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지도 두 개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이 지도 두 개에 모든 것이 담겨있습니다.
어쩌면 딱히 주목받지 못했을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해군사관학교 76기 해군사관생도 152명을 비롯한 540명의 승조원들이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왕건함과 군수지원함 소양함으로 순항훈련전단을 구성하였고, 제주도에서 출항하여 베링해를 거쳐 알래스카까지 항해했다는 소식입니다.
https://youtu.be/zzqGZ7Ej_Vw
짚어갈 포인트는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순항훈련(전단)이고 두번째는 왜 알래스카까지 갔을까입니다.
일단 순항훈련(전단) 그 자체는 그다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전세계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임관전에 군함을 타고 본국에서 먼 곳까지 항해해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를 모는 사람으로써 항해의 기초와 임관후 담당할 직별에 관련된 사항을 직접 실습할 기회를 가집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타국 해군과 교류하며 친교도 도모합니다.
예를 들어서 유보트로 유명한 독일 제독 칼 되니츠는 전간기때 한동안 해군사관생도들의 순항훈련함이었던 순양함 엠덴(Emden)의 함장으로 근무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왜 알래스카까지?
담백하게 본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자원개발 및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도가 늘어났고, 전통적인 군사적 분쟁과 활용의 전망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 해군사관생도의 이번 순항훈련은 북극항로에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준비하는 가장 첫번째 발걸음인 셈입니다.
일단 자원개발 및 북극항로의 상업적 활용을 둘러싼 경쟁에 대해서는 이 기사가 잘 요약해둔거 같습니다.
https://www.energ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222
"북극권은 지구 표면적의 6%에 불과하지만 가채량 기준 약 22%의 미발견 석유, 가스 자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략) 이는 전 세계에 알려진 전통석유자원(conventional petroleum resources) 매장량의 10%에 해당한다."
"서 박사는 현재 러시아가 2016년 ‘러시아 북극 지역의 사회경제발전 2020계획’을 정책기반으로 삼아, 북극 LNG 사업은 물론 물류통로인 북극항로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기존에는 ‘환경보호’를 북극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미국의 북극정책도 ‘자원개발’에 무게 싣는 경향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 유럽, 중국, 일본도 북극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내용.
"서 박사는 최근의 북극에서는 법적인 대립을 벗어나 군사적인 긴장감마저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7년 러시아가 북극해저에 국기를 꽂을 때만 해도 상징성을 담은 퍼포먼스 정도로 여길 수 있었지만, 러시아가 북극 작전사령부를 창설하면서부터 차츰 북극의 냉기류가 심화돼 왔다는 것.
러시아는 2015년 이후 북극해 연안 활주로, 군항, 쇄빙선 등의 북극권 군비 증강, 특수부대 편성과 함께 훈련마저 크게 늘렸다. 아울러 최근에는 영국 국방장관이 해병대원 800명을 나토의 북극군사작전센터가 소재한 노르웨이에 파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그 긴장감이 배가됐고, 차츰 북극의 군사적 동향에 대해 제2의 냉전, 제3차 대전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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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통적인 군사적 분쟁과 활용의 전망을 좀 길게 다뤄볼까 합니다.
여러분이 만약 푸틴이고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당신을 너무나도 빡치게 만들어서 핵발사 버튼을 누르고 싶어졌습니다.
이때, 여러분은 미사일을 어떻게 날리고 싶으신가요?
사령관을 위해 지도를 가져왔습니다.
유럽을 경유하여 왼쪽으로 쏠까요? 아니면 태평양을 경유하여 오른쪽으로 쏠까요?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미국을 확실히 파괴하기 위해서는 미사일 혹은 3대 투발수단들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th American Aerospace Defence Command, NORAD)의 조기경보시스템 및 방공망을 돌파해내야합니다.
아마 유럽을 경유하여 왼쪽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미 동부에 직격할 것이고, 태평양을 경유하여 오른쪽으로 발사한 미사일은 미 서부에 직격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오래전부터 캐나다와 공동으로 북미대륙에 대한 방공망을 구축해놓고 있어 적어도 조기에 여러분들의 미사일을 감지하고 대책에 들어갈 시간을 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층방어체계의 절차를 거쳐 미사일이 미국을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는 확률과 피해를 감소시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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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에겐 새로운 시각이 필요합니다.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는 존재합니다. 바로 북극입니다.
이제 다시 한번 미사일을 날려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럽루트와 태평양루트뿐만 아니라 북극루트로도 날릴겁니다.
사실 북극루트도 NORAD는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NORAD는 애초에 창설부터 캐나다를 끼워넣었으니 북극루트를 염두해둔 방공망이었다고 봐야합니다.
그렇지만 탄도미사일잠수함이 빙하를 뚫고 튀어나와 그냥 쏘고 튀어버리면 어떨까요?
대잠 항공기와 수상함이 작전에 애로를 겪는 빙하 한복판에서는 공격잠수함이 아니면 탄도미사일잠수함을 요격하기 무척 힘들겁니다(사실 공격잠수함도 북극의 수중특성 때문에 애로를 겪습니다).
그래서인지 올해 3월 UMKA-2021 훈련에서 러시아는 묘기 하나를 대놓고 보여준 적도 있습니다.
처음봤을때는 러시아가 왜 이런걸 했나 싶었는데 이제는 알 거 같습니다.
'빙하 X까! 미국 니네가 까불면 우리는 그냥 팍 마! 어뢰로 빙하까고 튀어나와서 그냥 SLBM 갈겨버리는거야! 니들이 이거까지 대응해낼 수 있냐?'
사실 미국도 이걸 모르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본인들이 세계 최초의 핵잠수함(SSN)인 노틸러스(USS Nautilus, SSN-571)를 만들고 최초로 수행시킨 작전이 바로 빙하아래로 기어들어가 북극점 찍고 북극해를 아예 횡단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 목적이 러시아의 SSBN을 요격하는 것이었든, 아니면 미국 자신이 러시아를 향해 북극해에서 SLBM을 날리는 것이었건 간에 북극해는 오래전부터 잠수함의 나와바리였으며 앞으로는 빙하가 얇아진 부분이 많아질테니 더 많이 활개치고 다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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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총정리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요새 북극에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번 해군사관생도들의 순항훈련을 시작으로해서 점차 관여와 개입의 폭을 넓혀갈 것입니다.
그게 제 생각입니다.
첫댓글 우리 해군의 세계관도 점차 넓어지고 있군요...!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