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권 - 9. 진주 임제 의현화상
鎭州臨濟義玄和尙示衆曰 今時學人且要明取自己眞正見解
若得自己見解 卽不被生死染去住自由 不要求他殊勝殊勝自備
如今道流且要不滯於惑 要用便用 如今不得病在何處 病在不自信處
自信不及卽便忙忙徇一切境
대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요즘 학인들은 자기의 진정한 견해를 분명히 취해야 한다. 만일 자기의 견해를 얻는다면 생사에 물들지 않고, 가고 옴에 자유로우리라. 남에게서 구하지 말지니, 수승함이 스스로 갖추어져 있다. 요즘 도류들은 미혹에 막히지 않고 쓰려면 바로 쓴다고 하는데, 지금 병이 어디에 있는지 얻지 못했는가? 병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곳에 있다. 스스로의 믿음이 미치지 못하면 곧 어지러이 바깥 경계에 끄달린다.
脫大德若能歇得念念馳求心 便與祖師不別 汝欲識祖師麽
卽汝目前聽法底是 學人信不及便向外馳求 得者只是文字學 與他祖師大遠在 莫錯
대덕들이여, 생각 생각마다 더 얻으려는 마음을 쉬기만 하면 조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조사를 알고자 하는가? 그대들의 눈앞에서 법문을 듣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학인의 믿음이 미치지 못하면 문득 밖을 향해 달리면서 구하지만, 얻는 것은 오직 문자의 배움뿐이니 조사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틀리지 말라.
大德 此時不遇萬劫千生輪迴三界 徇好惡境向驢牛肚裏去也
如今諸人與古聖何別 汝且欠少什麽 六道神光未曾間歇 若能如此見
是一生無事人 一念淨光是汝屋裏法身佛 一念無分別光是汝報身佛
一念無差別光是汝化身佛 此三身卽是今日目前聽法底人
爲不向外求有此三種功用 據敎三種名爲極則 約山僧道三種是名言
故云身依義而立 土據體而論 法性身法性土明知是光影 大德
且要識取弄光影人 是諸佛本源 是一切道流歸舍處
대덕들이여, 지금 만나지 못하면 만 겁이나 천 생을 지나도록 삼계에 헤매면서 좋거나 나쁜 경계를 따라 나귀나 소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지금 여러분은 옛 성인과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부족한가? 여섯 갈래의 신령한 광채가 잠시도 끊일 사이가 없으니, 만일 이렇게 볼 수 있다면 평생 일 없는 사람이다. 한 생각의 맑은 광명이 그대들 집 안의 법신불이요, 한 생각의 분별없는 광명이 그대들의 보신불이요, 한 생각의 차별 없는 광명이 그대들의 화신불이다. 이 3신이 곧 오늘 눈앞에서 법문을 듣는 주인공인데, 밖을 향해 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세 가지 공덕의 작용이 있는 것이다. 교리에 의하건대 세 가지 이름을 극칙으로 삼았으나, 나는 말하기를 ‘세 가지는 이름과 말뿐이다’ 하노라. 그러므로 ‘몸은 뜻에 의거하여 성립되고, 국토는 본체에 의하여 논한다’고 하나니, 법성신과 법성토는 분명히 빛의 그림자임을 알겠다. 대덕들이여! 이 빛의 그림자를 희롱하는 사람을 알아채는 것이 바로 부처님들의 근원이며 온갖 도류의 귀의처이다.
大德 四大身不解說法聽法 虛空不解說法聽法 是汝目前歷歷孤明
勿形段者解說法聽法 所以山僧向汝道 五蘊身田內有無位眞人
堂堂顯露無絲髮許間隔 何不識取 心法無形通貫十方 在眼曰見
在耳曰聞 在手執捉 在足運奔 心若不在隨處解脫 山僧見處坐斷報化佛頂
十地滿心猶如客作兒 等妙二覺如擔枷帶鎖 羅漢辟支猶如糞土
菩提涅槃繫驢馬橛 何以如斯 蓋爲不達三祇劫空有此障隔
若是眞道流盡不如此 如今略爲諸人大約話破 自看遠近 時光可惜各自努力 珍重
대덕들이여, 4대의 몸은 설법할 줄도 법을 들을 줄도 모른다. 지금 그대의 눈앞에 역력하게 홀로 밝아서 형체 없는 것이라야 법을 말할 줄도 들을 줄도 안다. 그러기에 내가 그대들에게 말하나니 ‘5온의 몸 안에 지위 없는 참 사람이 당당하게 드러나서 털끝만큼도 막힘이 없거늘 왜 모르는가?’ 하노라. 마음의 법은 형태가 없으면서도 시방을 온통 꿰뚫고 있으니, 눈에 있어서는 본다 하고, 귀에 있어서는 듣는다 하고, 손에 있어서는 잡는다 하고, 발에 있어서는 다닌다 하나니, 마음이 만약 존재하지 않는다면 처소에 따라 해탈한다. 내가 보는 경지로는 보신과 화신불의 머리를 앉아서 끊은 10지의 마지막 지위라도 역시 나그네 신세요, 등각과 묘각이라도 칼을 쓴 것 같고, 나한이나 벽지불도 시궁창의 흙 같고, 보리와 열반도 말을 매는 말뚝과 같나니, 왜 그렇겠는가? 3아승기겁이 공한 줄 요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장애가 있는 것이다. 만일 진정한 수행인이라면 모두 이렇지는 않으리라. 지금 여러분을 위해 대략 설파했으니, 멀고 가까움을 스스로 살펴라. 세월은 아까운 것, 제각기 노력하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