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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너를 지키시고 복 주시리”
이 곡은 결혼식 축가로도 손색이 없는 참 좋은 곡이다. 작곡가는 우효원으로 그녀는 2018년부터 국립합창단의 전임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다(사진 참조). 그런데 우효원의 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그녀의 곡을 접한 적이 있었다. 그건 “그가”라는 곡이다. (2017년 4월 2일에 올린 스케치 276번을 참고 바람)
“그가”라는 곡은 아주 극적이고 다이나믹이 있는 곡이라 대부분의 합창단이나 찬양대에서 고난주간에 즐겨 애창하는 곡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가”라는 악보를 받아들었던 당시에는 적이 당황했었다. 그 이유는 곡의 난이도 때문이 아니라, 영어 제목 때문이었다. 참 엉뚱한 일이었다. 영어 제목을 본 대원들은 한결같이 “엥? 이게 뭐야?” 이러며 쓴웃음을 지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라는 우리말 제목 밑에 다음과 같은 영어 제목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Hi is” (하이 이즈...?)
“He is”라고 해야 했는데 어디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오류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Hi is”라는 문장 아닌 문장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아, 꼭 영어로 제목을 달아야 하나? 이럴 바에는 차라리 영어 제목을 달지 말지... 이걸 외국인이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 쩝...’
그런데 이번에 같은 작곡가의 곡을 접하면서 또 한 번 놀랐다. 이번에도 우리말 제목 밑에 다음과 같은 영어문장이 삽입되어 있었는데...
“The Lord Bless You and Keep Me” 어라? 이건 또 무슨 말이냐?
아마 영어 제목을 붙인 사람의 의도는 “The Lord Blesses and Keeps You”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또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었는지 갑자기 Me라는 목적어가 들어가 “주는 네게 복 주시고 나를 지키신다”라는 엉뚱한 문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형 3인칭 단수 동사에 –(e)s를 붙이는 것도 빼먹었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얼마든지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이건 너무 부주의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게 남 탓할 일이 아니다. 우리도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찬양 동영상 2분 50초~55초 사이를 들어보면, 테너 파트에서 8분 음표로 되어 있는 것을 16분 음표로 보고 찬양을 하는 바람에 갑자기 곡이 이상해졌다.
사실 이 실수는 이미 그 전 주일 오후 연습 때도 있어서 다른 파트의 몇 몇 대원들이 사전에 이 사실을 인지하고 부분연습을 제안하려 했지만, 시간 관계상 점검하지 못하고 연습을 마치고 말았다. 시간이 없더라도 짚고 넘어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사전에 파트 연습에 더 충실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 연습이 관건이다.
오래 전에 주중 연습이 사라지면서 부족한 연습 시간을 메꾸기 위해 유투브 활용이 등장했다. 각자가 유투브를 통해 충실하게 파트 연습을 하면 부족한 연습 시간을 메꿀 수 있다고 하여 지금까지 박지영 집사님의 수고로 매번 우리가 찬양할 곡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유투브를 보며 파트 연습하는 대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투브 활용이 저조하다면, 어쩔 수 없이 주일 연습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현재 주일 오전 연습은 10시 45분부터 시작이지만, 오후는 정확한 시간이 없다. 점심식사 후에 이런 저런 일로 시간을 보내며 담소하다가 2시부터 시작하는데 이건 시간 낭비다.
우리도 알다시피, 전에는 2시보다 일찍 연습을 시작했었다. 그러다가 교회의 부서 행사 때문에 조금씩 늦어져 지금은 암묵적으로 2시부터 연습을 시작하여 3시경에 마치는데 이건 연습이라고 할 수 없다. 내 생각에는 주일 오후 연습을 현재보다 20분 앞당겨 정확하게 1시 40분부터 파트연습을 하여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철저히 익힌 후에, 3시까지 세밀하게 곡을 다듬는 연습으로 이어져야 할 것 같다.
“No Pain, no gain!”(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이란 속담이 있듯이, 시간의 투자 없이는 훌륭한 찬양도 없음을 기억하자.
추신: 이번 토요일은 대장 집사님의 결혼식이 있다. 나는 이번 일을 통해 노총각 장가보내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처음 알았다. 내 장가도 아닌데 주변에 있는 내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어이구 힘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