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태어남을 축하하고 돌아감은 슬퍼한다.
일체는 태어남이요 돌아감인데..
왜 하나는 축하하고 다른 하나는 슬퍼하는가?.
태어남을 축하하듯 돌아감도 축하해야지..
세상 일은 말과
뜻대로 되는 게 아니듯..
오늘(3.14, 목) 이모 장례식에 갔다 오면서 웃음 또한
적지 않았지만
이모와 가까우면 가까운 만큼대로 못내 울음이 번지는 하루를 보냈다.
이모가 사시던 메릴랜드는
뉴욕에서 4시간 정도 남쪽에 있기에 봄이 그만큼 빨리오니..
이미 목련이 만개했고 하얀 배꽃, 이른 벚꽃 그리고 노란 개나리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11시 30분에 장례식이 시작인데.. 한 시간 전에 도착..
이모 아들과 그녀의 손주, 손손주인 가족들을 만났다.
이모가 세상에 나와 살다 가시면서 남긴 씨앗이요, 꽃들이다.
사람은 이름을 남기며, DNA로 또 하나의 자기를 남긴다.
큰 아들인 브라이언 가족은 오하이오에서 8시간 드리이브 해서 왔고,
둘째인 마이클 가족은 사우스 케롤라니아에서 11시간 거리이니 어제 출발해 왔다.
마이클과 가족은 십 수년 만에 만남이니 세상에 나와 처음 만나는 어린 꼬마들도 있다.
친척이란 이름으로.^^.
숨 한번 내쉬고 마시는 게 기적이라 하는데..
이렇게 만나는게 기적이 아니면 무엇이랴..
이모가 돌아가시면서 만들어준 조용한 기적이 아니냐 말이다.
다만 기적을 기적인 줄 모르면 기적이 아니다.
목사님 인도로 장례식을 마치고 묘지로 향했다.
이모를 태운 리무진을 따라 네 대의 조촐한 가족 차들이 따라간다.
천천히 움직이는 차의 해자드 라이트를 깜박이며 가는 모습이..
이모님을 극락으로.. 천국으로 인도하는 불빛처럼 보여..
조용히 눈물이 번진다.
잘 가세요, 이모.()^^.
우리가 아는 이모 삶은 행복하기보다는 불행하게 보일 뿐 아니라..
평소 이모는 많은 불만을 토로했으니 그것이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행복과 불행의 무게를 저울에 달 수 있는가?.
이모는 울면서 세상에 태어났지만..
웃음 속에 사시다 돌아가신 거야라고 말하면..
노우!라고 할 수 있을까..
이모 집에 가면 늘그막에서는 변했지만..
늘 그릇은 반짝이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사셨다.
젓가락 한 짝, 그릇 하나 반짝이도록 닦는 그 마음이 행복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느냐 말이다.
불행과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지 남이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론 본인조차 그것이 행복인 줄 모르고 사는 이가 수두룩일 것이다.
<밥화경>의 가난한 아들처럼 늘 자기가 입고 있던 옷 속 깊숙이 있는 보물을 모르고 살듯이..
장례식에 오신 이모 친구분이
"당신은 정말 너무 착한 분이셨어요.
그런 분을 Bob[이모부]이란 자가 마구 대하는 것 같아 내가 밥에게 화를 내니까.
Bob [이모부]은 나를 싫어했죠.."
큰 누나도 비슷하게 말한다.
이모는 바보처럼 착했다고..
세미터리에 모여 마지막 예배를 끝으로
오늘 장례식은 마쳤다.
이모..
나나 누구가
이모를 뭐라고 하든..
이모는 이모에게 이모일뿐이에요.
그리고 이모는 나에겐 엄마 같은 분이에요.^^.
장례식을 마치고 ..
함께 식사하기로 했다.
이모..
여기에 브라이언과 가족 그리고
마이클 장모님과 손자, 손손자가 모여 있어요.
모든 손자들이 다 모인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함께 있으니 좋아요.^^.
산다는 건
아름답고 고운 인연 맺으면서
숨을 쉬는 것..
오늘 나에게 인연을 만들어준 이모에게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이모^^
I Love YOU, I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