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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산골짜기가 앞을 가로 막고 있는데 그 골짜기에는 많은 물이 폭포를 이루면서 떨어지고 있었다.
험난한 바위와 폭포와 많은 물 때문에 그쪽으로 가지 못하고 계곡 아래로 다시 내려와 그곳을 피해서 다시 올라가야 한다.
트레킹 길은 모두 가파른 쪽은 지그재그로 나 있다.
확실히 경사에 비해 힘을 덜 들이고 오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걷기는 더 걸어도 힘은 덜 들이고 급경사를 오르내릴 수 있다.
한 시간쯤 오르자 휴게소가 나타났다.
여기가 엘레나 산장인가?
알프스의 멋진 풍광이 있는 곳은 휴게소가 있어서 음료도 사 마시고 물도 보충하며 쉴 수 있다.
산장에는 비포장 계곡 길을 자전거로 올라온 사람들도 보였다.
비포장도로도 여기까지가 끝이다.
여기까지 자전거로 오다니 참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들이다.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기념사진도 찍고 쉬다가 다시 출발!
산장 뒤에 난 길은 보기만 해도 질릴 정도로 가파른 길이 나 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고 있다.
이 고개 정상이 이탈리아와 스위스 경계이다.
알프스 주봉과 연결되는 매우 높은 고개(2537m)로 고도가 높아 나무는 자라지 못하고 풀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Tour de Mont Blanc
올라가는 길은 힘은 들어도 수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어 아름답다.
8월 요맘때가 가장 많은 야생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나이 많은 서양 할머니 할아버지 단체도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버지 엄마 손자까지 걷는 가족도 있고, 젊은이들은 그 심한 경사를 아예 뛰어 다닌다.
힘들여 고개 마루에 오르자 저 멀리 넘어야 할 정상이 보인다.
고개 마루부터 정상까지는 경사가 좀 완만하다.
아찔한 절벽위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다 좀 평평한 곳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드디어 고개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이쪽에서 올라온 사람들과 저쪽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정상 푯말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고, 어려운 길을 오르느라 힘들어서 쉬는 사람도 있고, 주변 경치를 둘러보며 탄성을 지르는 사람도 많다.
우리도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스위스 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피해 이탈리아 쪽으로 살짝 넘어와 자리를 잡고 가져온 간식을 먹으며 멋진 경치를 감상하였다.
Tour de Mont Blanc
이탈리아 꾸르마예 마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협곡을 바라보고 사진도 찍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스위스 쪽 뾰족뾰족한 거봉들은 처음으로 볼 수 있는데 그게 무슨 봉우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려면 어떠랴!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걸.
아침 먹고 7시 반에 출발하여 12시가 다 되가니 이 고개 하나 넘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이곳은 바람이 불고 쌀쌀하여 좀 더 내려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내려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다.
한 20분쯤 내려가자 평평한 풀밭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곳 좋은 장소는 이곳 사람들이 자리 잡고 앉아서 쉬고 있었다.
우리도 조금 아래에 자리 잡고 앉아 배낭에 메고 온 빵과 과일로 점심을 먹었다.
먼저 온 이곳 사람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트레킹 내내 풀밭에 앉아서 쉬고 눕기도 했는데 여기는 뱀도 없고 진드기도 없어서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점심 먹고 다시 출발, 멋진 경치와 좋은 길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가끔 멈춰서 고개를 내민 블루베리를 후식으로 따 먹는다.
Tour de Mont Blanc
건너편 산허리에도 트레킹 길이 나 있어서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가 내려가는 산의 앞 건너편 산에는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이곳 소들은 그야말로 천국에서 살고 있었다.
어디나 넓게 펼쳐진 풀밭에 덥지 않고 서늘한 기후에 모기가 전혀 없어 여름 내내 모기에 시달릴 일도 없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소는 찌는 듯한 더위와 모기에 여름 내내 시달려야 한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이곳 소들은 덩치가 아주 크다.
산 아래에는 그림 같은 마을이 펼쳐져 있다. 평화로워 보이고 편안해 보였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근심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계곡을 거의 내려설 즈음 전망 좋은 언덕위에 휴게소가 있다. 스위스 사람들은 집집마다 꽃도 잘 기른다. 이곳 휴게소에도 화분에다 여러 가지 꽃들을 키워서 주변을 아름답게 꾸몄다. 헌 등산화에도 흙을 채우고 에델바이스를 심었는데 그 모습이 깜찍하다.
물통에 물을 받고 오늘 일정이 바빠서 서둘러 일어나 다시 하산하기 시작했다.
길은 산허리를 감아 나 있어 평탄한 길을 걷는 느낌이다.
저 아래 그림 같은 스위스 마을을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부지런히 걷는다.
버스가 3시에 있기 때문에 일행 모두 그 전에 버스 정거장에 도착해야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급경사 길을 내려와 드디어 버스 정거장에 도착해 모두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Tour de Mont Blanc
산위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산 아래 동네에 내려오자 한여름의 열기가 후끈 느껴졌다.
길가의 구유 위로 산에서 끌어온 맑은 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물도 마시고 병에 채운 다음 버스에 가서 배낭을 짐칸에 넣고 올라 자리에 앉았다.
얼마 만에 느끼는 편안함인가?
차를 타고 알프스의 멋진 풍경을 보며 다음 마을까지 이동하여 버스에서 내렸다.
여기서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타야 한다.
한참을 기다란 통나무 의자에 앉아 가다리다가 다음 행선지로 갈 버스를 탔는데 운전기사는 아까 그 사람 아닌가?
이번에는 계곡 길을 따라 달리는 게 아니라 경사가 심한 산위로 난 길로 간다.
지그재그로 난 길을 오르는데 길의 폭이 좁아 반대편에서 승용차라도 오면 차 한 대는 길가로 바짝 붙이고 서서 기다려야 했다.
점점 올라갈 때마다 경치가 다르게 보인다.
여기서 차가 구른다면 산위에서 아래까지 마냥 굴러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편에서 오는 승용차는 우리가 탄 버스를 보면 미리미리 길 가장자리에 서서 버스가 지나가도록 양보하였다.
유럽은 교통문화가 아주 발달하였다.
도로에 사람이 있으면 서행하고 사람이 건널 것 같으면 조용히 서서 사람이 다 건널 때 까지 기다려 주었다.
산 하나를 한참을 걸려 다 올랐다.
산 고개 마루 부근은 평평한데 거기에는 예쁜 호텔과 산장 상점이 여럿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어서 낚시도 하고 보트도 타고 수영도 하고 호수주변의 길을 달리기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일광욕도 하며 쉬고 있었다.
호수를 중심으로 휴양지가 형성된 것이다. 그곳을 조금 지나 버스를 내렸다.
내리면서 아슬아슬한 길을 운전한 버스기사에게 누군가가 베스트 드라이버라 하자 운전기사는 좋아하였다.
저 앞에 곤돌라가 있어서 우리 일행이 저걸 타고 가자고 했는데 가이드는 우리가 가는 길이 저것과는 다르다고 하면서 옆쪽의 산길로 접어들었다.
Tour de Mont Blanc
산 위쪽에서 깨끗한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우리가 가는 길이 이어져 있다. ‘그러니까 저 밑에 있는 호수는 이 물을 채워 이루어진 인공호수인가?’
나중에 보니 이 물길은 계곡을 흐르고 있는 물줄기 일부를 살짝 돌려서 만든 것이었다.
물길을 따라 오르는데 주변에는 블루베리가 널려 있어 쉬면서 그것을 따먹었다.
다들 지쳐있다.
한참 올라 드디어 예쁜 산장이 나타났다.
4인 1실을 배정 받았는데 비교적 깨끗했다.
짐을 찾아 풀고 샤워부터 했는데 하루 종일 땀 흘리고 난 뒤에 샤워하고 나면 참으로 개운하다.
처음에는 산장 생활이 불편하였는데 이제 적응이 되어서인지 별로 불편함을 모르겠다.
함께 있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어서 그런가?
제 8 일
오늘의 일정은 산장을 나서 침엽수림을 지나 스위스쪽 론 계곡을 조망하고 몽블랑산군 동쪽 산허리를 돌아서 트리앙까지 가는 것이다.
아침 식사 후 배낭을 들쳐 메고 산장을 나섰다.
매일 날씨가 도와주어 지금까지 차질 없이 잘 진행 돼 왔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조그만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나무가 울창하여 시원하지만 보이는 것은 나무뿐이다. 오솔길을 내려오다 다시 넓은 비포장 길을 따라가다 다시 오솔길로 접어든다.
그럴 때 마다 가이드는 제일 나중에 오는 사람까지 확인하고 다시 출발한다.
잠시 기다리는 중에는 산딸기를 따먹고 기다린다.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돌아 나서자 갑자기 환한 공간이 나오고 거기에는 소들이 한가하게 자리 잡고 있다.
앞서가던 일행 중에 한 사람이 갑자기 소를 보더니
“어머 소가 업어주네.”
“저게 업어주는 걸로 보여? 교미하는 거지.”
하하 깔깔 웃고 농가로 내려선다.
다시 비포장도로다.
비포장도로는 숲속으로 이어져 있다.
비가 많이 왔는지 흙이 무너져 내린 곳도 있다.
더 들어가자 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은 끝나고 공터가 나왔다.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고 이제 산길 오르막으로 접어들었다.
‘저 앞에 있는 저렇게 높은 곳을 오를 건가?’
걱정하면서 따라가는데 길은 계곡 쪽으로 휘어져 나 있다. 물이 맑지 않다.
이런 물은 먹을 수 없다.
석회석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다.
계곡을 건너 산허리를 가로질러 오르막길이 나있다.
Tour de Mont Blanc
멀리 있는 산들이 점점 잘 보인다.
헉헉거리며 따라가다 모두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간식을 먹는다.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
위쪽을 보니 이제 나무는 없고 풀만 자라고 있다.
수목자생 한계선까지 올라온 것이다.
조금 더 가자 이제 나무는 없고 땡볕에 고
스란이 노출되어 햇빛을 받으며 걷는다.
그 대신 가리는 게 없어서 멋진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다.
저 아래 계곡에는 제법 큰 마을 (아니 도시라고 해야 할 것 같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기가 론 계곡인가보다.’
상당히 큰 규모의 계곡에는 집들이 반듯반듯 서있고 경작지 또한 바둑판처럼 정렬이 잘 되어 있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큰 산들과 아주 조화를 잘 이루어 멋지게 보였다.
마을 뒤에는 포도밭이 자리 잡고 있고 산 위쪽 풀밭에는 겨울을 대비하여 건초를 만들기 위해 제초기가 머리 깎듯 풀을 깎고 있었다.
산허리를 돌아 나가자 멀리 저 위로 목장이 보이고 휴게소도 보였다.
소들이 움직일 때마다 워낭 소리가 뎅뎅 울린다.
우리나라의 워낭은 작아서 딸랑딸랑 하는데 여기 워낭은 커서 소리도 뎅뎅 멀리까지 들린다. 소들이 숲속으로 들어가 있으면 그것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이다. 소 사이를 지나는데 덩치가 커서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소들은 유순해서 우리가 가는 것은 상관 안하고 되새김질만 열심히 하고 있었다.
휴게소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쇠똥 냄새가 바람에 실려 왔다.
여기서 오늘 점심을 먹기 위해 가이드는 준비한 빵과 샐러드와 생선통조림을 꺼냈다.
울타리 쪽에 있는 구유 위로 호스에서 맑은 물이 흐른다.
병에 가득 채우고 마시고 했는데 물맛이 좋다.
점심을 먹고 일행이 휴게소에서 사온 사이다로 마무리했다.
큰 병 한 병에 8유로 받는다고 한다.
Tour de Mont Blanc
점심을 다 먹은 후 주변을 말끔하게 하고 다시 출발한다.
멀리 저 위쪽 산모퉁이를 돌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거기까지만 올라가면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이라고 한다.
다시 힘을 내어 올라가는데 경사가 심하지 않아 그리 힘들지 않게 마지막 산모퉁이를 올랐다.
이곳이 몽블랑 동쪽 산허리인가보다.
아래로 보이는 마을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경치가 좋아 기념사진을 찍고 숲길로 접어들었다.
숲 안쪽에서 워낭소리가 들려왔다. 산허리를 돌고 돌아 평평한 평지로 나서자 소들이 모여 열심히 풀을 뜯고 있다.
잠시 나무그늘에서 쉬면서 물을 마시고 다시 출발하여 계속 내리막 숲길을 걸어 도로에 가까운 풀밭에 주저앉았다.
도로 주변에는 집들이 여러 채 있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많고 사람들도 많다.
젊은 남녀가 우리가 있는 것 아랑곳 않고 껴안고 키스하고 있다.
한참을 풀밭에 앉아서 쉬었다.
오늘은 그렇게 힘든 코스가 아니어서 시간 여유가 있나보다.
목적지가 트리앙 인데 푯말에 트리앙이 왼쪽으로 표시되어 있다.
도로 쪽으로 내려서다가 금방 왼쪽 한가한 길을 따라 걷는다.
아래쪽은 계곡인데 거기에 마을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다.
그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찍고 가는데 길이 갑자기 계곡 쪽으로 이어졌다.
계곡을 다 내려와서 마을을 통과하여 가다보니 위에서 봤던 그림 같던 그 마을에 우리가 묵을 호텔이 있었다. 또 호텔 앞 언덕위에는 분홍빛의 고풍스런 성당도 보였다.
Tour de Mont Blanc
식당에 내려가 저녁식사를 하는데 옆자리에는 프랑스 인으로 보이는 부부와 어린 아들 둘이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스프에 고기와 밥이 나왔고 그들 일행은 삶은 감자에 치즈와 토마토로 버무린 소스를 감자에 발라 먹었다.
그들이 먹는 요리 이름이 ‘퐁뒤’ 라고 하던가?
맛이 어떨까 궁금하였는데 우리 현지 가이드가 그들에게 좀 달라고 하자 감자와 소스를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우리도 답례로 고기와 밥을 그릇째 그들에게 넘겨주었다.
감자 크기는 엄지손가락 만 하다.
그걸 삶아서 치즈와 토마토로 버무린 소스에 발라 먹기만 하면 됐는데 맛이 괜찮다.
밥을 먹고 3층 숙소로 올라갔다.
오늘은 2인 1실인데 일행 중 한명이 못 와서 나 혼자 방을 쓰게 됐다.
일정을 대충 정리하고 11시가 넘어 불을 끄고 누웠는데 하늘로 난 창으로 별이 보였다.
그런데 가끔 마른번개가 쳐서 내일 비오면 어쩌나 걱정하다 잠이 들었다.
제 9 일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어제 늦게까지 일정을 정리하고 잠들었는데 새벽에 피곤함도 없이 눈이 떠진다.
땀도 많이 흘리고 힘은 들지만 건강에는 오히려 더 득이 되는 여행이다.
9일째 걷지만 오히려 더 건강해진 느낌이다. 눈을 뜨자마자 하늘로 난 창을 바라보았는데 별이 보였다.
오늘까지만 제발 맑아다오. 어제 우리 가이드가 오늘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그랬다.
오늘의 일정은 발므고개(2191m)를 올라 스위스를 넘어 프랑스로 간다.
포제트 능선을 따라 몽록까지 내려가면 몽블랑 트레킹이 완료된다.
아침으로 빵과 시리얼을 먹고 물병에 물을 가득 채운다음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서쪽으로 보이는 설산 쪽으로 가다가 고개를 넘으면 우리가 트레킹을 처음 시작한 샤모니가 나오고 트레킹도 끝을 맺게 된다.
예쁜 마을 가운데로 난 길을 따라 트레킹을 시작한다.
8월이 가장 더운 달인데 여기는 아침공기가 싸늘하다.
마을 민가 옆에 있는 텃밭에는 감자가 꽃을 피우고 있고 상추, 근대, 당근이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봄에 제일 먼저 심는 것이 감자이고 상추이다.
그만큼 서늘한 기후에도 잘 되는 작물인데 여기서는 가장 온도가 많이 올라가는 지금 이런 작물을 심어야 하니 다른 것은 재배하기 힘들 것이다.
Tour de Mont Blanc
대신 푸른 풀밭이 넓게 조성되어 있어서 소와 양을 기르는 목축업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이용한 관광업이 크게 발전 하였다.
마을에 있는 집들도 대개가 살림집이라기보다는 산장이라고 해야겠다.
그러니까 이 마을은 전체가 관광객을 상대로 숙박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 끝에는 야영장이 있어서 관광객들이 차를 주차하고 텐트를 치고 야영하고 있었다.
마을을 벗어나서 잠시 산딸기를 따먹고 산으로 이어진 길로 접어들었다.
점차 나무가 많아지고 굵어진다.
소나무 열매는 솔방울이라고 하는데 전나무 열매는 뭐라고 해야 하나?
전나무 열매는 솔방울보다 길쭉하다. 옛날 뻐꾸기시계 추하고 모양이 똑같다.
올라갈수록 경사가 더 심해진다. 그러다가 갑자기 환해진다.
수목자생 한계선에 다다른 것이다.
이제 햇빛을 가려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내리쬐는 햇빛을 고스란히 받으며 걷는다.
그 대신 전망은 끝내준다.
멀리 우리가 넘어야할 고개 마루가 보인다.
산위에서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고 물을 받을 수 있게 작은 호스를 끼워 놓았다.
여기서 물을 보충 할 수 있으나 내 물병에는 아직 물이 많아 충분할 것 같아 물을 받지 않고 올라갔다.
저 멀리 아래쪽에 우리 일행이 보였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앞선 사람들이 고개로 바로 가는 게 아니고 산위로 자꾸만 올라간다. 나중에 올라가 보니까 고개 마루까지 바로 갈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커다란 골짜기가 있기 때문에 길이 그곳을 피하여 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