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을 비워내는 고통이 정말 이러한 것인가?
한달여를 괴롭혀온 구혈과 가슴의 통증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종합검진을 의뢰하였다.
어제 저녁으로부터 시작된 장 비우는 약이 새벽 5시가 되어서야
비로소 바닥이 보였다. 세상에나..,
장을 검사하려다 도리어 생사람을 잡을 판이니 애당초 건강관리에
신경 좀 쓸걸.
소식(小食) 탓에 그나마 버릴게 많지 않아서인지 화장실 녀석은
별 대수롭지 않은 듯 문지방(門地枋)이 닳도록 드나드는 애꿎은
환자를 다행히도 귀챦어하지 않는다.
정리해야 할 그 언젠가의 날을 위하여 적게 가질 일이다.
많아서 고생인 것을 빤히 알았다면 가슴이 아닌 몸으로 실천할 일!
매스꺼운 장약이 작은 가르침이 되었다.
7시.
시간 넘김 없이 여의도소재 검진센터에 도착하였다.
심장 초음파로부터 시작된 검진이 대장내시경을 끝으로 11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되었다.
쓸데없이 밥만 축내는 녀석들을 업어가도 모르는 수면상태에서
제거하였다고 하는데 통증은 왜 그리 고약한지..,
12시부터 진행된 갑오년 사업목표와 관련된 점장회의의 시분초가
그대로 고통인데 설상가상으로 오후 3시 성내동에서 속개된
계통관련회의가 저녁 간담회로까지 이어진다 한다.
머피들이 점령한 날인가 보다?
시골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넘쳐나는 풍년 농산물 재고로 창고마다
근심이 노적으로 쌓여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곧 생산될 양파로부터 마늘, 양곡 소비확대를 위한 홍보차
한보따리 시름을 안고 호남평야에서 일행분들이 상경하셨다는 전갈.
그 분들의 한숨소리가 회의장까지 들리는듯 하여 편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남은 과제를 동행한 형준군에게 부탁하고 급히 택시에 앉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우비육을 비롯하여 양파, 마늘, 매실을 재배하시는 어르신들!
벌써 인천의 결연지를 돌아 서서울을 찍고 내일 아침엔 명동의
거래처에서 마늘홍보전을 갖으신다 한다.
소망에 맞춰 햇농작물이 출하되는대로 최선의 판매노력을 기울이마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며 소주 서너구비로 위로와격려를 전하였다.
간밤엔 대장약이랍시고 먹어서 힘겹더니
속의 것을 다비우고 빈털털이가 되었음에도 오히려 고통이 더하니
채워도 고통이요
비워도 고통이라!
삶이란게 그런가 보다.
주야장천(晝夜長川)으로 신학기 학업에 열중인 딸래미!
냉장고를 뒤지더니 설에 뜯다 남은 갈비를 발견한거라...
뜬금없이 갈비가 먹고 싶단다.
그리여~
까짓것...
머피란 녀석이 집에까지 쳐들어왔나 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13CC36532B67A60C)
(몸 아파 눕고는 싶고, 시간은 자정을 향해 잘도 달려가는데.., 에라! 동시에
갈비 끓이고 대파, 버섯, 대추, 밤과 은행은 껍질 벗기고, 당근과 무는 가로 썰어..,등등 준비)
![](https://t1.daumcdn.net/cfile/cafe/2517EE36532B67AA05)
(간장, 참기름, 참깨<소금류는 큰 얘 건강이 좋지 않아 없는 듯> 더하여,
작년 담궈놓은 매실 넣고, 고량주도 약술 대신하여 한잔 첨가.., 양념 완료)
![](https://t1.daumcdn.net/cfile/cafe/24190A36532B67AE02)
(끓인 갈비에 채소류 1차 버무려 삶고.., 이어 양념류 투입하여 푸욱~)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10E36532B67B214)
(야들야들 갈비살이 스스로 뼈에서 이탈될 때까지 약불로 삶아 내었다.
시간상 먹는 것은 내일 아침찬으로~)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