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다른 음악가 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잘 들어 보려고 노력해왔다.
최소한 50년은 그렇게 해온 것 같다.
지난 달 갑자기 나도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틀 정도 유튜브를 뒤지다가
인사동 낙원상가로 뛰어 나가 하나를 저질렀다.
Korg Pa-700을 구매했다. 180만원을 지불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어 교보문고에 들러 기초음악 교과서와
악보들도 구매했다. 백수가 거금 2백만원을 탕진했다.
지금부터 10여년 열심히 해서 80대에는 벙거지 모자쓰고 노인정에 가서 실력을 발휘 할 수 있을까?
막상 장비를 사다가 설치를 했는데 무슨 버턴이 그렇게 많은지 도저히 모르겠다.
가게에서 사용설명서 한글판을 받아오긴했지만 책이 너무작고 인쇄가 너무 조악해 보이지를 않는다.
인터넷에서 오리지널 영문판 메뉴얼을 찾아 사진을 캡쳐하고 한글번역을 참고해서 나름대로 메뉴얼을 만드는데
보름이 결렸다. 자작 메뉴얼을 읽어 보려고 만든 것인데 메뉴얼 편집과정에서 내용을 거의다 파악해버렸다.
그래서 실전 연주에 들어 가봤는데 뭐 제대로 되는 멜로디가 하나도 없다. 이러다가 또 포기하는거 아냐라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1990년대 언제인가 inkel yamaha PSR-36이라는 물건을 샀다가 해보지도 못하고 방치한 적이 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2주일 정도 밤을 지새워가며 아무거나 마음가는대로 연주봤더니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어 감을 느낄 수 있었고 어느날은 갑자기 큰 진전을 이루는 날이 있기도 했다. 그래봤자 3년안에는 재대로 한곡 뽑을 수 있으려나 의문이다. 중요한 것은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하는 수 밖에 없다.
일단 키보드에 손을 대면 서너시간이 금방지나가 어떤날은 새벽3시가 되기도했다. 팔목이 아파 계속할 수 없었다.
이 겨울에 이거라도 열심히 해보자. 청취자의 입장에서 연주자로 탈 바꿈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오늘도 동백아가씨 부터 시작해볼까....ㅎ
자작 메뉴얼
첫댓글 당신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무엇을 시작 한다는것이
쉽지 않은데 대단하십니다
언젠가는 그 명연주 들어 볼수 있기를~~~~
코로나 때문에 시간이 많으니 또 한사람의 연주 & 가수가 탄생하겠군
아직도 그런 열정이 남아있음에 박수를 보낸다요
즐거운 겨울이 되시겠군
행복한 겨울 되시게~~~~~~~
쑥수럽구만유... 격려와 성원에 용기가 더해짐. 맥주 한캔하고 오늘은 가슴아프게를 시도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