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6시, 남편과 함께 양재동 마트로 절인 배추를 사러 나섰다.
12박스(48포기)를 남편이 카트에 담는 동안 유자청을 할 작정으로 유자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다섯 가구 김장을 하기 위하여 작은언니네로 모인다.
남편이 힘든 일을 해 주고 언니는 보쌈과 먼저 2포기 배추에 양념을 하여 들기름으로 버무려 김치를 볶아 무국과 점심을 차려낸다.
익지않은 김치로 한 김치볶음은 친정엄마의 김장날의 특별음식이었다.
친정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막걸리 잔을 채운다.
각 자 자기 그릇에 버물려 담는데 언니는 도우미아주머니께도 한 박스 담아 주는 나눔의 정성에 존경을 표하며 막거리 한 잔을 추가한다.
일전에 수술을 한 친구가 생각이 나서 나는 깍두기를 챙겼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니 입술이 부르텄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맛을 느끼며 힘들게 김장을 잘했노라고 나 자신에게 칭찬을 날리며 사랑초꽃에게 중얼거렸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어슴푸레한 아침 길에 남편한테 아프지만 말라고 부탁을 했다.
남편 역시 주말을 넘 화려하게 지내는 내게 넘 무리를 하지말라고 한다.
"괜찮아, 기쁜 마음으로 산에 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혹시 힘들면 영양제 1대 맞으면...... ㅎ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