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3일 서울 세계수학자 대회가 열렸다. 이번 세계수학자대회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스타 수학자들이 많이 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수학자 출신의 전설적 펀드매니저 제임스 사이먼스, 작년 4월, 난제 중의 난제로 여겨졌던 쌍둥이소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이탕 장, 수학계 최고의 상인 필즈상, 아벨상, 울프상을 휩쓴 존 밀노어 등이 바로 그들이다.
제임스 사이먼스 (James Simons)
뉴욕 대학 스토니브룩의 교수였던 제임스 사이먼스는 1982년 뉴욕에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라는 투자회사를 차리고 월가로 진출하게 된다. 이 회사에서 운용하는 메달리온 펀드는 경이롭게도 연수익률 30%이상을 15년 이상 지속해왔는데 이 덕분에 사이먼스는 한 때 연봉을 수조 원 받기도 했으며 현재 13조원 정도의 재산을 가져 삼성의 이건희 회장 보다 조금 더 부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임스 사이먼스는 금융권으로 진출하기 이전 수학적으로 뛰어난 논문을 발표한 촉망받는 수학자였다. 그는 1974년 미분기하학의 지도자로 불리는 싱셴 천(Shiing-Shen Chern)과 함께 `천-사이먼스 이론`을 발표하여 수학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열쇠를 제공한 바 있다. 이와 같은 그의 수학적 능력은 월가로 진출해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데에 활용되었음은 자명하다.
메달리온 펀드를 운용하는 주요 인력은 놀랍게도 경영학이나 경제학 전공자들이 아닌 수학에서 최고 수준의 논문을 쓰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주로 금융데이터를 분석하여 금융시장의 현상을 이해하고 투자수익을 최대화하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들의 투자 방법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이지만 아직까지도 베일에 쌓여있을 만큼 철저한 비밀에 붙여져 있다. 사이먼스도 강연을 통해 자신의 투자기법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투자 방법에 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이번 강연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은 낭패를 볼 가능성이 많다. 우리는 이번 강연을 통해 세계적 수학자에서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리고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수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는 등 사회환원을 실천하고 있는 제임스 사이먼스의 삶과 인생철학을 듣고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8월 13일 저녁 8시 강연 예정)
이탕 장 (Yitang Zhang)
미국 뉴햄프셔 대학이라는 별로 이름이 나지 않은 대학의 이탕 장 교수의 방한은 단연 화제이다. 1978년 중국 북경대학교에 입학한 이탕 장은 북경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마친 후 1991년 미국 퍼듀대학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1991년에 박사를 받은 그는 이후 수학과 관련된 직장을 얻지 못하고 식당에서 배달을 하거나, 샌드위치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9년을 보내다가 뉴햄프셔 대학에서 겨우 강사 자리를 얻게 된다. 이와 같이 열악하고 불우한 생활을 하던 이탕 장이 수학 최고의 난제 중의 하나인 쌍소수 문제 해결에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며 수학계에 혜성처럼 나타나게 될 줄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소수는 3, 5, 7 등과 같이 1과 자신 이외의 수로는 나누어지지 않는 수를 말하며, 오랜 역사를 통해 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다. 소수와 관련해서 단순하면서도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에 쌍소수 문제가 있다. 쌍소수는 소수 중에서 차이가 2인 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3 과 5, 11과 13, 17과 19 등이 쌍소수이다. 그런데 이러한 쌍소수가 무한히 많이 존재할까 아니면 유한할까가 바로 쌍소수 문제이다. 아주 단순해 보이는 이 쌍소수 문제는 그리이스 시대부터 2천 500여 년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작년 4월 이탕 장이 차이가 7000만 보다 작은 소수가 무한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 이탕 장의 결과는 바로 발전되어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제임스 메이나드에 의해 600보다 차이가 작은 소수가 무한히 존재한다는 증명까지 완성되게 된다. 7000만에서 600으로 줄어든 차이가 2로 줄어드는데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불우한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정수론 역사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이탕 장의 이야기는 단순한 스타 탄생을 넘어 수학계에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8월 21일 오후 2시 강연 예정)
존 밀노어 (John Milnor)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는 수학자 중에는 이미 대학교 학생 시절에 미해결로 남아있던 대표적인 수학문제를 푼 것으로 유명한 미국 뉴욕대학(스토니부룩)의 존 밀노어 교수도 있다. 우리가 신발끈을 묶을 때 매듭을 만들게 되는데 이와 같은 매듭의 형태들을 분류하다 보면 아주 어려운 수학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매듭이론으로 발전되었는데 이와 관련해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있었다. 1931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난 존 밀노어는 3차원 공간에 있는 매듭의 성질과 관련해 오랜 기간 풀지 못했던 문제를 프린스턴 대학 재학 중에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업시간에 늦은 밀노어가 미해결 문제를 소개한 내용을 숙제인줄 알고 풀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찰흙을 반죽하여 물건을 만들 때, 찰흙을 잘라 내거나 어느 한 쪽을 다른 쪽에 붙이거나 하는 급격한 변화 없이 단지 늘이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스무드(smooth)하게 변화시켜서 같아지지 않는 형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예를 들어 도너스 형태의 찰흙을 어딘가를 자르거나 붙이지 않고 스무드 하게 변형시켜 야구방망이나 안경테와 같은 모습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위상수학은 다양한 공간들의 변형과 분류에 대해서 다루게 되는데 존 밀노어는 7차원 공간을 연구하였으며 이러한 업적을 통해 필즈상을 받게 된다. 또한 아벨상, 울프상 등 수학 최고의 상을 휩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수학자 중 한명이다. (8월 15일 오후 6시 강연 예정)
다른 수학자들
이 외에도 1990년 필즈상을 수상한 차기 세계수학연맹 회장 일본 교토대의 모리 시게후미 교수(Shigefumi Mori), 1990년 필즈상을 수상한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의 벤델린 베르너(Wendelin Werner) 교수, 2010년 필즈상을 수상한 프랑스 에콜 노말 리옹대 교수이자 프랑스 앙리 푸엥카레 연구소장인 괴짜 수학천재 세드리크 빌라니(Cédric Villani) 교수, 2010 필즈상 수상자인 미국 시카고 대학 공로 교수이자 베트남 고등연구소 소장인 응오 바오 쩌우(Ngô Bao Châu) 교수 등 많은 필즈상 수상자들이 이번 세계수학자대회 기간 중 서울을 방문한다. 또한 국제수학연맹 회장인 잉그리드 도브시(Ingrid Daubechies) 미국 듀크대 석좌교수, 현 국제수학연맹 사무총장인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 마틴 그뢰첼(Martin Grötschel) 교수 등도 활발한 활동으로 세계 수학계를 이끌어 가고 있으며 코엑스에서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