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 홍수 같은 질병이 나를 덮을지라도(창8:1-5)
2023.5.21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지난 주중에 신학대학원 동기 밴드(Band)에 어느 동기 목사님이 급히 호주행 비행기를 탄다는 글과 함께 기도를 부탁하는 글이 올라왔었다. 그 내용은 그 목사님 부부의 젊은 딸이 뇌출혈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다시 한 번 글이 올라왔는데, 그 내용은 호주 병원에서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잠든 듯이 누워있는 딸의 평안한 얼굴을 보았으며, 지금 장례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보고 많은 동기 목사님들이 내 일처럼 함께 가슴 아파하며 중보기도하고 있다.
신자든 불신자든 사람은 누구나 이 땅에 사는 동안에는 각종 고난의 홍수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질병이라는 홍수는 생명과 죽음의 문제에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큰 두려움과 공포감을 준다. 그래서 이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기 쉽다. 심지어 견고했던 믿음마저 흔들리는 수가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삶의 고난들, 그중에서도 특히 질병이라는 것은 내가 뭘 잘못했을 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특별한 잘못이 없어도 누구나 아플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들이 견디기 힘든 어려운 문제들을 만났을 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느냐’라고 생각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우리는 오늘 본문말씀을 통해 이처럼 각종 질병을 비롯한 고난의 홍수가 나를 덮을 때,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깨달을 수 있다.
1. 여전히 일하시는 하나님의 성품
오늘 설교본문의 배경이 되는 창세기 8장은 노아시대에 대홍수가 그친 직후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오늘 본문인 창세기 8장 1-5절 말씀을 읽어 보자.
“1 하나님이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는 모든 들짐승과 가축을 기억하사 하나님이 바람을 땅 위에 불게 하시매 물이 줄어들었고 2 깊음의 샘과 하늘의 창문이 닫히고 하늘에서 비가 그치매 3 물이 땅에서 물러가고 점점 물러가서 백오십 일 후에 줄어들고 4 일곱째 달 곧 그 달 열이렛날에 방주가 아라랏 산에 머물렀으며 5 물이 점점 줄어들어 열째 달 곧 그 달 초하룻날에 산들의 봉우리가 보였더라”(창 8:1-5)
이 말씀에서 가장 먼저 눈여겨 볼 부분은 하나님께서 노아와 모든 가축들을 “기억하사”라는 말씀이다. 노아 가족은 일 년이 넘도록 방주 속에 있었고, 땅은 홍수 물로 가득 차있었다.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여기서 사용된 “기억하사”(자카르)라는 말은 까맣게 잊고 있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말이 아니다. 이 말은 여전히 변함없이 계속해서 생각하고 계셨다는 의미가 있는 말이다.
또 여기에 사용된 “바람”(루아흐)이라는 말은 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입김’, ‘하나님의 바람’ 또는 ‘하나님의 영’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 노아와 가족들을 늘 잊지 않고, 그들을 위해 하나님의 입김으로 바람을 불게 하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의 홍수물들이 물러가고 줄어들게 하셨다.
이러한 하나님의 기억하심과 숨결은 우리들에게도 동일하다. 우리들이 온갖 고난의 홍수 속에서도 살아계신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기억하시고, 친히 하나님의 숨결, 은혜의 바람, 치유의 바람, 문제해결의 바람을 불게 하신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 불어 넣어 주시는 생명의 숨결 그것이 바로 성령의 바람이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들이 구하고, 찾고,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가장 좋은 것, 성령님을 주실 것을 말씀하셨다(마7,11, 눅11:13).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눅11:13)
그런데 오늘 본문 말씀 속에는 이처럼 하나님께서 물이 줄어들게 하시는 과정에서 우리들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표현이 있다. 그것은 “점점”이라는 말씀이다(창8:3, 5).
“물이 땅에서 물러가고 점점 물러가서 백오십 일 후에 줄어들고”(창 8:3)
“물이 점점 줄어들어 열째 달 곧 그 달 초하룻날에 산들의 봉우리가 보였더라”(창 8:5)
이 말씀을 보면, 하나님은 단번에 물을 물러가게 하시지 않았다. 점점 물러가고, 점점 줄어들게 하셨다. 점점 줄어든다는 것은 언뜻 보면 매일 수위가 별 차이 없이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하나님이 우리 몸을 덮고 있는 질병이나 갖가지 홍수들을 물러가게 할 때도 이와 유사하다. 자신의 몸 상태나 상황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면, 마음이 공중에 붕 떠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불안해지기 쉽다.
그러나 역으로 잘 생각해 보면, 점점 물러가고, 점점 줄어들었다는 말씀은, 계속해서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을 기억하고 계셨고, 여전히 하나님의 권능의 바람은 불고 있었고, 여전히 하나님은 배후에서 일하고 계셨다는 뜻이 숨어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일하심은 오늘 우리들에게도 동일하다고 확신한다. 그러므로 매일 그 모습이 그 모습 같아도, 여전히 하나님은 우리(나)를 잊지 않으시고, 우리의 배후에서 일하고 계시며, 여전히 우리의 삶의 홍수들을 점점 물러가게 하시는 중에 있다는 것을 믿기 바란다.
2. 노아(우리)의 믿음의 반응
이러한 하나님의 은총 앞에서 노아는 어떻게 반응 했을까? 이 점이 우리들에게 주시는 또 하나의 레마의 말씀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노아는 인내하며 기다렸다. 기약 없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방주 뚜껑을 열고 지면에 물이 걷힌 것을 보고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창8:13).
그렇다면 그는 왜 그렇게 기다렸을까? 그것은 하나님이 아직 말씀하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노아는 하나님이 ‘나가라’는 말씀을 하실 때까지 기다렸다. 그는 자기의 생각이나 조급함 때문에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보다 앞서지 않으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레미야애가 3장 25-26절은 오늘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25 기다리는 자들에게나 구하는 영혼들에게 여호와는 선하시도다 26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애 3:25-26)
이처럼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까지 기다림의 믿음이 오늘 우리들에게도 필요하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우리 삶의 문제의 홍수를 점점 물러가게 하시는 동안, 믿음으로 기다리자. 기다림이 믿음이다.
3. 마침내 왕의 명령이 떨어지다!
이처럼 믿음으로 기다렸을 때, 마침내 하나님은 노아에게 나오라고 말씀하셨다(창8:15-19).
“15 하나님이 노아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6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17 너와 함께 한 모든 혈육 있는 생물 곧 새와 가축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 이끌어내라”(창 8:15-19)
애초에 방주에 들어가라고 명령하신 분도 하나님이고(창7:1), 나오라고 명령하신 분도 하나님이셨다. 들어가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으며, 나오라고 말씀하실 때도 있다. 이것은 오늘 우리들에게도 동일하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셨다면(감동, 음성, 기도제목, 약속 등), 그것을 이루시는 분도 또한 하나님이심을 굳게 신뢰해야 한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그러므로 홍수 물같은 고난들이 내 몸과 마음이 덮을 때, 그때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기억하시고, 배후에서 일하고 계시는 것을 신뢰하자. 노아처럼 믿음으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때를 기다리자.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보다 앞서지 말고, 성령님을 따라 행하자. 그래서 마침내 주님이 내 삶과 영혼에 참된 회복을 주시고, 감격의 무지개 예배를 드리게 하시는 은혜를 내 삶에서 이루어지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