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기술자격증을 돈으로 살 수 있나?
법무부가 4.10일 외국적동포의 재외동포(F-4) 부여확대 등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기 보름전부터 120만원만 주면 방문취업 5년 만기 도래자가 출국하지 않고 계속 체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귀가 솔깃해 이런 정책이 있느냐며 물어오는 동포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 방문취업 5년 만기 도래로 출국해야 할 동포는 7만명이 넘는다. 내년에는 8만명이 넘는다. 특히 만55세 이상자는 출국한다 하더라도 방문취업 체류자격을 더 이상 부여해주지 않고 3개월씩 왔다갔다 해야 하는 단기복수비자를 내준다고 하여 입이 삐죽 나온 상태이다. 이런 때에 120만원만 주면 출국하지 않고 계속 체류할 수 있다는 말은 단비와 같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체를 보면, 이것 또한 자칫 동포들을 기만하는 학원들의 상술일 수 있다. 이는 120만원만 주면 3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를 시켜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게 해주어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 변경을 해준다는 의미였다. 학원들의 상술속에는 중국동포들을 위해 특별히 국가기술자격시험을 쉽게 출제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판이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동포들 입장에서 기술학원들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미 120만원을 주고 학원에 등록한 동포들이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학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동포들은 120만원이 절대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학원들의 말처럼 3개월내에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하고, 재외동포 체류자격으로 변경하지 못할 경우 동포들은 또 사기를 당했구나 생각할 수 있다.
법무부는 지난 4월 10일 중국동포를 포함한 외국적동포들이 국가기술자격증(기능사 이상)을 취득하면 재외동포(F-4) 자격을 부여해주는 새정책을 발표했다. 어떤 동포언론에서는 대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잠시 주춤해있던 기술학원시장에 활기가 불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중국동포 당사자들이 국가기술자격시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국가기술자격증이 과연 돈만 들인다고 하여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것일까? 이것을 생각하지 않고 돈만 들이면 된다는 식으로 학원등록을 한다면 동포들은 돈도 잃고 또다시 실망속에 빠지게 될 게 뻔하다.
무엇보다 정부정책에 힘입어 한몫 보려는 기술학원들이 난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동포들의 기술력을 높혀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에서 기술교육은 좋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국물정을 잘 모르는 동포들을 상대로 국가기술자격증을 마치 돈만 주면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것처럼 과대홍보하고 학원비를 무조건 낮게 책정하여 동포학원생 늘리기에 혈안이 된다면 부실교육을 조장하게 되고, 그것은 곧 한국의 기술교육제도에 먹구름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한국정부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본다.
@동포세계신문 제267호 2012년 4월16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