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지연언니는 밭일을 돕기로 했다.
목장갑을 끼고, 오른손에는 호미를 들었다.
전쟁터에 나가는 것처럼 비장했다.
백춘덕 아저씨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셨다.
콩잎 주변의 잡초를 뽑는 일.
나에게는 그냥 풀이었다.
그래서 계속 여쭈었다.
“아저씨, 어떻게 해야 해요?”
“콩잎 빼고, 풀 뽑으면 돼요.”
“콩잎이 뭐예요?”
“콩잎이 콩잎이지. 이게 콩잎이에요.”
“하나도 모르겠어요.”
아저씨는 농업인답게 과감하고 스피드 있게 하신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참 멋있다.
일을 하고 있으니 아저씨는 우리를 칭찬하셨다.
“우리 상희 학생 잘하네. 우리 지연 학생도 잘하네.”
무더운 날씨임에도 힘이 났고 감사했다.
2015.07.21 조상희 일지
첫댓글 "콩잎이 콩잎이지." 빵 터졌어요.^^
우리 상희 학생, 우리 지연 학생.
아저씨가 '우리'라는 단어를 쓰는 걸 보니
상희와 지연이가 꽤 흡족하셨나 봅니다.
농사일에서만큼은
아저씨와 상희, 지연이의 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되네요.
아저씨는 스승, 상희와 지연이는 제자.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백춘덕 아저씨 멋있어요!
아저씨의 칭찬에 힘이 났었지.
아저씨께 여쭈니 우리가 어떻게 밭을 가꾸는지도 알게 되고, 참 배우는 게 많다.
상희의 밝은 매력에 아저씨께서도 밭일 하시면서 더 힘내하시는 것 같아.
요즘, "상희학생~" 하는 게 많아졌잖아.
그만큼 상희가 아저씨께 잘 하고 있다는 게 아닐까 싶어.
언니의 부족한 모습을 잘 채워주는 상희 덕에 든든해.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네.
우리 계속해서 힘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