀다.
너무나 당연한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티뱃의 건조한 땅속에서 시신이 쉽게
썩지 않는데다 목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아 화장도 널리 행해지지 않는다.
천장은 가장 빠르고... 깨끗하게... 마지막 생을 정리하는 방법인 셈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1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mCXw%26fldid%3DCKb8%26dataid%3D165%3F%3Fdt%3D20041208113935%26disk%3D11%26grpcode%3Dmindcontrol2%26dncnt%3DN%26.jpg)
특별했던 그들만의 의식을 몰래보고 내려오는 길에서 내가 마주친 건
죽음을 너무나 편안한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드리궁틸의 승려들..
햇살을 등지고 보내는 그들의 환한 미소에 자칫 발을 헛디딜 뻔 했다.
석가모니는 "죽음이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한 호흡간에 있다" 라고
가르치셨다, 삶과 죽음의 길은 늘 함께하는 평행선이요, 동반자인 것 같다.
우리들은 죽음이란, 저만치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어둠의 그림자로
착각하지만 손바닥의 앞과 뒷면처럼 늘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을 정직하게 정성을 다해서 밝게 웃으며 행복하게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80년이라는 사람의 인생길에 지금의 삶이 너무나 고달프고 힘들게
느껴지겠지만 우주적인 시간에서는 나타나지도 않는 찰라에 불과 합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을 어찌 괴로워 하고 슬퍼하는 시간으로 낭비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하루도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가득 담은 맑은
웃음으로 나의 소중한 하루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 백두대간 길을 열은 거인산악회 이구 총대장
첫댓글 묵직한 무엇이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은...독수리들이 갑자기 내게 달려드는 것 같은 느낌이...
후회없는 인생을 위하여...
새로운 50년을 생각하며...
형식아 무엇인가 인생에 그리움으로 남으며 친구와 항상 우정을나누어야 겠다는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