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과 건강 이야기
<'등산 체력' 기르는 법>
건강한 등산을 하기 위해 필요한 '등산 체력'이 따로 있다.
등산체력 키우는 법을 알아보자.
◆ 심폐 지구력
등산할 때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은 1분당 150L이다.
앉아 있을 때 1분당 4L의 수십배 가까이 된다.
이렇게 큰 심폐지구력을 키우려면 1주일에 3~5회 '숨을 헉헉거릴 정도(최대운
동능력의 60~80%)'로 15~60분간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다.
특히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있는 코스에서 달리거나, 계단 오르내리기도 좋다.
◆ 허벅지·종아리 근육
평지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 허벅지 근육은 가파른 산길을 올라갈 때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양 발을 벌리고 천천히 무릎을 90도까지 굽히는 동작을 반복하면 허벅지 힘이
길러진다.
계단 오르내리기도 효과적. 초보자는 산행 중 종아리 경련이 일어날 수 있는데,
평소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반복하면 종아리 근육이 강해져 경련을
예방할 수 있다.
◆ 균형 감각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 발목을 삐거나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선 자세로 고개를 위로 쳐다보고 몸을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기, 눈을 감고 한
발로 서기를 반복하면 균형감각을 기를 수 있다.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비틀거려 넘어질 수 있으므로 평소 허리나 복부, 무릎
등을 스트레칭 해 유연성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 1회 등산하면…체지방 감량되고 눈 건강에도 좋아>
일주일에 1회 이상 등산을 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운동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근력이 강화된다.
산행을 하면 최대운동능력의 70~80% 정도의 힘으로 근육을 장시간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근지구력이 향상된다.
단련된 근지구력은 하루 종일 오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만성 피로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심폐기능이 향상된다.
등산을 통해 일정한 호흡 운동을 하면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조성연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 원장이 38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3~4회씩 한
번에 2시간 이내의 등산을 6~18개월 시킨 후, 심박출량(심장이 한 번의 박동
으로 피를 뿜어내는 양)을 조사한 결과, 등산 시작 전에 비해 심박출량이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정신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스포츠의학 교과서에는 여러 사람과 어울려서 하는 등산은 우울증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실제로 등산한 다음 날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있는 혈액 내 베타 엔돌핀 양을
측정하면 그 전보다 10~20%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넷째, 체지방 감량효과가 뛰어나다.
등산은 운동 강도가 중간 정도이기 때문에 지방의 연소비율이 높은 데다, 최소한
2~3시간 장시간 운동을 하기 때문에 체지방이 오래 연소된다. 선우섭 경희대
체대 스포츠의학과 교수는 "등산은 조깅보다 지방 감량 효과가 두 배 이상 높다"
고 말했다.
다섯째, 눈 건강에도 좋다.
최태훈 누네안과병원 원장은 "일상 생활에서는 컴퓨터, 책, TV 등 가까운 곳을
오래도록 보느라 눈의 수정체가 긴장한 상태로 있지만, 등산할 때 정상에 올라
먼 곳을 응시하면 긴장된 수정체의 피로를 풀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산과 숲의 초록색은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색으로 눈의 피로감과 긴장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최원장은 설명했다.
<하산 때 근육세포 더 파괴…>
'사뿐사뿐' 걸어야
▲ 너무 빠른 걸음으로 산을 타면 체력 소모가 심해지고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올라 갈 때는 발바닥 전체로 땅을 디디고, 내려올 때는 리듬을 타듯‘사뿐사뿐’
걷는게 좋다.
등산은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는 운동이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넘어지거나
발을 헛디뎌 다칠 위험이 적지 않고, 산을 내려온 뒤 며칠씩 다리가 찢어질 듯
한 근육통에 시달리는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부작용 없이 등산을 즐길 수 있을까?
등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천천히 걷는 것인데 평지 보행의 절반 속도로 해야
한다.
체력을 과신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내리는 사람이 많다.
이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심해지고 부상 위험도 높아진다.
◆ 근육통을 예방하는 하산 요령
등산을 마친 뒤 다리가 쑤시는 근육통의 원인은 내리막길 때문이다.
허벅지 근육이 터질 것 같은 오르막길보다 비교적 여유롭게 생각하는 내리막길
에서 근육 세포가 더 많이 파괴된다.
실제로 ① 계단으로 아파트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을
때와 ②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계단으로 내려왔을 때, 근육세포손상 정도를
알 수 있는 '혈중 크레아틴인산 분해 효소' 농도는 ②번이 더 높다.
박윤길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산을 내려갈 때는 허벅지 앞쪽
근육의 길이가 늘어난 상태에서 체중을 지탱해야 한다.
그러면 같은 무게라도 근육에 힘이 더 들어가 근육 세포가 다치기 쉽다"고 말했다.
근육통은 보통 1주일 정도 지나면 완화된다.
그러나 3주일 이상 근육통이 지속되면 근육이 파열됐거나 관절·뼈에 문제가 있는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에서 진찰 받아야 한다.
내리막을 잘 내려오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 첫째,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어서 내려오면 체중 부하가 심해져 근육·관절·
허리에 모두 무리가 온다.
내려올 때는 착지 충격을 부드럽게 해야 하므로 '사뿐사뿐' 걷는다.
* 둘째, 40~50분 보행 후에는 5~10분 정도 휴식한다.
쉴 때는 앉아있지 말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 셋째, 등산용 스틱을 이용한다.
스틱은 착지 충격을 분산시켜 다리로 가는 하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 넷째, 배낭 속 짐을 최소화한다.
내리막길에서 무릎 관절이 받는 충격은 체중의 3~5배에 이른다.
* 다섯째, 다 내려온 뒤에 10~15분간 정리 운동을 해서 근육을 풀어준다.
주로 다리, 복부, 어깨 등 큰 근육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