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어느날 좋은 정보를 접하여 여름의 초입에 시작한 한글 사랑 시리즈가 벌써 22번째를....
가을의 입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저는 있는 정보 그대로 올리며 그 때마다 일견하면서 알아가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들께서는 저와는 다른 의미로, 방법으로 접하시고 계실 것이기에 힘을 냅니다.
9월의 첫 주에 올립니다.
‘6일간’과 ‘6개월간’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에 ‘6일 간’, ‘6개월 간’, ‘20년 간’처럼 앞말과 ‘간’을 띄어 쓴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런데 ‘6일간’, ‘6개월간’, ‘20년간’처럼 앞말과 ‘간’을 붙여 쓰는 것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이때 ‘간’은 ‘동안’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기 때문에 앞말에 붙여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간’이 ‘관계’의 의미로 사용될 때는 품사가 ‘의존명사’가 되기 때문에 앞말과 항상 띄어 써야 합니다. 예를 들면, “부모와 자식 간에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와 같은 문장처럼 ‘간’을 앞말과 띄어 쓰게 됩니다. 앞으로 ‘간’이 들어간 단어를 사용할 때는 띄어쓰기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다음달’과 ‘지난달’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에 ‘다음달’이나 ‘지난달’을 한 단어처럼 붙여 쓰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됩니다. ‘다음달’은 ‘다음 달’처럼 띄어 써야 하지만, ‘지난달’은 “이달의 바로 앞의 달”이라는 의미의 명사이므로 붙여 쓰는 것이 올바른 표기입니다. 이처럼 ‘다음’이나 ‘지난’과 함께 사용하는 ‘달, 날, 해, 주, 번’ 등의 경우에 붙여 써야 하는 단어와 띄어 써야 하는 단어가 다릅니다. 즉, ‘다음날’과 ‘다음번’은 명사이므로 붙여 써야 하지만, ‘다음 달’, ‘다음 주’, ‘다음 해’는 모두 띄어 써야 합니다. 반면에 ‘지난달, 지난날, 지난해, 지난주, 지난번’은 모두 명사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이처럼 복합명사의 띄어쓰기는 언어 직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사전 검색을 통해서 단어를 정확하게 띄어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부 탑승자’와 ‘레벨 4단계’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에서 의미가 중복된 어휘 사용을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내부 탑승자’나 ‘레벨 4단계’와 같은 표현입니다. 즉, ‘탑승자’는 ‘배나 비행기,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이므로 ‘내부’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하면 의미가 중복됩니다. 아울러 ‘레벨’은 ‘지위나 품질 등의 일정한 표준이나 정도’를 나타내는 단어이고, ‘단계’ 또한 ‘일의 차례를 따라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하므로 ‘레벨’과 ‘단계’를 함께 사용하면 이 또한 의미가 중복된 표현이 됩니다. 따라서 ‘레벨 4’나 ‘4단계’ 중 하나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해요’와 ‘함께해요’
‘함께 해요. 우리’와 같은 문구를 공공기관의 보도자료에서 간혹 보게 됩니다. 이 문구에서 잘못된 곳은 어디일까요? ‘함께’는 ‘한꺼번에 같이’ 또는 ‘서로 더불어’의 뜻을 갖는 부사이므로 ‘함께’와 ‘하다’를 띄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가 ‘하다’와 같이 쓸 때는 ‘어떤 뜻이나 행동을 서로 동일하게 취하다.’라는 의미로 ‘같이하다’라는 뜻이 됩니다. 따라서 ‘함께해요. 우리’와 같이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참고로 명사와 ‘하다’가 결합하는 경우에 두 단어로 인식하여 띄어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사전을 검색해 보세요.
사단과 사달
어떤 일이 잘못되어 사고나 탈이 났을 때 흔히 ‘사단이 났다’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사달이 났다’라고 적어야 합니다. ‘사단(事端)’은 ‘사건의 단서’ 또는 ‘일의 실마리’를 뜻하는 한자어이고 ‘사달’은 ‘사고나 탈’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참고로 ‘사달’은 ‘사달이 나다’ 외에 ‘사달을 내다, 사달이 벌어지다’ 등과 같이 사용합니다. 따라서 두 단어의 의미를 고려하여 “기어코 큰 사달이 나고 말았다,” 또는 “사소한 말다툼이 사단이 되어 큰 사건으로 되고 말았다’와 같이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알음과 앎
‘알음’과 ‘앎’의 차이를 아십니까? ‘알음’은 “사람끼리 서로 아는 일”을 뜻하는 명사이므로 “그와는 서로 알음이 있는 사이다.”처럼 사용하고, ‘앎’은 “아는 일”을 뜻하는 명사이므로 “앎은 힘이다.”처럼 사용해야 합니다. ‘앎’은 동사 ‘알다’의 명사형인데, 흔히 ‘암’이라고 적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알다’처럼 어간이 ‘ㄹ’ 받침으로 끝나는 용언의 경우 명사형을 만들 때 어간 ‘알-’에 명사형 어미 ‘-ㅁ’을 결합하여 ‘앎’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어떻게와 어떡해
‘어떻게’와 ‘어떡해’ 중에 어떤 것이 올바른 표기일까요? 두 말은 모두 올바른 표기입니다. ‘어떻게’는 ‘어떠하다’가 줄어든 ‘어떻다’에 어미 ‘-게’가 붙어 부사어가 된 말입니다. 따라서 ‘어떻게’는 “어떻게 생겼니?”처럼 서술어를 수식하는 부사어입니다. ‘어떡해’는 ‘어떠하게 하다’가 줄어든 ‘어떡하다’에 어미 ‘-어’가 붙어서 서술어가 된 말입니다. 따라서 ‘어떡해’는 “나 어떡해?”처럼 서술어로 사용되는 형용사입니다.
준공시와 준공 시
‘준공시’는 “공사를 다 마친 경우”를 뜻할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으로 이때 ‘준공’과 ‘시’를 붙여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는 “어떤 일이나 현상이 일어날 때나 경우”를 뜻하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써야 합니다. 따라서 ‘준공 시’라고 적어야 합니다. 하지만 “뜻밖의 긴급한 사태가 일어난 때”를 의미하는 ‘비상시’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써야 합니다.
등쌀과 등살
“등에 있는 살”을 ‘등쌀’이라고 할까요, ‘등살’이라고 할까요? 읽을 때는 ‘등쌀’이라고 하지만 적을 때는 ‘등살’이라고 해야 합니다. 하지만 “몹시 귀찮게 구는 짓”을 뜻할 때는 소리 나는 대로 ‘등쌀’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한글맞춤법 제1장 제1항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때 낱말의 본뜻이 살아있는 경우에는 어법에 맞게 적지만, 낱말의 본뜻에서 멀어진 경우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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