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최치언 작 이우천 연출의 꽃과 피자와 건달과 사자
공연명 꽃과 피자와 건달과 사자
작가 최치언
연출 이우천
공연기간 2015년 12월 22일~30일
공연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
관람일시 12월 29일 오후 8시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최치언 작, 이우천 연출의 <꽃과 피자와 건달과 사자>를 관람했다.
최치언(1970~)은 전남 영암군에서 태어났다. 서울산업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1학년이던 1999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으로 당선돼 등단했다. 2001년에는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으로, 2003년에는 우진 문화재단 장막희곡 공모에 각각 당선되기도 했다. 시집 ‘설탕은 모든 것을 치료 할 수 있다’ 시화집 ‘레몬트리’ 외에 희곡 ‘코리아 환타지’, ‘밤비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언니들’ 등을 집필하였으며 극작가 및 총체극 연출가로 활동했다. 2009년 대한민국연극대상 희곡상을 수상하였다. 2011년 대산문학 희곡상, 2012년 전주영상위원회 시나리오 우수상, 2014년 대한민국연극대상 및 작품상 수상했다. 바로 이 수상작이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이다.
작품으로는 <코리아 환타지> <연두식 사망사건> <너 때문에 산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사랑해줘, 제발> <언니들> <미친극> <꽃과 건달과 피자와 사자> <삼국유사 프로젝트-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 <숲속의 잠자는 옥희> <소뿔 자르고 주인이 오기 전에 도망가 선생> 등이 있다.
이우천은 극단 대학로극장의 대표이고 연출가다. <엘리 라마 사박다니>로 2010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상과 연출상을 수상,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로 2014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수상했다.
<창작하다 죽어버려라> <우박> <오뎅 팔이 청년> <수녀와 경호원>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 <두 남자의 그림자> <엘리엘리 라마 사박다니> 등 다수 작품을 쓰고 연출했다.
무대는 방 가운데에 침대가 하나 있고, 방 오른편에 의자가 한 개 놓였다. 배경 오른편에 화장실과 출입문이 보인다. 방 네 귀퉁이에는 피자 상자 곽이 쌓여있다. 방바닥에도 피자가 들어있는 상자 곽과 비어있는 상자 곽이 여기저기 깔려있다. 무대중앙 객석 가까이에는 조그만 TV 수상기가 놓여있다. 화면은 객석을 등지고 있어 소리만 들린다. 방은 자폐아 같은 청년의 방이다. 방에는 화장실 출입문만 보이고, 화장실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고, 그 문은 항상 잠겨있다는 설정이다. 자폐아는 음식을 토하거나 용변을 볼 때에만 화장실로만 들락거린다. 객석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화장실에는 창문이 있지만 어두컴컴하고, 욕조 옆에 공간이 있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거기에 커다란 사자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다는 설정이다. 극에서는 사자의 으르렁대는 포효소리만 들릴 뿐 실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자폐아는 늘 상 피자를 먹으며 TV 수상기를 보는 게 일과다. 거의 잠시도 피자를 입에서 떼어내지를 않는다. 수상기에서 건달이나 깡패의 격투장면이 나오면 그 격렬한 장면에 맞추듯 피자를 한꺼번에 입에 쑤셔 넣고는 목이 막혀 기절을 하기도 한다.
그가 기절을 하면 방안에는 수상기 속의 건달과 여인이 등장한다. 건달은 보통사람 체격이만 권투선수처럼 주먹을 휘두르며 방안을 배회한다. 여인은 늘씬한 체격에 붉은 옷차림이고 자신을 꽃이라 호칭하며 의자에 앉는다. 건달은 깡패 세계에 적응을 잘 못하는지, 일시 도망을 친 것인지, 따돌림을 당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자신이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이듯 열심히 주먹을 휘두르며 여인에게 열정을 드러낸다. 건달과 여인은 열정적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
기절한 자폐아 청년이 일어선다. 그리고 건달에게 자신이 그를 동경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건달은 청년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권투선수 흉내를 내며 방을 맴돈다. 청년은 여인에게도 같은 심정을 고백한다. 그러나 여인 역시 귓전으로만 듣고 흘려버린다.
청년은 어머니의 꿈도 꾼다. 어머니는 치렁치렁한 머리에 예쁜 얼굴인데다가 입가에 자상한 미소를 띠고, 역시 의자에 앉아 청년을 대한다. 청년은 어머니에게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을 어머니를 볼 때마다 전하지만, 그 소리가 어머니에게는 당나귀 귀에 코란을 읊기나 마찬가지인 것으로 느껴진다.
어머니가 등장하면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피자배달원의 외상값 갚으라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는 그 소리에 대답을 않는다. 배달원은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안다며 문을 열라고 소리를 지른다. 아무리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어머니는 들은 척도 않는다. 배달원은 꼭 외상값을 받아야 한다며, 대문을 부수고라도 집안으로 들어오겠다는 소리를 남기고는 되돌아간다.
어머니의 모습이 사라지면 건달과 여인이 등장하고, 건달은 일시 폭력세계에서 도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건달을 추적해 온 깡패 두목의 폭력에 저항 한번 못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화장실에서 사자의 포효소리가 들려나오고, 건달은 자신의 용기를 시험하듯 화장실로 들어간다. 곧이어 건달과 사자가 격투를 하는 듯 사자의 으르렁 소리가 드높아진다. 그러다가 사자의 소리가 잠잠해지면 화장실 문이 열리고, 건달이 피투성이의 모습으로 화장실을 나선다. 여인이 달려가 그를 부축한다. 건달은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방바닥에 주저앉는다. 어머니가 등장해 의자에 앉는다. 건달이 어머니에게로 기어가 어머니 무릎에 몸을 기댄다. 이러는 건달의 모습이 마치 자폐아 청년인 것처럼 보인다.
건달과 여인 그리고 어머니의 모습이 사라지면, 수상기를 들여다보는 청년과 여전히 입으로 피자를 가져가는 모습이 되풀이 되고, 돌연 문을 깨뜨리듯 부수는 소리와 함께 손에 망치를 든 피자배달원이 등장한다. 청년을 발견하고는 배달원은 놀라며 왜 집에 사람이 있었는데도 문을 열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청년은 자신에게 열망하던 출구를 마련해 준 배달원을 놀라움과 감동과 감사의 눈으로 바라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장동이 건달, 징영선이 자폐아, 이훈희가 여인, 이유진이 어머니, 정우준이 피자배달원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무대 임 민, 조명 김성구, 음악 박상수, 기획홍보 구한민, 홍보마케팅 팥쥐의기획 아이디 서포터즈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합하여,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최치언 작, 이우천 연출의 <꽃과 피자와 건달과 사자>를 한편의 기상천외(奇想天外)의 걸작으로 탄생시켰다.
12월 29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