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오는 5월 17일 오후 3시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4대강사업 중단 촉구 전국사제단식기도회를 시작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은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도회를 시작하며 전국의 사제, 수도자, 신자들에게 "다급한 심정으로" 글을 올렸다.
호소문에서는 강뿐 아니라 사람도 다 죽게 되었다고 탄식하면서 "자연 파괴로 말미암아 벌어질 재앙도 무서웠지만 어째서 우리 시대의 인간성이 이토록 잔인하고 끔찍해졌는지 그게 먼저 무서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사제단은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이하면서, "80년 빛고을에서 저 무서운 학살극이 벌어지던 날도 요즘처럼 푸르고 맑은 성모성월의 화창한 봄이었다"면서 "우리는 오늘 아름다운 강어귀 곳곳에서 몽둥이로 시민들의 머리를 깨고 대검으로 가슴을 찔러대던 ‘화려한 휴가’보다 훨씬 더 끔찍한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그날의 계엄군들이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으로 재무장하고 돌아오기라도 한 듯 섬뜩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다.
1980년 5월 19일, 금남로 가톨릭센터 6층 집무실에서 계엄군들의 잔악하고 무자비한 탄압행위를 목격한 윤공희 대주교가 발만 동동 굴렀을 뿐 뛰어 내려가지 못했던 그날의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고백한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4대강 사업을 바라보면서 "이런 현실을 우리가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신앙과 양심에 따라 해야 할 일은 도대체 무엇인지, 더욱 근원적으로는 교회가 무엇이고 사제는 누구인지 거듭해서 묻게 된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를 도와주십시오.”하고 외치던 어느 여학생의 절규를 떠올리며 전국의 모든 사제들에게 명동성당에서 오는 17일부터 진행될 전국사제단식기도회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하루라도 좋고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 명동에서 기도함으로써 "찢겨 죽어가는 불쌍한 생명들에게 구원의 손길이 될 것"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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