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엔 부엌에서 풍덩하는 소리가 났다. 구정물을 담아 둔 통속에
서 무엇이 덤벙덤벙 헤엄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보니 구정물 통 속에
쥐가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세종은 부엌 구석에서 막대기를 주어
다가 쥐가 기어오르도록 다리를 놓아 주었다. 그리고는 빨리 도망치지 못
하는 쥐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이세종은 모든 동물의 생명을 사랑하는
것은 동물을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도 잡아서 죽이지 말고 버리라
고 했다. 파리도 죽이지 않고 두 손으로 휘휘 저으면서 밖으로 내쫓기만
했다. 어느 날 부엌에 나가보니 독사가 있었다. 이세종은 독사를 때려잡
지 않고 막대기를 들고 조심스럽게 몰아내 산으로 가게 했다. 그러면서
쫓겨 가는 독사를 보고, “다른 사람이 보았으면 큰일 날뻔했다. 앞으로는
조심해서 네 몸을 간직해라.”하며 사람에게 말하듯 했다. 어느 해 가물
어 논에 물이 마를 때, 이세종이 길을 가다가 웅덩이를 보니 그 속에는 송
사리, 미꾸라지, 올챙이들이 한데 어울려 죽어가며 파득거리고 있었다.
이세종은 입고 가던 옷에다 그것들을 주워 담아 냇가로 가서 물에 풀어
주었다. 말라 죽은 올챙이도 주워 담으면서 “이것들이 이렇게 물 없이 죽
듯이, 인간들도 그렇게 되는 시기가 올지 모른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이공이세종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순례자님, 눈 뜨면 이리도 고운 세상
마음으로 전해지는 공감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