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y in God
벚꽃이 한창입니다. 주말에 벚꽃 구경 다녀오셨습니까? 어디를 가나 벚꽃이 한창입니다. 벚꽃을 보며, ‘봄에 피는 꽃은 죄가 없다’라는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벚꽃들은 그렇게 흐드러지게 피면서, 시기 질투없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며,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여러분 마음 안에도 아름다운 꽃들이 오랫동안 한창이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지난주에 학년 교장을 중심으로 학교장과 각 학년 선생님들과 정담회를 가졌습니다. 각 학년 분위기와 각반의 분위기가 다르면서도 서로가 어우러진 학년 교육 가족 공동체를 꾸려가시는 학년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에게 존경의 마음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저와 관리자들은 각 학년과 교육가족공동체가 원활하게 운영이 되고, 뿌듯한 교육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학년 정담회를 준비해주시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하신 선생님들은 다음에는 꼭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청렴에 관하여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아침마다 업무포탈의 창을 열면 청렴을 강조하는 경기도 교육감의 메시지가 뜹니다. 이번 주말을 지내면서, 청렴을 묵상하고 고해성사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방심하면 자신도 모르게 청렴에서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먼지가 쌓이고 때가 끼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심코 가졌던 생각과 행동이 청렴에 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말입니다. 특별히 ‘괜찮을거야, 이 정도쯤이야’ 했던 것이 서로에게 아픔이나, 자신과 학교의 명예에 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잘한다고’ 아니 ‘사랑한다고’ 했던 나의 좋은 말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나 수치심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도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악의는 아니지만, 상처를 받았다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함께 노력하는 우리 공동체가 되면 좋겠습니다.
‘청렴’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법에서 요구하는 청렴을 잘 지키면, 학교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는 안도의 마음도 들었습니다. 더 묵상하면서, 법적인 청렴은 법 밖의 청렴, 마음의 청렴인 양심을 법적인 청렴의 법망으로 오염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우리 신앙인들, 세상의 법보다는 하늘의 법을 중요시 여깁니다. 그래서 어느 누군가는 ‘인재간 천재간’, ‘인간이 하는 일을 하늘이 알고 있다’라고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납니다. 양심과 하늘의 잣대로 청렴을 준수하는 것이 우리 천주교 학교 선생님들이 가져야 하는 자세, 이번 주 성주간을 지내고 부활을 맞는 우리의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며 단식과 장엄한 전례를 행합니다. 단식과 장엄한 전례에 함께 하면서, 그동안 나의 양심과 영혼의 청렴에서 벗어나고, 쌓였던 먼지와 때를 씻어내고, 깨끗한 청렴의 양심과 영혼을 간직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단식하면서, 미움에 대한 단식, 다툼에 대한 단식, 분열에 대한 단식, 의혹에 대한 단식, 그릇됨에 대한 단식, 절망에 대한 단식, 마음의 어두움에 대한 단식, 슬픔에 대해 단식하며 영혼을 정화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뭄이 심한 요즘 단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랑과 용서, 일치와 신앙,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 위로와 이해의 단비가 우리 교육가족 공동체와 우리 영혼에 촉촉이 내려 영혼의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부활을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법적인 단식과 청렴을 넘어, 양심과 영혼의 단식과 청렴을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욱이 영혼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워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 바치고, 평화의 인사 나누는 시간, 강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일어나주셔서 주님의 기도 함께 바치도록 합시다.
첫댓글 오늘 교직원 회의 때 선생님들에게 했던 저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