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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사랑하며
평소 행동이나 몸소 실천이 마뜩잖은 사람일수록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로 글로 표현하기를 서슴지 않는가 싶다.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몇 개 안 되는 수줍은 습작 글 중에 '살아가며 사랑하며' 사랑으로 헤아리며 등 사랑이라는 단어가 빈번한 것을 보면 역시 나 자신도 마뜩잖은 사람임이 틀림없다.
원래 사랑하면 젊은 남녀의 애틋한 사랑, 부부간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 등으로만 인식하고 살아온 대다수 우리 연배들은 사랑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공연히 부끄럽고 남사스러운 표현으로 치부하며 살아온 것이 보통이며
특히 남들에게는 제법 어울릴 것 같은 말이지만 진작 자신에게는 별반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체념해온 것이 대부분의 일반적 생각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십 년을 같이 살아온 아내에게마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보지 못한 재미없고 멋대가리 없는 남편으로 전락해(?) 버린 것은 아닐까?
사랑이라는 두 글자 속에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과 부부간의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 이외에도 '상대를 열렬히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상대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등을 포함하고 있다는데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보고 이런 일 저런 일 수없이 겪어본 이 마당에 무엇이 그처럼 쑥스럽고 부끄러워 사랑한다는 표현 한 번 제대로 못 해봤단 말인가!
아직은 가을 색이 옅은 시월 초 시리도록 파아란 초가을 하늘 아래 울긋불긋 지천인 백일홍, 코스모스 향기가 모두를 행복 속으로 안내하고 있는 한 강변을 걸으며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설램을 한 번 용기 내볼까?
그리고
앞으로 남겨진 나의 삶을 열심히 사랑으로 사랑하며 걸어가야지
- 글 한 흥 식 -
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Foster & A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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