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마태오) - 이곳에 들어오게 만든 친구를 원망하고 증오만 해왔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원망과 증오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고 부끄러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한 저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감사기도 드릴 수 있게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반성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인의 몸인 저를 위해 봉사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다시 자유를 찾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고 각오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셔서 제가 그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동기를 부여해 주시어 용기를 내고 감사할 게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해주신 봉사자 자매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용히 묵상하며 감사할 것을 찾아보니 너무 많다는 것을 알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갈사할 줄 몰랐나를 반성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하루 감사할 것을 적으며 저도 모르게 제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마운 일에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내가 고맙다고 말하고 있으며 감사한 일에 감사하다 말하지 못했던 내가 감사하다 말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누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답장이 올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지만 이제까지 오해로 인해 남보다 못하게 지내오던 관계를 풀기위해 계속 편지를 쓸 것입니다. 이렇게 내가 먼저 화해를 위해 노력하게 된 것에 놀라면서도 즐겁고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남들에게 부주의한 말 한마디로 인해 싸우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내일은 즐거운 말 한마디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길 희망하며 감사합니다. 하루를 마감하며 조용히 묵상하고 기도로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무런 사고 없이 또다시 하루를 마감하고 새로운 하루를 준비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양광모(야고보) - 아버지, 오늘 이 시간들 어둠이 아닌 빛으로 가는 첫 걸음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세상에서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게 도와주세요. 상처가 너무 커서 힘들어하고 있는 이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모든 기억은 지우고 지워도 잊히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픈 기억이, 그것으로 인해 제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 왜 죽음을 제 옆에 있게 하셨는지요. 그래서 제 곁에 아무도 없게 하셨는지요. 7명과 함께 하늘나라 그곳으로 같이 갔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도 방황을 하고, 저는 앞으로도 어디 한곳에서 살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원망보다 증오, 증오보다 슬픔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게 희망을 주시고, 행복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김석태(바오로) - 9년 동안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니기 전에 나하고 지금의 나는 변화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인을 하고 이곳에 들어온 저를 변화를 시키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지금의 저는 이곳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너무 감사하고 기쁩니다. 앞으로 저에게 남은 시간은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과는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박상호(라파엘) - 누구나 사형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 아니면 오늘, 인간은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날까지만 살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운명을 바꾸려고 발버둥 쳐도 바꿀 수 없는 현실입니다. 지금 국민들이 원망하는 소리를 하느님께서는 알고 계시겠지요. 아직 다 피지 못하고 하느님 곁으로 간 학생들, 부모님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원망하는 소리를 하느님은 알고 계시겠지요. 방송을 볼 때마다 저 자리에 내가 있었으면 그럼 많은 학생들이 희생 되지 않았을 것을, 아니 누군가가 도망가라고만 했으면... 죽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만 나옵니다. 슬퍼한다 해도 부모님들의 슬픔보다는 못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하느님 곁으로 갈수 있게 저 라파엘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모든 형제자매님 희생자들 분만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도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주님 저희들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아멘. 애들아 미안하다.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어리석은 어른들을 용서하고 천국에 가서 좋은 곳에서 만나자. 사랑한다.
김태경(다윗) - “하느님께 맞갖은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꺾인 마음을 하느님, 당신께서는 업신여기지 않으십니다.” 주님께서 찾으시는 사람들의 마음상태는 ‘상한 갈대’나 ‘꺼져가는 등불’ 같습니다. 튼튼한 나무가 아닌 연약한 갈대. 그것도 온전한 갈대가 아닌 상한 갈대입니다. 주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십니다. 상한 갈대는 비참한 상태에서 그리스도께 나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입니다. 상한 심령은 그리스도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해 줍니다. 자신이 하느님의 정의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죄인임을 의식하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잊지 마십시오. 집을 떠나 방황하는 탕자를 가슴으로 깊이 안아주는 아버지처럼, 길 잃은 양을 품에 안으시는 목자처럼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이 계시다는 것을 이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모든 영혼들. 주님께서 친히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슬퍼하거나 노여워하기보다 간절히 엎드려 주님께 기도드릴 때 하늘나라에서는 더 없는 복락과 기쁨을 누릴 것이라 믿습니다. 찬미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