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참’ 만남을 위한 소고(小考)
작년에 이어서 동네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올라 새해 첫해를 맞이하고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올 한해도 모든 이들의 평화를 빌었다. 어제 떴던 태양이나 오늘 뜨는 태양이나 내일 뜰 태양이나 그 태양은 변함없지만 그래도 우리의 마음에서 만들어 내는 희망과 바람의 크기가 달라지면 태양의 크기도 달라 보이는 것 같다. 현대는 초정보화 시대이면서 불확실성의 시대이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마음만 먹으면 SNS를 통해 많은 친구를 만날 수 있는 편리한 만남의 시대를 산다. 올 한해도 좋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은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사람이 살다 보면 수많은 만남과 선택 속에서 성장과 희로애락을 경험한다. 만난다는 것은 만든다는 의미도 있고, 마주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태어난다, 새롭게 된다, 나아간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청룡의 해 2024년 만남의 의미를 “서로 마주 대하여 서로의 좋은 기운을 나누어서 새로운 길로 잘 나아간다”라고 정의해 보고 싶다. 첫째, 서로 좋은 마음으로 대하고 둘째, 서로 좋은 기운을 나누고 셋째, 서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자. 사람을 만나다 보면 좋은 만남과 나쁜 만남이 있다. 좋은 만남은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긍정해주며, 만남을 통해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 발전하고 상승하는 만남이다. 나쁜 만남은 서로를 부정하고 비판하고 의심하며 퇴보하고 추락하는 형편없이 되어 가는 만남이다.
만남에는 숙명적인 만남, 운명적인 만남도 있다. 숙명적인 만남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만남이다. 사춘기가 되어 2차 성징이 발현되고, 청년이 되고,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가는 누구나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만남이 바로 숙명적인 만남이다. 운명적인 만남은 내적인 요구에 의해 노력하고 갈구하여 만나지는 것이다. 숙명적인 만남은 피할 수가 없지만, 운명적인 만남은 자신이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만남을 수정하고 발전시킬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삶을 되돌아봐도 숙명적인 만남과 운명적인 만남이 함께 있어 왔는데 때로는 나 자신의 욕심 때문에 잘못된 만남도 있었고, 오랜 시간 진심으로 간구(干求)하여 만났던 좋은 스승과 친구의 인연이 있었다. 그로 인하여 인생의 희로애락이 함께 했던 것 같다.
우리는 만남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에 주인공이 될 수 있고 관객이 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만남이 있겠지만 올 한해는 숙명과 운명을 뛰어넘는 정명(定命)적인 만남 즉 영적, 역사적 사명을 위한 큰 만남을 기대해 보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올해는 내 인생의 큰 변환점에 서 있는 나이의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참나’를 찾아가는 소중한 한 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30대 때부터 멋진 60대를 준비해 왔고, 3년 단위로 끊어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해왔다. 이제 또 다른 30년을 위해 나는 어떤 만남을 해야 할 것인지 사색하며 한 해를 살아야겠다. 행복한 삶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어야 한다. 필자는 삼(三)이라는 한자를 좋아했는데, 무술과 국악과 수행이라는 공부 속에서 자연스럽게 터득된 것 같다.
올 한해 행복한 삶을 위해 삼박자가 잘 맞는 만남을 만들어 가보자. 내가 만나는 사람과 숙명, 운명, 정명이 조화로운 만남, 맛도 있고 멋도 있고 행복도 있는 그런 만남 말이다. 그러기 위해 사람을 진실로 대하는 ‘참’ 가슴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비대면 시대가 일상화되면서 우리는 ‘참’ 만남의 소중함을 잃어가고 있다. 인구문제, 사회· 정치 문제도 올바른 ‘참’ 만남의 문화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눈부시고 아름다운 한 해와의 만남을 선물 받았고, 우리의 마음은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 찼다. 1월의 햇빛이 비치는 오늘, 당신과 나는 우리의 행복한 꿈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내가 지금 만나는 이 사람은 언제가 내가 그토록 원하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일 수 있다. 그 사람에게 가장 값진 미소와 웃음을 선물할 수 있는 마음만 갖는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올 한 해 모두가 ‘참’ 만남으로 ‘참’ 행복해지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