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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는 나무랄 데 없는 신앙생활을 하였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자신에 대해 만족하며 죄인과 다르게 살 수 있었음에 하느님께 감사하였습니다. 그 반면, 세리는 언제나 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았고, 그러한 자신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가 아닌 세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분명히 바리사이가 의인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세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여기시는 것일까요? 한 유다 청년이 율법 학자에게 자랑하였습니다. “선생님, 저는 『탈무드』를 세 번이나 읽었습니다.” 사실 유다교 경전인 『탈무드』는 그 분량이 방대하기 때문에 이는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율법 학자는 이에 감탄하지 않은 채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그대가 『탈무드』를 세 번이나 읽었다고? 그러면 『탈무드』는 그대를 몇 번이나 읽었는가?” 청년은 이 말에 크게 깨닫고 돌아갔습니다. 바리사이가 기도한 대로 강도 짓도, 불의도, 간음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그를 의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일주일에 단식을 두 번이나 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쳤다고만 해서 의로운 것도 아닙니다. 의로움이란 하느님께서 그 사람의 삶을 헤아리시고 변화시키시도록 자기 자신을 그분께 겸손하게 내어 드리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주님의 말씀에 비추어 자신을 성찰하지 않는 사람은 그 어떤 위대한 일을 하여도 의인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하느님 없이 스스로 의롭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