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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에게 소요산이란..
아, 1호선 끝에 있는 그 산? 가을에 가면 사람에 깔려죽는 그 산?
동두천 시민들에게 소요산이란..
수도권의 금강산 소요산!
내게 소요산이란..
부모님의 연애시절에 자주 오시던
첫 걸음마 떼부터 아빠랑 약수터로 물 뜨러 오던
유치원,초등학생 때 백일장, 소풍 오던
친구들이랑 자전거 타고 놀러 오던
수능 망치고, 힘든 시기에 오르던
아버지 친구분들 산악회에 따라 오르던
워킹에 빠지고는 매달 한 번씩은 꼭 오르던
제 가족앨범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할머니께서 항상 기도하시던 '절'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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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백패킹을 알게 되면서 다시 찾게 된 곳
그리고, 내 첫 비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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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영향으로 개강일이 9/2로 일주일 연기되면서
보너스를 받은 기분으로, 남은 여름을 불태우기위해
산을 좋아하는 멋진 친구와 지난 주말 소요산에 다녀왔습니다.
친구의 아르바이트가 늦게끝나서 저녁9시에 장을보고,
소요산으로 향합니다.
조금이라도 안쪽에있는 시원한 맥주를 찾는 모습이
앙증맞네요 ㅎㅎ
소요산 가는길 기념사진 남기고~
친구의 사진기로 제 모습도 남깁니다.
소요산 입구에서 신발끈을 쪼여메고, 스틱도 준비하고
야간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소요산 공주봉(526m) 입니다.
평소에 소요산 종주 시 완만한 하백운대로 시작해서
[하백운대-중백운대-백운대-칼바위능선-나한대-공주봉]
공주봉에서 하산하는 이 코스를 이용해왔는데요
정상임에도 넓은 데크가 펼쳐져있어 이 포인트에서의 비박을 꿈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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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는 관계로, 바로 공주봉으로 향했습니다.
공주봉에서의 하산은 제일 빠르지만,
오르는건 그만큼 힘들어서 추천해드리고싶은 코스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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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봉까지 가는 길은 힘겨웠습니다.
초행길도 아닌데, 첫 야간산행이라 그런지 자꾸 길을 못찾고,
정말이지 산에서의 낮과 야간은 천지차이인 것 같습니다.
당일산행만 하다가 첫 경험해본 박배낭의 무게까지 더해지니..
20년 가까이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운 산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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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특전사 시절 산에서 길잃었던 이야기로 긴장도 풀어보고,
급경사에선 큰소리로 $%#@^ 도 날려주고 ^^ ㅎㅎ
이 큰 산에 친구와 나 이렇게 둘만 있는 기분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오래된 친구와 함께라 그런지
이 어두컴컴했던 산행이 너무 즐겁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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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행길인 친구에게 "원규야 300미터만 가면 되! 끝이 보인다! 좀만 힘을 내!!" 이러니까
군대에서 제일 듣기싫었던소리니까 하지말라며 화를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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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 남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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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30분의 산행 끝에 공주봉에 도착했습니다.
공주봉 데크에 배낭을 던져놓고
데크 옆 전망대로 가봅니다.
저의 고향 동두천의 야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
소요산을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도시를 멍하게 바라보니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백패킹을 몰랐다면, 땅 위에서 아둥바둥거리며
이 풍경과 고요함은 평생 모르고 살았겠지?
공짜로 이 모든것을 누리는 것에 대한
불안한 감정이 먼저 든다는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하늘에선 별이 쏟아지고...
쓸대없는 잡념들도 아름다워지는 시간입니다 ^^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이 순간을 같이 못하는게 아쉽지만,
같은걸 보고 느끼는 친구가 옆에있어 다행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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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순간 속 에서도, 제 뱃속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넣어달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친구의 자존심 'MSR 허바허바 HP' 입니다.
방학 내내 알바해서 투자한 열정적인? 친구입니다.
허바허바는 인기가 많아서 그라운드시트는
짝퉁이라고하네요~ 참 경제적인 친구입니다. 역시 내친구야ㅎㅎ
이 녀석을 보니, 저도 빨리 '어반2P'를 구입해서
24세 대학생 내집장만의 꿈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
등산경력은 또래 중 뒤쳐지진 않는다 생각했는데,
캠핑지식이 풍부한 친구놈에게 많은걸 배웁니다.
이날 초보백패커 진갈이 배운건 바로 !!!
'데크 못'입니다 ^^
그냥 돌리기만 하면 쏙~ 들어가는게 신세계입니다ㅎㅎ
(신세계도 참 많네...ㅎㅎ)
지난번 여자친구와의 여행에서, '모래비닐 팩다운'으로
여친에게 감동을 선물한 베어그릴스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
초보 백패커들 치고는 나름 괜찮은 구축이라고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포인트가 완성되고,
쾌적한 '새벽의 만찬'을 위해 물티슈로 몸을 깨끗이 합니다.
친구놈의 야심작 '토스터기'입니다.
선배님들의 후기를 보면, 열에 아홉은 소고기를 맛있게 구워드시던데,
아직 주머니 얇은 학생들이기에ㅠ
저희는 서민적인 목살을 준비했습니다.
but,
필드테스트를 해보니..
아무리 뒤집고 구워도 잘 익지가 않고,
이 데크가 중동인지 헷갈릴 정도의 엄청난 기름을 경험하면서
아...괜히 소고기를 드시는게 아니였구나~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ㅎㅎ
배는 고픈데 고기는 익지 않고...
보다못해 베어그릴스가 팔을 걷습니다.
베어글릴스의 히든카드!
본래의 취미인 식물,흙 채취가 주 용도이고
배수로 정비 및 배설물 처리 등
'흔적을 남기지 말라'는 원칙을 지켜주는
폴딩야전삽을 꺼냅니다.
토스터기 VS 야전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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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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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그릴스 win!!!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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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 마트 아주머니의 사랑이 담긴 목살의 맛은 일품이었고,
친구네 텃밭에서 따온 고추와 깻잎의 신선함이 더해지면서
소요산 공주봉 포인트에는 맛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맛있는 소세지도 구워먹었습니다 ^^
어느정도의 고기를 흡입하니 이성이 돌아왔고,
주변 사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전날 꿀,막걸리를 1:20 비율로 섞어서 얼려온
비장의 베어그릴스 꿀막걸리를 꺼냅니다.
산행 후 섭취하는 꿀은 당분섭취를 도와주고,
잠자기 2시간 전쯤에 먹으면 꿀에 있는 포도당,과당이
뇌에 영양을 공급해서 아침에 일어날때
몸이 개운하고 활기차다고 합니다 ^^
그리고 꿀은 피로를 풀어주고 관절을 단단하게 해주며
감기예방효능까지 있다고 하니
백패킹과 꿀의 궁합은 더 말 안해도 아시겠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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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산에서 음주하는 베어그릴스의 자기합리화는 여기까지하겠습니다 ^^ ;;
과연 얼마를 지불하면,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서
몇만평을 전세내고 고요한 만찬과 술을 즐길 수 있을까?
과연 우리 나이대에 몇명이나 이런 감정을 느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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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에 백패킹을 시작하기위해 포기했던 많은 것들과,
어른인척, 나름대로 청춘의 슬픔과 인생을 담아서 마십니다.
물론 밤하늘 별들도 서너개 따서 섞어 마셨습니다 ^^
(홀짝 홀짝)
취업준비, 학교얘기,이성문제,꿈 이야기 등
마지막으로 백패킹이야기들 수많은 공통점을 가진 우리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둘다 용돈,알바비 모은걸로 자기가 추구하는 행복을 위해
백패킹장비를 하나씩 모으고, 그것에 행복을 느끼며
지금 이 자리까지 와서 함께 술한잔 하고있다는게...
백패킹을 몰랐으면 덕적도 같은 천국이 있는지도 모르고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지금은 그걸 알아버리고야 말았습니다 ㅠㅠ
그래서 지금 누리는 이 보석같은 순간들을 더욱 소중하게 보냈습니다 ^^
날이 밝아오는지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웁니다ㅎㅎ
부지런하고 높이 오르는 자가 세상을 가진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입니다 ^^
아니, 동두천을 가진 기분으로 정정하겠습니다 ^^
앞으로 백패킹하면서 좋은곳 많이 갈테니까요 ㅎㅎ
이제야 잠에 듭니다 : )
쪽잠자고 나와보니 해가 중천에 떠있습니다 ㅠ
재빨리 아침을 준비합니다.
매뉴는 베어그릴스표 '꿀소세지계란김치볶음밥'입니다 ^^
늦 여름의 발악... 타프 아래도 뜨겁습니다 ㅠ
나무 쪽 그늘 아래서 힘겹게 식사를 이어갑니다.
천하에 베어그릴스도 바리스타 자격증은 없겠죠?
(있으려나???)
인생의 쓴맛을 못봐서그런가...
아직은 달달한 카푸치노가 입에 맞습니다ㅎㅎ
여유롭게 커피한잔하고~
친구놈은 어울리지 않는 독서를 하고,
저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안간 힘을 씁니다...
볼일을 보러 숲에 들어갔다가
멋진 그늘 포인트를 발견했습니다.
더위에 지친 친구놈을 데려와 앉힙니다.
니모 매트를 바닥에 깔았다고
닭똥같은 눈물을 참는걸 겨우 달랬습니다 : )
굴러다니는 나무를 가져와 나름대로 쉼터를 만들어봤습니다.
어렸을때는 나무위에 집짓고살고싶은게 꿈이었는데...
세상에서 묻은 때들이 다 씻겨나가는 기분입니다 ^^
여러분은 현재 남자들의 소꿉장난을 보고계십니다 ㅎㅎ
이곳의 시간은 멈춘 느낌입니다.
소요산에선 시간을 단 한번도 보지 않았습니다 ^^
늦 여름 무더위에 주말인데도 등산객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
거미도 우리가 부러운지 자꾸 주변을 맴돕니다ㅋㅋ
밖에서 거미를 봤다면 발작 일으켰을텐데...
숲이 주는 안도감...
숲에서 살고싶습니다 ^^
워킹할땐 무심코 스쳐지날 풍경들이겠지만..
몇 시간을 가만히 누워있으니
숲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숲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배가 너무 고픕니다...
사실은...
식수가 다 떨어져서 어쩔수없이 하산하게 되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굉장히 민망한데요...
아침먹고 멍청하게 식수로 설겆이를 했습니다.
혼내주십쇼...
정리를 마치고 하산합니다.
하산 도중 '소요산 헬기장'에서..
개인적으로 소요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선 소요산 능선이 한눈에 보입니다 ^^
이번 백패킹은
그레고리 세락 35L , 45L 배낭으로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ㅎㅎ
이번 백패킹에서 계획했던
소요산 흙 채집을 마칩니다 ^^
하산 도중 만난 계곡,
알탕을 하고 싶었지만,
주말이고, 등산객들에게 민폐를 끼칠 순 없기에...
등목으로 만족합니다 ^^
계곡물이 찬걸보니
가을도 그리 멀지 않았나봅니다..
물이 많진 않았지만,
저희에겐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았습니다 ^^
저는 덕풍, 왕피천, 아침가리골에 있다고 자기최면을 걸고있습니다.
(^^)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현실이 가까워집니다...
몸은 무거워도 마음만은 가볍습니다 ^^
소요산 입구로 내려가고있는데...
멀리서 음악이 들려옵니다.
저 멀리서 록의 디바 '티나 터너'의 부드러운 락발라드곡이 울립니다.
티나터너가 아니더라도, 마치 멕시코, 브라운 계열의 뽀글머리 여자 록 가수가
80년대풍 흥겨운 노래를 부르는건 확실했습니다.
'드디어 내가 미친건가?'
그런 생각이 들려는 찰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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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진원지로 가보니...
'2013 동두천 락 페스티벌' 축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
비록, 제가 들은 음성은 필리핀 여자보컬의 음성이었지만,
그 음성에 이끌려 갈 때 만큼은 샌프란시스코의 노을지는 항구에서
'티나터너'의 공연을 라이브로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
그만큼 이번 백패킹으로 제 마음이 평화롭다는 반증이겠죠?ㅎㅎ
그 필리핀 여자보컬의 곡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소음의 무자비한 곡들이 나오면서 우리는 재빨리 자리를 피합니다.
우리의 귀는 소중하니까 ^^
락페스티벌에서 빠져나와서 좀만 걸으니
1호선 소요산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백패킹이 마무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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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백패킹에선 어설픈 상황, 부족한 점이 더 많았지만,
개강 전에 친구와 여름방학 최고의 추억을 또 하나 만들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고,
백패킹의 맛 을 살짝이나마 느껴본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
"이젠 느낌 아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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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친구분을 두셨네요.^^
한번도 경험하지못한 인간입니다.
멋진 구경했습니다. 경비는?
멋진 글 잘 봤어요
높은곳에서 내려다며 여행을 부럽습니다
아 좋타...정말 좋타.꿀 막걸이...잘 보고 갑니다.
자연과도 같은 진솔한 표현 ...포스팅과 더불어 빛이 나네효^^
젊음이 좋네요
글에 퐁당~~빠졌다 나왔네요^^ 젊은이들~~ 멋져!!!
좋습니다~
젊은이들이 일찍 백패킹의 세계에 입문하셨네요.
앞으로의 날들이 엄청 행복하시겠네요~
오늘 저녁 첫비박을 앞둔 저에게
안그래도 두근대는 가슴에 더욱 펌프질! 감동입니다.
멋진 젊은이들이군요.. 가슴이 훈훈해집니다^^
저녁 늦은 시간에도 산행이 가능한가봅니다..ㅠㅠ..
동계는 빨라도 산에..5시엔 도착가능해야 목적지까지 가서 텐트치고 할 수 있을 듯 하여.. 늦은 산행은 포기하고 살았는데.. 대단하옵니다!! 저도 찾아봐야겠군요..밤산행이 가능한 곳으로..ㅎ
부럽기는 한데 모기는 많이뜯기셨을듯 ㅋㅋ
우정이 영원하시길 .
늦었지만 잘 보고 갑니다.
멋진 청춘입니다.
글도 정말 잘쓰시네요 잘봤습니다
나의 젊은 날의 모습을 그리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은퇴후 도전을 꿈꾸고 시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네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