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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가 헤어져야 할 것들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사철가는 진도사람들의 섬노래다. 눈부시다 꽃이 피어나고 파도와 바람에 얹힌 인연들이 켜켜이 쌓인 땅.
깊이 뻘밭에 내려놓은 닻을 끌어올려 새로운 출항을 힘차게 알리고 있다.
문 닫아도 소용없네
아무도 밟지 않은
내 가슴 겨울 눈밭
동백꽃 피 흘리는
아픔이었네
그가 처음으로 내게 왔을 제
나는 이미 그의 것이었네
탱자꽃 하얗게
가시 속에 뿜어낸
눈물이었네.
비의 길을 걷는다.
더 이상 꽃길은 다가오지 않는다. 단지 단행하지 못하고 가슴에 몇 겹으로 접은 ‘헤어져야 할 결심’이 있을 뿐이다. 김광균은 하늘을 보았다. 수화 김환기는 목포 앞바다 안좌도의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와 푸른 세상을 꿈꾸며 우주는 본디 비색 청화빛 본질이라며 수 많은 별들이 운항하는 그림을 그린다.
무엇이 되어 어디에서 만날까라는 ‘백년의 고독’을 토로한다.
‘사랑’ 이해인이 간절한 신앙심을 사랑에 비유하여 쓴 것이다. 문 닫아도, 밀어내도, 밀치고 들어오는 사랑앞에서의 불가항력, 그 속성을 너무나 설득력 있게 비유하고 있다.
진도는 한 때 푸른 별이었다. 별 하나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쓸슬함으로 바다에서 뜨는 이니스프리의 이상향이었다. 왜구들이 정치체제가 진도를 마구 분탕질하며 유폐시키는 동안 진도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다 도솔천 성지를 새우고 노래하였다.
"사랑이 파도처럼 덮쳐오는 사람이 있고,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고...“
가정이 있는 남자와 폭력적인 남편으로 부터 막 벗어난 여자-탕웨이, 스스로 물에 잉크가 퍼지듯 사랑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는 여자를 만나고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오는 커다란 감정을 경험하고 형사로서 자부심과 품위를 버린다. 저항할 수 없는 사랑 앞에서 남자의 본능은 미묘(微妙)하게 그리고 미소(微小)하게 남녀는 서로에게 젖어 들고 그 감정은 물먹은 솜처럼 점점 더 무거워져 간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에 응해 카뮈는 ”이방인“에서 자유로운 본능의 소유자, 뫼르소를 통해 사회적 권위와 위계에 대항하여 부조리를 외쳤다.
진도는 언제부터 ‘내부수리중’의 노포(老鋪)가 되어버렸다. 어제가 내일을 지배하며 오늘이 어제를 붙들고있는 세월의 사회. 우리는 풍속의 사회다. 한 겨울에도 펄펄 살아있는 북소리에 진도의 역사와 전란, 87년의 긴 유랑시대에도 벽파진을 잊지 않았다. 벌판 가득한 유자밭에서 늘 아리랑이 흘러나왔다.
진도군은 이제 민속문화예술특구가 되었다. 세월속에서 쌍무지개의 다리가 걸리는 동안 거제도와 강화도, 남해도는 눈부신 1호선을 달리고 신안은 진주 목걸이가 탐스럽다. 진도일주도로는 탱자나무 울타리다.
달 떠 온다 달 떠 온다 우리 마을에 달 떠 온다 강강술래
저 달이 밝아 장부 간장 다 녹인다
강강술래 잘도 한다 인생일장은 춘몽이더라 강강술래
아니야 놀고 무엇을 할꼬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강강술래
늙고 병들면 못 노니라 놀고 놀자 놀아 보세 강강술래
남도의 사회는 불륜의 풍속사회다. 징하게 달라붙는 죽어도 못사는 사이로 얽혀 사는 곳. 오늘날 농촌지역을 식민지화한 한국정치는 그것을 탁월한 능력으로 본다. 진도에서는 그것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군의회의 정체성은 봉건제 의식이 지배하는 성채다. 진도의 현시기 개혁은 우리사회의 본질적 문제의 해결을 요구한다.
닫힌 문을 두드리며 시대적 요구는 사회와 역사의 주체인 민이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사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요구의 특성 때문에 개혁은 일면적이고 부분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고, 전면적이고 본질적인 과제의 해결을 요구한다.
지난 30년 도무지 무엇이 개혁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계단과 매듭도 바닥을 치는 변곡점도 없었던 지난 지방자치행정은 임기완수가 철학이었다.
수많은 변화와 발전의 구호가 난무했지만 실질적인 개혁이 되지 못하고 일면적이고 부분적으로만 진행할 뿐 전면적이고 총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 분명하다. 한국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민이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권리를 누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는 시대적 요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개혁이라는 담론은 주로 배신세력이 들고나온 화두였습니다. 김영삼 정권 이래로 배신세력이 민을 기만하면서 자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얼마나 개혁의 구호를 외쳐왔는지를 생각하면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 사회를 실질적으로 개혁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혁이라는 구호를 내걸면 개량으로 받아들이면서 한국 사회를 실질적으로 바꾸지 못한다는 이미지가 일정 부분 형성되기도 하였다.
장풍득수의 지혜를 되살려야
한 사람이 12년 동안 장밋빛 청사진을 열심히 그리고 선전할 때 다른 사람은 그 12년 동안 침묵 속에서 기다림을 다스려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김희수체제가 들어섰다.
하여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진도의 사랑법 21세기의 화두를 다시 잡는다. 농업의 시대로 갈 것인가. 청정바다는 안전한 미래를 간직하고 있는가. 거대한 해파리가 덮친다.
이제 시대는 변했다. 개혁의 참다운 주체는 배신세력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의 주체인 민이라는 것이 확인되기에 이르렀다. 민이 개혁의 주체가 된 이상 그 누가 대신해 줄 것이라고 믿을 것이 아니라 민 자신이 자체의 힘으로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개벌적 문화의식 능력이 뛰어난 민중이 개성을 가진 존재로서 집단을 구성하여 지역공동체 단위로 살아가고 있는 조건에서 전면적이고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다.
이충무공은 명량해로에서 도선의 비기인 ‘장풍득수’의 전술로 대승첩을 이뤘다. 진도는 물을 잘 다스려야 보배로운 섬이 된다. 진도처럼 민원이 많은 곳이 없다라는 고정관념은 사라져야 한다. 이제 모든 정책 행정에는 군민 직접민주주의가 실행되어야 한다. 폐쇄성과 우울증에서 벗어나 진도야말로 가장 사람다운 세상, 가장 수준높은 문화사회임을 자랑하자.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가늘고 무겁게 눈을 뜨면 멀리 신발을 끄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어요 집 뒤 감나무에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며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봄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
신경림이 어리굴젓 장사 진도댁을 노래했던 아리랑처럼 웬수같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고사는 진도 여인들. 진도강강술래는 가장 위난에 처해 가장 강력한 사랑의 공동체 구심력를 자랑한다. 달만 뜨면 내놓고 하는 짝짓기 행위라고 어느 문화인류학자는 해석했다. 다시 그 주체하지 못하는 신명을 찾아야 할 때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달무리로 번지는 땅, 모든 것이 가없는 수평의 질베 위에 기꺼이 한 생을 얹어 밀고 당기는 의례는 진도의 최고 인류문화유산이다.
“진도는 농업 인구가 약 60%, 수산 인구가 20%,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가 20%의 산업 분포를 보이고 있다. 생산재 성격이 강한 농수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소득이 늘어 다 함께 잘사는 진도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1968년 11만 명을 넘었던 인구가 올 6월 말 현재 2만9816명으로 지방소멸 고위험지역이 됐다. 행정조직을 개편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무엇보다 청년 인구 유입이 중요한데 대규모 호텔과 리조트 등 체류형 관광시설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겠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아열대농산물 재배 산업을 육성해 청년 농업인을 키우고 귀농·귀촌인을 유치하겠다.”(김희수 군수)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하기 좋은 진도를 만들기 위해 진도실고에 생명농학과와 진도국악고에 서·화반을 신설하겠다. “(공직사회의) 활력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경력과 능력 위주의 인사, 친절 공무원에 대한 우선 승진제도 등을 도입해 군수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군민만을 섬기는 참다운 공직자상을 정립하도록 하겠다.”
지역주민이 개혁의 주체로 스스로 나서서 개인과 집단, 지역과 원시공동체문화 단위의 전 부분에서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권리를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
이런 방향으로 확고히 나아간다면 새로운 섬, 뛰어난 수용성과 창의력이 세계로 나아가는 부강한 진도를 이뤄낼 것이고, 진도군민이 주인의 권리를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누리는 세상이 열려질 것이다. 모든 울음 속에는 ‘호미’날을 달구는 불이 타고 있다. 정성숙 동외리 여성농민의 신동엽문학상 선정을 축하드린다. “아라리가 났네 응응응”.(박남인)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사철가는 진도사람들의 섬노래다. 눈부시다 꽃이 피어나고 파도와 바람에 얹힌 인연들이 켜켜이 쌓인 땅.
깊이 뻘밭에 내려놓은 닻을 끌어올려 새로운 출항을 힘차게 알리고 있다.
문 닫아도 소용없네
아무도 밟지 않은
내 가슴 겨울 눈밭
동백꽃 피 흘리는
아픔이었네
그가 처음으로 내게 왔을 제
나는 이미 그의 것이었네
탱자꽃 하얗게
가시 속에 뿜어낸
눈물이었네.
비의 길을 걷는다.
더 이상 꽃길은 다가오지 않는다. 단지 단행하지 못하고 가슴에 몇 겹으로 접은 ‘헤어져야 할 결심’이 있을 뿐이다. 김광균은 하늘을 보았다. 수화 김환기는 목포 앞바다 안좌도의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와 푸른 세상을 꿈꾸며 우주는 본디 비색 청화빛 본질이라며 수 많은 별들이 운항하는 그림을 그린다.
무엇이 되어 어디에서 만날까라는 ‘백년의 고독’을 토로한다.
‘사랑’ 이해인이 간절한 신앙심을 사랑에 비유하여 쓴 것이다. 문 닫아도, 밀어내도, 밀치고 들어오는 사랑앞에서의 불가항력, 그 속성을 너무나 설득력 있게 비유하고 있다.
진도는 한 때 푸른 별이었다. 별 하나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쓸슬함으로 바다에서 뜨는 이니스프리의 이상향이었다. 왜구들이 정치체제가 진도를 마구 분탕질하며 유폐시키는 동안 진도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다 도솔천 성지를 새우고 노래하였다.
"사랑이 파도처럼 덮쳐오는 사람이 있고,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고...“
가정이 있는 남자와 폭력적인 남편으로 부터 막 벗어난 여자-탕웨이, 스스로 물에 잉크가 퍼지듯 사랑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는 여자를 만나고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오는 커다란 감정을 경험하고 형사로서 자부심과 품위를 버린다. 저항할 수 없는 사랑 앞에서 남자의 본능은 미묘(微妙)하게 그리고 미소(微小)하게 남녀는 서로에게 젖어 들고 그 감정은 물먹은 솜처럼 점점 더 무거워져 간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에 응해 카뮈는 ”이방인“에서 자유로운 본능의 소유자, 뫼르소를 통해 사회적 권위와 위계에 대항하여 부조리를 외쳤다.
진도는 언제부터 ‘내부수리중’의 노포(老鋪)가 되어버렸다. 어제가 내일을 지배하며 오늘이 어제를 붙들고있는 세월의 사회. 우리는 풍속의 사회다. 한 겨울에도 펄펄 살아있는 북소리에 진도의 역사와 전란, 87년의 긴 유랑시대에도 벽파진을 잊지 않았다. 벌판 가득한 유자밭에서 늘 아리랑이 흘러나왔다.
진도군은 이제 민속문화예술특구가 되었다. 세월속에서 쌍무지개의 다리가 걸리는 동안 거제도와 강화도, 남해도는 눈부신 1호선을 달리고 신안은 진주 목걸이가 탐스럽다. 진도일주도로는 탱자나무 울타리다.
달 떠 온다 달 떠 온다 우리 마을에 달 떠 온다 강강술래
저 달이 밝아 장부 간장 다 녹인다
강강술래 잘도 한다 인생일장은 춘몽이더라 강강술래
아니야 놀고 무엇을 할꼬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강강술래
늙고 병들면 못 노니라 놀고 놀자 놀아 보세 강강술래
남도의 사회는 불륜의 풍속사회다. 징하게 달라붙는 죽어도 못사는 사이로 얽혀 사는 곳. 오늘날 농촌지역을 식민지화한 한국정치는 그것을 탁월한 능력으로 본다. 진도에서는 그것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군의회의 정체성은 봉건제 의식이 지배하는 성채다. 진도의 현시기 개혁은 우리사회의 본질적 문제의 해결을 요구한다.
닫힌 문을 두드리며 시대적 요구는 사회와 역사의 주체인 민이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주인의 권리를 누리고 사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요구의 특성 때문에 개혁은 일면적이고 부분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고, 전면적이고 본질적인 과제의 해결을 요구한다.
지난 30년 도무지 무엇이 개혁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계단과 매듭도 바닥을 치는 변곡점도 없었던 지난 지방자치행정은 임기완수가 철학이었다.
수많은 변화와 발전의 구호가 난무했지만 실질적인 개혁이 되지 못하고 일면적이고 부분적으로만 진행할 뿐 전면적이고 총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 분명하다. 한국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민이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권리를 누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는 시대적 요구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개혁이라는 담론은 주로 배신세력이 들고나온 화두였습니다. 김영삼 정권 이래로 배신세력이 민을 기만하면서 자기 집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얼마나 개혁의 구호를 외쳐왔는지를 생각하면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 사회를 실질적으로 개혁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혁이라는 구호를 내걸면 개량으로 받아들이면서 한국 사회를 실질적으로 바꾸지 못한다는 이미지가 일정 부분 형성되기도 하였다.
장풍득수의 지혜를 되살려야
한 사람이 12년 동안 장밋빛 청사진을 열심히 그리고 선전할 때 다른 사람은 그 12년 동안 침묵 속에서 기다림을 다스려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김희수체제가 들어섰다.
하여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진도의 사랑법 21세기의 화두를 다시 잡는다. 농업의 시대로 갈 것인가. 청정바다는 안전한 미래를 간직하고 있는가. 거대한 해파리가 덮친다.
이제 시대는 변했다. 개혁의 참다운 주체는 배신세력이 아니라 사회와 역사의 주체인 민이라는 것이 확인되기에 이르렀다. 민이 개혁의 주체가 된 이상 그 누가 대신해 줄 것이라고 믿을 것이 아니라 민 자신이 자체의 힘으로 수행해야 한다. 아울러 개벌적 문화의식 능력이 뛰어난 민중이 개성을 가진 존재로서 집단을 구성하여 지역공동체 단위로 살아가고 있는 조건에서 전면적이고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다.
이충무공은 명량해로에서 도선의 비기인 ‘장풍득수’의 전술로 대승첩을 이뤘다. 진도는 물을 잘 다스려야 보배로운 섬이 된다. 진도처럼 민원이 많은 곳이 없다라는 고정관념은 사라져야 한다. 이제 모든 정책 행정에는 군민 직접민주주의가 실행되어야 한다. 폐쇄성과 우울증에서 벗어나 진도야말로 가장 사람다운 세상, 가장 수준높은 문화사회임을 자랑하자.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가늘고 무겁게 눈을 뜨면 멀리 신발을 끄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어요 집 뒤 감나무에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 소리도 그려 보며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봄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
신경림이 어리굴젓 장사 진도댁을 노래했던 아리랑처럼 웬수같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고사는 진도 여인들. 진도강강술래는 가장 위난에 처해 가장 강력한 사랑의 공동체 구심력를 자랑한다. 달만 뜨면 내놓고 하는 짝짓기 행위라고 어느 문화인류학자는 해석했다. 다시 그 주체하지 못하는 신명을 찾아야 할 때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달무리로 번지는 땅, 모든 것이 가없는 수평의 질베 위에 기꺼이 한 생을 얹어 밀고 당기는 의례는 진도의 최고 인류문화유산이다.
“진도는 농업 인구가 약 60%, 수산 인구가 20%, 봉급생활자나 자영업자가 20%의 산업 분포를 보이고 있다. 생산재 성격이 강한 농수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소득이 늘어 다 함께 잘사는 진도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1968년 11만 명을 넘었던 인구가 올 6월 말 현재 2만9816명으로 지방소멸 고위험지역이 됐다. 행정조직을 개편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무엇보다 청년 인구 유입이 중요한데 대규모 호텔과 리조트 등 체류형 관광시설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겠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아열대농산물 재배 산업을 육성해 청년 농업인을 키우고 귀농·귀촌인을 유치하겠다.”(김희수 군수)
아이를 낳고, 기르고, 교육하기 좋은 진도를 만들기 위해 진도실고에 생명농학과와 진도국악고에 서·화반을 신설하겠다. “(공직사회의) 활력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경력과 능력 위주의 인사, 친절 공무원에 대한 우선 승진제도 등을 도입해 군수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군민만을 섬기는 참다운 공직자상을 정립하도록 하겠다.”
지역주민이 개혁의 주체로 스스로 나서서 개인과 집단, 지역과 원시공동체문화 단위의 전 부분에서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권리를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철저히 견지해야 한다.
이런 방향으로 확고히 나아간다면 새로운 섬, 뛰어난 수용성과 창의력이 세계로 나아가는 부강한 진도를 이뤄낼 것이고, 진도군민이 주인의 권리를 직접적이고 전면적으로 누리는 세상이 열려질 것이다. 모든 울음 속에는 ‘호미’날을 달구는 불이 타고 있다. 정성숙 동외리 여성농민의 신동엽문학상 선정을 축하드린다. “아라리가 났네 응응응”.(박남인)
첫댓글 파일안에 글과 멋진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파일을 열어서 읽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