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89. 도로 공사
집을 나서면 온통 거리는 공사 중이다. 아마 3년 전쯤부터 시작이 된 듯 싶다.
이 곳은 원래 모든 게 느리다. 뭐든지 빨리빨리 해 치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속 터질 노릇이다.
6~7년 전에는 고속도로를 닦느라고 엄청 난리더니 이젠 국도가 야단이다.
대부분이 2차선이던 도로가 4차선으로 만들어지고 4차선은 6차선으로 만들어지느라고 여길 가나 저길 가나 파헤쳐져 성한 곳이 없다.
흙더미가 쌓여 있고 둥그런 시멘트 배수관로인 통로가 길가에 주욱 늘어 서 있다. 차는 곳곳에서 막힌다.
DANGER! 혹은 CAUTION! 그리고 INCONVENIENCE - on GOING. SLOW DOWN! 길가에 세워져 있는 경고판도 가지가지이다.
땅을 파고 흙을 쌓아 올리고 관을 묻고.. 어느 날인가 보면 시멘트를 발라 놓은 길 위로 돌멩이를 주욱 얹어 놓고.
어느 한 날도 도로가 말끔한 날이 없다.
공사는 차례로 하는 것도 아닌가 보다. 저 아랫녘에서 한참 지체 되었다가 겨우 올라오다 보면 엉뚱한 곳에서 또 공사 중이다.
도대체 이 모든 길들이 다 끝나려면 얼마나 걸릴까? 아마도 3~4년은 족히 더 걸리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 정도의 공사라면 1년 안에 후딱 해 치웠을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곳곳을 넓히고 길을 닦는 걸 보면 이 나라의 경제가 좀 나아지는 모양이다.
아니면 너무도 심각한 실업 문제에 다소라도 숨통을 트려는 걸까?
특이한 것은 3~4년 전만 해도 길가에 윗도리를 벗어제친 남자들이 곡괭이를 들고 허리까지 파들어가던 모습이 흔히 보였다.
'중장비가 없어서 저렇게 인력으로 하나보다. 하긴 천지로 놀고 있는 남자들이 저렇게라도 일을 하니 실업문제가 좀 나이지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이곳 저곳에도 포크레인과 중장비가 일을 한다. 눈으로 보기에도 3~4년 전과 큰 차이가 난다.
또 신기한 것은 아무리 넓게 만든 도로라도 결코 인도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인도가 없으니 차도의 갓길에서 아슬아슬 조심스럽게 걸어다닌다. 차도 사람도 위험하고 힘들긴 마찬가지다.
공사가 끝나서 말끔해진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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