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 ② 유기견 보호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고 따스한 햇살은 아침을 빛낸다.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날’이라 생각되는 날씨.
그러나 어떤 동물에게는 아직도 살을 에는 날씨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맞아 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시에 버려지는 유기동물도 늘어나고 있다. 주인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유기견들에게는 따스한 봄날도 남들 얘기일 뿐이다.
절망 속에서 놓지 않는 희망 ‘유기동물보호소’
유기되거나 실종된 동물을 각 지자체에서 일정기간 공고를 내서 보호하는 곳이 ‘유기동물보호소’이다. 공고 기간이 지나면 동물보호법에 의해 소유권이 각 지자체로 넘어가게 되고, 이후에는 새로 입양을 보낼 주인을 기다리거나 상황에 따라 안락사를 시키게 된다.
▲ 버려지는 동물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가정동물병원 양해용 원장
현재 우리 시에는 군구별로 유기동물보호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서구에 위치한 가정동물병원은 전국적으로 유기견 입양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현재 입양률은 80~90% 정도입니다. 병원 고객과 간호사들의 적극적인 블로그 활동이 큰 역할을 하고 있죠.” 10년간 유기동물보호소 운영을 맡아온 가정동물병원 양해용 원장은 유기견 입양문화가 차츰 확산되고 있지만 지난해 서구에서 발견한 유기견만 1,200마리라며, 견주들의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끝까지 동물을 책임질 수 있는지 자문하고, 경제적 여건도 냉정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죠.” 개를 입양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입양할 개가 없어서 대기해야 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그. 더 이상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버려지는 동물이 없길 바라본다.
버려졌으나, 다시 행복해지길 ‘행복한 유기견 세상’
지난 2007년에 문을 연 인터넷 다음카페 ‘행복한 유기견 세상’, 일명 ‘행유세’는 정부 지원 없이 회원들의 봉사와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유기견 보호단체다. 남동구에 있는 보호소 이름은 ‘사랑터’. 버려지거나 구조된 50여 마리의 강아지들이 이곳에서 보호되고 있다. 행유세의 주된 활동은 안락사 대기 1순위에 오른 유기견들을 사랑터로 데려와 보호하면서 입양처를 찾아주는 것이다. “10여 년 전, 유기견 입양을 알선해주던 인터넷 카페가 갑자기 문을 닫게 되면서 많은 개들이 갈 곳을 잃게 됐지요. 당시 카페 회원 몇 명이 자비로 작은 보호소를 설립한 게 사랑터의 시작입니다.”
어느새 6만3,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게 된 ‘행복한 유기견 세상’의 임송희 대표는 “현재 행유세를 이끌어가는 많은 운영진들은 대가 없이 자원해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유세는 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투명한 관리가 필요해요. 그래서 저희 카페는 회비를 내는 참여회원 모두에게 매달 통장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좋은 가정으로 입양 가서 잘 살고 있는 유기견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임 대표. 그는 무엇보다 유기견에 대한 선입견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모든 개들이 처음부터 유기견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의 생이 유기견으로 끝나지 않도록, 그래서 사랑터의 하루는 오늘도 바쁘다.
‘반려동물 보호 및 학대 방지 조례’ 제정·공포
우리 시는 올해부터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 드는 질병 진단비, 치료비, 예방접종비, 중성화수술비 등 제반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최대 지원 한도는 10만 원이다.
특히 시는 지난해 6월 5일 학대·유기행위로부터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보호·관리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반려동물보호 및 학대방지 관련 조례 제정은 인천시가 광역시 중 첫 번째다. 주요 내용은 반려동물 보호의 기본원칙 수립과 반려동물 실태자료 수집·관리, 소유자의 책임 규정 등이다. 또 피학대동물·유기동물이 신고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고, 반려동물 보호 실현 및 관련 신산업 육성을 위해 일선 구·군, 관계기관·단체와 협력하도록 했다.
시는 조례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동물보호의 범위를 뛰어넘어 반려동물의 유기·학대행위(자)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엄정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의 : 시 농축산유통과 동물관리팀 ☎ 440-4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