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짙은 겨울밤입니다.
깊은 밤 안개마저 자욱하니
이 밤 진정 처연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희뿌연 수은등 아래 연거푸 피운 담배 연기는 안개를 더 짙게 할 뿐
심란한 마음은 가셔지지 않습니다.
그 어느 날 연미산 기슭 아래,
금강 둔덕을 뒤덮은 짙은 안개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게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숟가락으로 푹 떠서 누군가의 입에 넣어 주고 싶은
몽환적인 밤이었습니다만.
먹물처럼 깊은 밤
물속처럼 갑갑한 심중에도
안개꽃처럼 그리운 사람이 있으니...
어린 시절
밤새워 벼락공부하던 나에게
동치미 국물 한 사발 건네시던
여든을 막 넘긴 엄마 생각에 목이 메옵니다.
그날 밤도 오늘같이 안개가 자욱했는데...
눈 덮인 장독대
항아리 뚜껑 열어
살얼음 서걱거리는 단술 한 대접 벌컥벌컥 들이키면
이내 가슴 후련해지련만.
타는 목에 담배 연기 깊이 마시고 길게 내뿜으니,
아!
래여애반다라!
심장은 꽁초처럼 타들어 가고
안개는 농도만 더해 갈 뿐.
첫댓글 담배를 끊으십시오, 교장 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