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7개월동안 금요일밤을 책임져왔던 몬스터, 이제 몬스터가 끝나고 제 나름대로의 감상평을 적고자 합니다. 글 중에 몬스터 내용 누설이 포함될 수도 있으니 몬스터를 보신 분들 위주로 이 글을 봐 주셨으면 합니다.
1. 작품 자체로서의 감상평
마치 외화 시리즈나 영화같은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끊임없는 사건들이 결국 쌍둥이를 둘러싼 하나의 사건으로 모여들고 앞에서 슬쩍 나타낸 복선이 뒤에서 충격적으로 밝혀지는 모습은 본방뿐만 아니라 재방도 몇번씩 보게 만들었습니다.
몬스터 팬페이지를 둘러보면서 많은 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명확하진 않지만 몬스터가 주는 의의에 대해 제 나름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본래 선과 악이란 없다. 단지 선과 악으로 만들어 버리는 인간만 있을뿐이라구요.
악으로 대표되는 듯한 요한도 돌이켜보면 한 남자의 실험으로 시작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불신을 느끼고(마지막화의 그 사람에게서도...) 그로 인해 고독해지고 니나에게서도 용서받지 못한 채 내면의 몬스터를 일깨우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건 항상 악 그 자체의 괴물로 일컬어지던 요한이었지만 마지막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보듯이 결국 그도 인간이었다는 걸 나타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을 상징하는 덴마 또한 첫화의 원장에게 악감정을 품는다든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인물들 또한 선의 모습과 악의 모습 모두를 보여주는 걸 보면 결국 인간은 선, 악 모두를 가졌지만 어떻게 관리됨에 따라 몬스터를 키워낼 싹이 될 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결국 당연한 얘기가 되는 것 같네요;;)
그래도 작품 자체가 난해해서 그런지 요한의 행동 자체는 머리론 이해되지만 가슴으론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걸 보면 다른 분들은 이 작품에 대해 또 다른 의견을 가지실 것 같네요.
2. 성우 캐스팅으로서의 감상평
그동안 최다 캐스팅 작품들이 시즌 애니도 중복 캐스팅에 연연해 기록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외화 시리즈도 중복이 잦고 캐스팅 기록을 세우지 못한데 비해 몬스터는 비시즌제 애니임에도 100분을 넘어 147분이라는 캐스팅 기록을 세웠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외화, 애니, 게임 등의 한국 더빙 작품을 통틀어 최다 캐스팅인 것 같네요.
성우분들 면면을 봐도 다양한 방송국, 다양한 기수에서 캐스팅되고 경력 20년 이상의 성우분들이 60분이 넘을 정도로 또한 몬스터가 거의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성우 캐스팅에서 아쉬운 점은 6기 성우분들이 거의 끝에서야 합류했다는 점입니다. 많은 캐스팅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몇몇 분들의 잦은 중복 캐스팅은 투니 6기 성우분들이 있었다면 많이 줄일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하면 너무 아쉽습니다.
일본 종영 2달 후 국내에서 방영이 시작되었다는데 이맘때쯤이라도 방영했다면 그 점을 극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 몇분만 추가하면 100분을 넘어 150분 기록도 세울 수 있었는데 몇분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원래 계획이 133분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건 지나친 욕심이겠죠.
이러한 약간의 아쉬움에도 여전히 몬스터는 저에겐 최고의 캐스팅 작품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몇몇 대표 인물을 맡았던 성우분들에 대한 고찰도 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인물이 나왔고 많은 성우분들이 출연하셔서 도저히 다 못 적고 몇 분만 간추려서 적게 되어서 적히지 못한 다른 분들께는 정말 죄송스럽고 성우분들 평가는 제 나름대로의 생각이니 아니다싶으면 주저없이 채찍질 해주세요.
덴마(구자형 님)- 누가 뭐래도 덴마 역에 적임자여서 덧붙일 말이 따로 없을 정도로 덴마 역을 훌륭히 해내셨다고 생각합니다. 초반부의 약간 어색함을 넘어서 가면 갈 수록 덴마 역에 동화 되셔서 의사로서의 덴마, 추적자로서의 덴마 등 덴마의 여러 모습을 잘 표현해주셨고 그래서 여태까지 맡으신 배역들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배역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한(신용우 님)- 방영 전 김영선 님 캐스팅 분위기에서 처음에 신용우 님으로 방송에 나오셨을 때 약간 의아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이전에 주인공을 비롯해 주연도 많이 맡으셨지만 투니 5기 성우분이라는데 약간의 반감도 느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물 성격에 많는 옅은 목소리를 듣고 요한과 안나(니나 아님)와의 관계가 나오면서 오히려 신용우 님쪽에 호감을 가졌고 종영된 지금에 와서 보면 멋지게 해내셨다고 생각됩니다.
요한 역이 앞으로의 연기에 더없는 디딤돌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니나(이현진 님)- 작년 초부터 한창 이현진 님이 활동 재개하셔서 혹시나 배역 맡으시나 생각했고 예상대로 니나 역을 맡으셔서 요한을 추격하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보이는 니나의 다양한 모습을 혼신을 다해 연기하셨다고 여린 목소리지만 니나의 거친 모습도 괜찮게 표현하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족입니다만 어린 쌍둥이, 안나, 니나의 목소리 각각이 조금만 더 뚜렷하게 연기하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룽게(강구한 님)- 강구한 님은 어두운 역할을 하실 때면 목소리 톤이 날카로우신 편이신데 몬스터에서는 마냥 날카롭지 않고 약간 목소리톤이 뭉툭한 듯한 느낌을 가졌던건 저뿐일까요. 아마도 무조건적인 악역을 맡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번엔 범인을 쫒는 경감 역할을 맡으시면서 추적자로서 덴마 추적을 위해 인생을 다 바친듯한 연기를 하시고 종반에서 분노와 덴마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을 통해 또 다른 어두운 역할의 면모를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에바(이명선 님)- 여러 주요 배역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분이 이명선 님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반부의 젊은 시절에선 잘 어울렸지만 이후 나이가 든 후엔 비웃는 연기나 소리치는 연기 등에서 인물의 나이보다 이명선 님 목소리가 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진지하게 말할 때는 괜찮기도 했지만 몇몇 부분에서의 아쉬움으로 인해 다른 분들에 비해 빛이 바랜 것 같네요. 이명선 님의 연기 자체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고 배역 자체가 이명선 님 목소리와는 다소 맞지 않았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네요.
디터(정혜옥 님)-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보게 된 분이 정혜옥 님입니다. 그동안 독특한 목소리탓에 아주 어린 여자 아이 위주의 역할이 익숙하고 성인을 비롯한 다른 역에서 어색함이 많이 엿보여서 정혜옥님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단역도 많이 맡으시다 보니 디터도 다른 단역 인물 중 하나로 그냥 넘어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주요 조연으로서 자주 등장하게 되었고 그 때마다의 목소리 연기가 그 나이 남자 아이에 딱 맞는 연기를 보여주시면서 이전 작품의 비슷한 인물에서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넓은 목소리 폭에서 자리잡는 정혜옥 님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몬스터는 간만에 제가 매주 챙겨보던 애니였는데.. 약간 결말이 허무하다고나 할까~ 제가 볼 땐 작가가 넘 욕심을 부려서 주변 이야기가 많아져서 정작 메인 줄거리가 약간 허술하게 이어졌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성우분들 연기나, 내용 모두 잼있게 봤어요..^^
첫댓글 금요일에 월드컵 경기 보느라고 몬스터를 못봤습니다. 오늘은 경기가 12시부터 있으니까 11시부터 시작하는 마지막회의 재방송을 볼 생각입니다. 글을 읽고 나니 마지막회가 더 기대가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고3이 되어서도..금요일 밤 12시에는 항상 티비 앞에서..몬스터를 봐온 사람이지만..정작 끝에 와서는..뭘 말하려고 했던 걸까? 뭘 의미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왠지 이해가 안된달까..;
잘 읽었습니다. 몬스터는 간만에 제가 매주 챙겨보던 애니였는데.. 약간 결말이 허무하다고나 할까~ 제가 볼 땐 작가가 넘 욕심을 부려서 주변 이야기가 많아져서 정작 메인 줄거리가 약간 허술하게 이어졌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성우분들 연기나, 내용 모두 잼있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