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희 선생님이 80, 90살 됐을 때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봤습니다."(이창동 감독)
"너무 반가운 소리예요. 제가 90살까지 배우 하는 게 소원인데, 그 나이까지 제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얘기인가요."(윤정희)
영화 '시'로 제63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과 주연배우 윤정희가 26일 저녁 서울 신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항에서 바로 왔다는 윤정희는 시종 상기된 표정이었다.
▲ ‘시’의 이창동 감독(왼쪽)과 주연배우 윤정희가 26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밝게 웃으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지 언론으로부터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혔던 윤정희는 "팀 버튼 감독(심사위원장)이 저에게 '당신 연기가 최고로 좋았다'고 말하고 사람들이 칸 거리에서 나를 따라오면서 '당신이 상을 탈 거다'라고 말했는데 그게 얼마나 큰 선물이냐. 저는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칸 현지 반응에 대한 질문에 이 감독은 "문화와 번역의 문제 때문에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했지만 다들 상당히 깊숙한 부분까지 공감해줬다"고 말했다. 각본상 수상에 대해 그는 "각본상을 줄 만한 다른 영화가 없어서 내가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어 "팀 버튼이 나에게 '굉장히 감동적이고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윤정희는 차기작 계획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좋은 작품을 만나더라도 한 2년 내에는 못할 것 같아요. '미자(영화 주인공)'가 너무 강해서 헤어날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