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행복 편지 412
안녕하셨어요? 무더웠던 여름도 서서히 가고 가을 성큼 다가온 듯싶습니다.
교황님께서 다녀가신 뒤 그 여운이 여전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 일상을 비추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오랜 습관이 있어서 항상 깨어있지 않으면 금방 옛 모습으로 돌아가기 쉽지요.
개인적으로는 지난여름 프랑스 쌩장 피에 드 포르(St. jean pied de port)에서 스페인에 있는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까지 819km 걷는 도보 순례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제 몸과 마음에 찐 군살을 뺄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달은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귀국 후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하여 보니 역시 금방 바쁘고 쫓기고 분주한 생활의 연속입니다. 역시 깨어있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다가는 그저 추억에 남는 아련한 기억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무섭습니다. 교황님께서 아시아 젊은이들에게 외치신 말씀! ‘Wake up!’ ‘깨어 일어나라’
도보 순례 중에 제가 아끼는 후배가 갑작스런 한강 실족사로 세상을 떴다는 부고를 접해 한동안 마음이 짠했었습니다. 그가 저세상으로 돌아가기 이틀 전까지 이 세상에서 비록 저와 9,000km 떨어져 있었지만 카톡으로 우리의 마음을 주고받았었기에 더욱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죽음은 예고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오지요.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의 죽음을 접할 때 비로소 우리의 일상을 다시 점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 세상에서 영원무궁 계속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럴 것 같이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Wake up!’을 속으로 외쳐봅니다. 우리 서로 사랑으로 아파하고, 아끼고, 보듬어 안고 사는 한주를 함께 만들어 가심이 어떨지요?
2014. 8. 25
해피데이
김항중 요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