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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상담을 시작했다. 상담을 하는 일은 단순한 대학 소개나 성적에 대한 정보를 주는 일이 아니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지금 자기의 모습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야 하는 일이다. 얼굴이 이쁘지 않은 사람은 거울을 보는 일이 즐겁지 않을 것이며, 키가 작은 사람은 키를 재는 일이, 몸무게가 많은 나가는 사람은 몸무게를 재는 일이 유쾌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제를 개선하거나, 적어도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지금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무엇보다 필요하다. 성적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성적을 올리겠다고 계획을 세운다면, 먼저 지금 나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파도 어쩔 수 없다. 그 아픈 부분을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치유는 시작되는 법.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새로운 가능성을찾도록 도와주는 일처럼 멋진 일이 있을까? 가슴가득 고민을 토해내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녀석들으 보면서 난 오늘도 내 몫을 했다는 작은 위안에 젖는다.
가끔은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도 있지만, 그 진실을 가슴에 묻어두고 지냈을 친구들을 생각하면 더 가슴이 아프다. 아이들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해 주는 것이 그 문제를 변화시키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누군가의 타박을 인정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청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아이는 그 문제에 직면할 용기를 찾거나 위안을 얻는다. 우리가 어느 누군가에게 조언을 청할 때를 생각해보자. 상식의 답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상식을 실천하기 어렵고 두련은 나의 마음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경청이 달변 보다 값진 것임을 깨달아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