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뜰은 누가 가르쳐 준 적도 없건만
연푸른 풀과 꽃으로 가득하겠지. 우리가 관심하든 아니든..
같은 꽃과 이지만..
봄에 피는 꽃 이름은 크로커스, 가을에 피는 꽃은 샤프란 크로커스라 하는데..
샤프란이란 이름이 봄처럼 다가와.. 봄이든 가을이든 샤프란이라 부른다.
그런데
샤프란이란 가을에 핀 크로커스에서 수집한 향신료 이름이라고..
무식하면 라면 집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는다고..
향신료가 졸지에 꽃이 되어 버렸다 ㅎㅎㅎ^^
샤프란이 좋아서..
이월 중순 이후 스노우 드롭이 먼저 보이지만..
곧 이어서 샤프란이 나타나면 순백의 스노우 드롭은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옆으로 물러선다.
뒤뜰에 피는
샤프란은 줄무늬에 제법 큰 꽃이 핀다면..
키스나 공원에 있는 샤프란은 자그마한 꽃이 무리가 되어 짙은 보랏빛을 띠고 있다.
노랑꽃 잎술은
향료로 쓰인다는데..
향료로 쓰일 만큼 저것만 수집하여 모아 말리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야 할까..
무어랄까..
플러싱 키스나 공원 근처에 살 때
처음엔 집 뜰에 샤프란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샤프란을 좋아하는 걸 알았는지.. 어느 해부터인가
하나 둘.. 샤프란이 피기 시작했다.
이곳 퀸즈 빌리지에 이사 온 해 첫 봄에도 샤프란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다 작년부터 보이기 시작해..
올해는 제법 하나의 그룹일 뿐이지만.. 많은 송이가 피어올랐다.
그런데 집 밖으로 나아가 조그만 걸어 다니면 긴 손가락 크기 정도인 예쁜 샤프란이
방끗방끗 웃으면 반기니 어찌 집 안에만 있을 수 있는고^^.
샤프란은 뉴욕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이제 뉴욕의 뜰은 꽃들의 향연이 이어지겠지.^^.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일제 치하라 하여 24시간 압박과 긴장으로만 보낼 수는 없었으리라..
순간 또는 문득 자기랑 자기 주변을 잊고..
자기 나라가 없는 고양이처럼.. 그날 하루를 보내는 시인일 뿐이다.
샤프란은 이장희 시인의 봄 고양이처럼..
다정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