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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구간 : 철길에는 기차역, 바닷길에는 바다의 역(Umi no eki 海の駅)
Awashima 栗島 -> Imabari 今治 (35.4 nm , 2011.10.8. 약 8시간 항해)
서해에서 1박 이상의 장거리 항해를 계획할 때, 가장 고심하는 사항은 '정박지'에 대한 선정이다.
썰물 때 2m 이상의 수심이 나오는 안벽을 갖고 있는 포구를 찾기 어렵고, 어선들의 텃새/무신경 또한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박지'만 확실하다면, 항해계획 수립은 물때 확인, 날씨 파악 등 기술적인 문제들로 제한되어 훨씬 수월한 작업이 될 것이다.
선주인 J도 나도 일본에서 중고요트를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은 지겹도록 많이 해 보았지만,
정작 요트 구매 후 어떤 경로로 배를 끌고 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항해계획은 갖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두 사람 모두 일본내해 항해가 처음이었으니 섣부르게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안전한 정박지에 대한 정보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Umi no eki 海の駅(바다의 역 : http://www.umi-eki.jp/ )라는 시설을 알게 되었다.
일본 전국에 분포해 있는 선박 계류시설로(2011년 현재 134개) 일정한 비용만 지불하면 멤버쉽에 상관없이
모든 배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등록요건을 보니,
1.誰でも利用できる船舶係留施設
누구라도 이용 가능한 선박계류시설
2.施設の予約受付案内担当者の配置
시설 예약/접수/안내 등을 담당하는 사람의 배치
3.公衆便所の設置
공중변소의 설치
라고 되어있다.
문제는 비용, 평균적으로 3,000~5,000엔(45,000원~75,000원) 정도 인데 부담스러웠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겐 괜찮은 계류장소임에 틀림없지만, 항해경비에 상당한 압박을 느끼고 있던 우리는
우선적으로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장소를 위주로 정박지를 선정해야 했다.
결국, 일본측 에이전트(중고요트 매매상) 요시다씨의 도움을 얻어 평균 40마일 정도의 간격으로(주간항해 10시간 기준)
Osaka - Ieshima - Takamatsu - Awashima - Imabari - Nakashima - Iwaishima - Ube - Izuhara - Tongyeong
으로 이어지는 행해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모두 낮선 항구 였지만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Awashima를 떠나기 전 아늑한 항구의 모습을 다시 가슴에 담았다.
9시 10분 Awashima 를 출발했다.
기압 1006 밀리바, 기온 21도, 남동풍이 살랑살랑 부는 매우 맑고 온화한 날씨. 파도 0.5m 이하.
오늘도 어쩔 수 없이 엔진으로 달려야 할 것 같다.
목적지 Imabari 今治 항은 35마일 밖에 안 된다. 7~8시간 이면 충분히 도착할 거리.
오늘은 신경써야할 check-point도 없다.
슬슬 항해가 일상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다소 지루한 항해 끝에 오후 5시 경 Imabari 항에 도착했다. (8시간 소요)
Awashima 서쪽 3.5마일 지점에 또 하나의 낚시 명당이 있다.
어선 뿐 아니라 주말을 맞아 개인 낚시배도 많이 나와 있다.
Imabari 북쪽 Kurushima kaikyo 來島海峽
내일의 중요 check-point이다. 최대 조류속도 10노트를 자랑(?)한다.
Imabari 어항.
주말에는 어선들도 조업을 쉬는가 보다. 꽤 큰 어항인데 빈자리 찾기가 어렵다.
Imabari 어항.
정말, 살짝 궁둥이라도 들이밀 공간 조차 없다. 좌절~
Imabari 항.
어항 보다는 좀 틈이 보이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폐선 옆 자리를 발견하긴 했는데 조금 좁아 보여 망설였다.
Imabari 항을 돌아 나오다.
해는 뉘엇뉘엇 지고... 할아버지 안내원의 손짓에 우리의 목숨을 건다.
Imabari 항 입구에 줄지어 있는 대형 선박들.
큰 항구의 위압감은 정말 NO THANK YOU...
Takamatsu 에서의 경험을 되살려 어항으로 진입했다.
주말에는 어선들도 모두 쉬는 것인지 꽤 긴 Imabari 어항 안벽이 어선들로 빽빽하다. 1인용 딩기도 껴들기 어려울 정도다.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 우리를 향해 한 어부가 옆에 있는 Imabari 항으로 가 보라고 손짓한다.
Imabari 항도 마찬가지, 배들로 빡빡한 상태다.
썩은 고기를 찾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처럼 빈자리를 찾아 기웃거리다
웬 할아버지의 안내를 받게 되었다. 다짜고짜 자신을 따라오란다. 대화도 나누기 전에 한국에서 온 것을 알아 맞추었다.
일본요트들은 계류시설을 찾아 항구를 어슬렁거리는 경우가 없기 때문일까...
(일본사람들 성격에 계류시설을 정하지 않고 항구를 어슬렁거리는 행위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여길게 분명하다)
알고보니, 할아버지는 Imabari항 Umi no eki의 시설 예약/접수/안내 담당자 였다.
( http://www.umi-eki.jp/uminoeki/imabari.html )
Imabari항 제2잔교에 Umi no eki 가 지정되어 있고 약 4척의 요트가 계류할 정도의 공간이 있다.
1일(밤 12시 기준, 1박의 경우 2일로 계산함) 500엔(7,500원)의 상당히 저렴한 요금에 전기는 무료다. 수도는 300엔 정도의 추가요금을 내야한다.
잔교시설물이 서로 부딪혀 삐걱 거리는 소음이 조금 있긴 하지만 출렁거림도 심하지 않고 조용한 괜찮은 계류장소였다.
Imabari 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제2잔교의 Umi no eki 이용이 최고의 옵션일 것이다.
Imabari 항 제 2 잔교.
왼쪽이 Umi no eki 시설, 오른쪽은 정기여객선 자리로 계류금지다.
Imabari 항 제 2 잔교.
계류금지 자리에는 정기여객선이 1~2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밤 8시경 마지막 운항 끝남)
Imabari 항 제 2 잔교 Umi no eki 시설에 배를 정박하고 시설이용 관련 서류 작성 중.
계류비용으로 1,000엔 지불 (1일 500엔, 밤 12시 경과하면 2일이 되는 셈)
전기는 공짜고 수도는 약 300엔 추가 지불해야 한다.
Imabari 항 제 2 잔교.
Umi no eki 시설에 먼저 정박해 있는 대형선박. 왼쪽에 Umi no eki 간판이 보인다.
Imabari 항 제 2 잔교에서 바라본 Kurushima kaikyo 來島海峽 . 내일의 결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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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이런 좋은 제도가 있군요.
우미노 에끼
고생하셨네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海の駅(바다의 역 : http://www.umi-eki.jp/ )에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 전국 134 개소나 됩니다.
잘 이용하면 계류장소 걱정없이 일본 열도를 크루징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 계류비용이 좀 비싼게 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