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이를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 뭔 활동을 해도 지치는 법이 없고 쌩쌩한 체력과 왕성한 활동력은 늘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와 같이 다소 서늘한 공기 속에서 바다놀이를 하고 오면 리틀준이는 다음날 기침소리를 내는데, 양치질도 안하는 녀석인데도 완이는 그 어떤 조짐도 전혀 없습니다. 여전히 쌩쌩, 왕성, 활발, 날쎔, 주식회피형 부식갈구형은 늘 똑같고...
리틀준이의 하루 끼니챙김을 위한 배꼽시계는 정확하고, 먹는양도 대단하고,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식단에 최적화된 습관을 가졌기에 덩치는 나날이 그 변화가 감지될 정도입니다. 완이보다 한 살어린 리틀준이가 이미 덩치면에서 1.5배 수준이 되었습니다.
리틀준이 엄마가 싸준 옷들은 이미 작아져서 사실 여기와서 제가 옷도 몇 개 구매할 수 밖에 없었죠. 입도 며칠 만에, 비오는 날 제주시까지 다녀온 이유 중에 하나가 리틀준이 옷구매였습니다. 그렇게 쑥쑥 커가는 녀석임에도 확실히 건강한 모습은 완이를 따라갈 수가 없죠.
지나치게 단 것들 제한하기 시작한 지 3일째, 어제 먹을 것을 따져보니 사과 5개, 옥수수 2개, 포테이토과자 3봉 (1개는 준이 것 가로챔), 닭계장 한그릇 (어제는 국 한그릇만 다 비웠습니다), 요플레 2개(보충제 희석용), 오징어채 한접시 (오징어를 너무 좋아해서 이렇게라도 줍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바다에서 엄청 입에 구겨넣은 생미역도 있네요.ㅎㅎ 핵심이 빠져있는 이런 식단만 좀 정리되면 훨씬더 건강해질 수 있는 선천적 튼튼이입니다.
리틀준이도 완이의 절반 정도의 동작성과 운동성을 회복하면 훨씬 더 건강해질 수 있는 기본은 갖추었습니다. 일단 식습관이 너무 좋고 건강밥상 선호체질이라 일상의 동작성을 회복하는 게 관건인데 이 녀석 퍼질러앉아서 플라스틱통 돌리는 자극행위에 최적화시킨 상태라서 움직임에 대한 독립성은 아직 요원합니다.
가장 좋은 자극제는 이 녀석에게 물놀이라서 (물에서 놀 때는 완이보다 훨씬 체계적입니다) 여름 몇 달 동안의 물놀이가 리틀준이를 얼마나 변모시키게 될 지 궁금합니다. 이 녀석에게 끊임없는 물 속 움직임은 첫단추를 제대로 꿰게하는 매개체가 될 것은 분명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은 약하다고 오해를 하고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선천적으로 건강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자연유산이란 태아가 결정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물론 모체가 자가면역질환을 갖고 있거나 (모체의 자가면역질환은 모체의 항체가 태아까지도 이물질로 간주해서 공격을 하기 때문에 태아생존율이 극히 낮습니다) 자궁문이 그냥 열려버리는 특이체질이 아닌 다음에는 유전자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태아 스스로 자신을 버린다는 게 의학적 정설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유전적으로 이미 오류가 발생했거나 엄마 항체로부터 혹독한 공격을 받았음에도 살아남았으니 (모체자가면역질환으로 자폐가 오는 경우도 꽤 높습니다) 선천적으로는 얼마나 건강하겠습니까? 발달지연을 보이는 아이들 중에는 신체나 대사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출생 후 성장과정에서 전정자극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듬에 따라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완이를 보면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부실한 먹는 양에 비해서 저 강인한 체력과 운동량은 역시 쉴새없이 움직여대는 근육가동성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극도의 비위생성, 완이나 리틀준이나 위생개념 거의 제로수준이지만 활동성 강한 완이가 더 심합니다. 바닥에 있는 것 주워먹기, 남이 먹던 것 가리지않고 먹기, 그래도 리틀준이는 컵에 따라진 물만 먹지만 완이는 설겆이 통에 그릇담긴 물도 잠깐 안보면 떠먹고 있습니다. 정말 기겁할 노릇이지요.
이런 비위생성은 서서히 성년이 되어가면서 질병으로 커지겠지만 이건 후천적 문제이지 선천적인 약골은 절대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이가 약하다고 오해하게 되는 것은 거의 시각정보처리에 문제를 가진 아이들입니다. 시각정보처리의 문제는 고유수용감각 가동의 어려움이 더 원천입니다. 고유수용감각 문제가 크면 클수록 신체 전체의 균형이 맞지않고 움직임이 둔하고 어색해서 움직이는 것을 자제하다보니 체력이 약할 수 밖에 없고, 체력이 약하니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시각정보처리 중에서 3D(입체시각)가 발달한 아이들은 하도 움직여대니 건강하다고 착각하는 것과 비슷한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께 비오는 날이라 성산에서 표선까지 쭉 드라이브를 하는데 바다가 너무 멋집니다. 해안도로에 차세워놓고 바다보자고 하면서 바다를 향해 포인팅을 하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와 바다 정말 멋져! 저 파도 좀 봐! 제주도 바다는 정말 끝내줘요! '
제 말에 태균이, 약간 영혼은 없지만 손가락질 그대로 따라하면서 바다 쪽을 힐끗힐끗 보며 미소를 날려줍니다. 그래도 추상개념의 전정이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준이는 손가락질은 따라하지만 눈은 바다를 못 봅니다. 거리도 있고 (시각정보 한계) 바다의 의미를 감정적으로받아들일 단계는 아니어서 (전정의 형이상학 개념의 한계) 청각적 반응만 합니다.
완이? 충분히 볼 수 있는 거리지만 신체조절 전정가동도 시급한데 형이상학 개념의 전정이 돌아갈 리는 없지요... 그저 차 안에 어떤 먹을꺼리가 있는지 눈을 밝힐 뿐, 리틀준이? 시각 청각 전정 모두 먹통상태, 그저 플라스틱 통만 입에 넣고 있지요. 눈 바로 앞에 바다가 있다면 몸이라도 반응할텐데 말이죠.
이게 우리 아이들의 세상이죠...
첫댓글 감사합니다. 몇가지 느낌이 오고, 그림이에게 어떻게 적용하고 기다려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그림이는 또래 일반아이들 성장에 좀 못 미쳐서 그렇지 전정이 맡고있는 형이상학적 가동(추상개념이해, 응용능력, 유추능력, 상상력과 공상 구분, 압축능력, 감정이입 등등)은 이미 잘 돌아가고 있지요. 이런 능력들이 조합되어 생각이란 것에 적용되어야 하는 싯점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고 이런 부분을 카페글 참조해서 잘 실천해보라고 그림맘한테 톡넣었어요. 그림할머님도 이해하시면 더 좋겠지요...
@황순재 감사합니다. 그림 엄마와 톡 내용 공유했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