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곽은화]

얼마 전 어느 어른께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하고 여쭈었습니다. 어른은 빙그레 웃으시면서,

"그냥 살면 돼"

하십니다.

다른어른을 뵙게 될 기회가 있어 또 여쭈어 보았습니다.

"어떻게 살면 됩니까? 한말씀만 해 주십시오."

가만히 미소를 지으시더니 말씀하십니다.

"주어진 처지에서 충실히 살면 돼."

너무나 자명한 말씀이지만 집착의 수렁에서 헤매다 보면 까맣게 잊고 지내는 진리입니다.

"그냥 살면 돼" 라는 말씀처럼 구체적으로 집착과 환상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삶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은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사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고 성 베네딕도께서도 당부하셨습니다.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만이 비로소 겸손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주님을 바라보며 물 위를 걷던 베드로처럼 우리도 가벼워져서,

자기라는 험난한 바다 위를 유유히 걸어갈 수 있습니다.

눈길을 돌릴 때, 두려움의 광풍에 휩싸여 물속에 빠집니다.

자기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세상이라는, 공동체라는, 자기라는 바다에 빠져 듭니다.

기쁨이 없어지고 삶이 어렵고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는 것은

십중팔구 자기만을 바라봄으로써 자초한 화입니다.

얼마 전에 아는 수녀님으로부터 책 선물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라는 제목에

성베네딕도회 요셉 수도원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의 책이었습니다.

위에 내용은 그 책의 일부분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그냥 살면 돼"

참 쉬운 말씀입니다. 참 어려운 말씀입니다.

근데 이 말씀 안에는 모든 것을 내려 놓은 마음을 보게 됩니다.

모든 마음의 풍랑을 이겨낸 자유로움 말입니다.

내가 뭘 할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분에게 맡기는 마음입니다.

그냥 함께 함 입니다.

그게 일치입니다.

오늘을 살면서도..몇 번이나 되내어 보는 말씀입니다.

"그냥 살면 돼" 

..그냥 살면 돼..

이 말씀이 참 커다란 힘이 된다는 것을 느껴 봅니다.

누구도 아닌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면서 ..

다른 사람 안에 있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그분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그냥 살면 돼"

감사합니다.

[유숙영클라라]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냥 살면 되는데.. 아무런 걱정없이 그냥 살면 되는데..
그렇게 살기 참 어렵습니다.ㅠㅠ

[곽은화]

넘어지면서 일어서고..그러면서 조금씩 그분께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공동체가 있기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