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
< 찬송:407장, 성경:로마서 13:11-14 >
(말 씀) 오늘 본문은 믿지 않는 이들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사도 바울의 권면입니다. 바울은 때를 분별하는 지혜를 품고 잠에서 깨어야 할 때라고 일러 줍니다.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먹고 마시며 취하거나 방종에 빠지는 것을, 분쟁과 시기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라고 권합니다. 이러한 윤리적 권고는 비록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하나님 나라의 자녀가 되었지만, 이 땅에서 몸으로 살아가는 한 우리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이전처럼 여전히 넘어지기 쉬우며, 우리의 욕망을 부추기는 힘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바울은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의 은총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의 삶을 놀록히 여기지 않습니다. 앞서 7장에서도 그는 선을 행하고자 해도 악을 행하고 마는 비참함, 선을 향한 의향이 있어도 도무지 행하지 못하는 자기모순을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렇게 자기모순을 발견하고 비통함 가운데 울부짖을 때 더 깊은 은총을 체험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빛의 갑옷을 입고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는 권면은 그리스도인의 선한 삶은 자기 노력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인가의 자기모순, 선의 의지는 있되 악을 행하는, 입에는 꿀을 바르되 속으로는 칼을 품는, 그리스도를 주님이라 고백하면서도 여전히 이익을 계산하기에 바쁜 자신의 모습을 어둠 속에 숨기지 않고 그리스도의 빛 가운데 드러내 빛이신 분을 의지해녹여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것을 그리스도의 빛 가운데 드러내지 않는다면, 그러한 욕망은 어둠 속에서 끊임없이 자라서 우리를 더욱 조종하려 들고, 결국은 자신이 그런 모순에 빠져 산다는 것조차 분별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빛 가운데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는 것은 자신의 허물을 빛이신 그리스도 앞에 자꾸 드러내는 것입니다. 바리새인처럼 자신의 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세리처럼 허물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리새인은 자기에 취해 있고, 세리는 은총을 누리는 것입니다. 허물뿐인데, 덧입기는 오직 은총이라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그리스도로 옷 입혀지기를 소망합니다.
(질문과 나눔)
고백하기는 허물뿐, 덧입기는 그리스도의 은총뿐이라는 말씀을 새기십시오
(기 도) 오늘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루를 지내는 동안 영이 깨어 있어 내 어리석음을 보게 하시되 감추려 화를 내거나 실망하지 않게 하옵소서. 오히려 그것을 빛이신 주님 앞에 내어놓아 주님의 은총을 덧입어 감사드리는 기회로 삼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