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성령의 역사와 가족주의 해체
구약, 사무엘상 8:4~20, 시편 138
신약, 고린도전서 4:15~21, 마가복음 3:20~35
성령강림 후 둘째 주일, 환경주일
오늘 본문은 하나님 나라와 성령의 역사와 가족주의 해체를 근간으로 하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새로운 가족 형성을 목표로 합니다.
마가복음 오늘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 식사할 겨를도 없이 분주하게 열정적으로 사역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 나라 운동이 갖는 성격 때문입니다. 세상 나라는 세상 권력을 가진 자들이 다스리는데, 그것은 사무엘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결국 왕들이 백성들을 폭력으로 다스리고 노예로 삼습니다. 그것을 깨닫고 부르짖지만 그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런 세상 나라에 맞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일은 절박한 일입니다. 약한 생명들을 구원하고 세상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사할 겨를도 없이 정신없이 일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런 주님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 않았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이었습니다. 친지들은 미쳤다고 하고, 예루살렘에서 온 서기관들은 바알세불이라는 귀신의 힘을 빌려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자들 앞에서 강력한 경고를 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그 어떤 잘못도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을 모독하거나 거역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말씀인가? 갑자기 왜 성령의 역사를 말씀하시는 건가? 지금 주님께서 하시는 사역이 바로 뭐라고요? 성령의 사역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고 성령의 역사이며 성자 주님의 사역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의 거대한 물줄기입니다. 그것을 막아서는 자, 비방하는 자는 결국 그 물줄기에 휩쓸려 갑니다. 그러므로 용서받을 수 있는 성격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성령의 역사, 성령의 사역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건가? 그것은 바로 뒤에 나오는 본문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가 내 부모이며 형제이냐 하는 질문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가족이라는 겁니다. 기존의 가족에 대한 해체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성령의 역사임과 동시에, 새로운 가족을 지향한다는 겁니다. 기존의 가족은 가족이기주의 때문에 자기 가족 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갈등도 생기고 전쟁도 불사하고 그렇게 죽어가지만, 결국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습니다.
나의 가족 외에는 생명을 잃어도 견딜 만합니다. 누가 자기 가족을 위해 핵무기를 만들겠습니까? 이런 죄악의 이면에는 너와 나의 구별, 너의 가족과 우리 가족의 구별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대 가족으로 가면 곤란합니다. 오히려 모든 이들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모든 이들이 서로 하나가 되고 가족이 되고 사랑을 하는 아름다운 관계로 되어야 합니다.
그런 가족 관계가 힘의 논리로 가서는 안 됩니다. 힘은 건강한 것이 못됩니다. 이스라엘이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침략당하지 않기 위해서 왕을 만들어 달라고 하지만 그 힘은 결국 자기 생명을 앗아가고 자녀들을 노예로 삼습니다. 이 본질을 알려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국 왕의 제도를 택합니다. 그 결과 사울, 다윗, 솔로몬 이후 제국을 거치면서 전쟁의 노예로 동원됩니다.
존재로서, 생명으로서 풍성함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전쟁의 도구로 전락한 생명들, 그것은 지옥입니다. 그 지옥에서 구원해 줄 희망은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주님께서 하나님 나라 운동은 생명운동이라고, 성령의 역사이며 하나님의 뜻임을 분명히 합니다. 그것을 막아서는 자 결국 희생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거대한 하나님 나라 운동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음을 선포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희망입니다. 우리 교회는 그 희망을 따라 갑니다. 고린도전서도 사도 바울이 디모데 후배를 아버지의 심정으로 아들을 돌보는 마음으로 동역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복음으로 낳았다고 합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 사랑과 희생과 헌신의 관계, 자녀를 넉넉히 안아주는 아버지의 사랑의 마음, 이것이 본질입니다. 이런 교회를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우리교회는 그런 희망을 비전으로 안습니다. 우리 교회는 인류를 바로 세워갈 교회 상, 즉 가족관계 안으로 들어갑니다. 가족은 어떤 상황에 있을지라도 갈라서지 않습니다. 끝까지 함께 갑니다. 사랑으로 함께 갑니다. 미움을 이기고 극복하며 갑니다.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사랑으로 갑니다. 침묵하며 기도하며 갑니다. 배려하고 아끼며 갑니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