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묵은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이 한적한 곳에 있어
아침에 산책하기도 좋다
이번 여행이 거의 아침에 여유 있게 출발하는 일정이라서 식사 후 주변을 둘러보며 맑은 공기에 감탄했다
우리는 이제 잉글랜드 북서쪽에 있는 머시강의 항구도시 리버풀에서 비틀스를 만난다
이 항구도시는 항만시설을 잘 갖춘 곳으로 과거엔 노예무역의 중심지였으며
2차 대전 때는 미군과 전쟁 물품을 나른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 역사적인 곳 보다 20세기 가장 뛰어난 음악가였던 비틀스가 탄생한 곳이라는 점이 우리 눈길을 끈다
이곳 리버풀의 가장 최고의 관광명소는 바로 비틀스에 관한 수많은 전시물과 자료들을 비치한
바로 <비틀스 스토리>라고 볼 수 있다
비틀스 스토리 건물 앞에 놓인 이 조형물은
아마도 비틀스 노래 옐로우 서브마린의 닻을 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조형물에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깜짝 놀랐다
조각작품에 대한 예의가 없어 보였다
이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그야말로 비틀스의 콘서트에 온 듯 착각에 빠지게 된다
울려 퍼지는 노래들, 각종 사진과 그들이 사용했던 악기, 그들이 공연했던 곳 등
한국어 도슨트 가이드를 들고 설명을 들으며 신나게 이곳을 누비며 다녔다
딸이랑 여행할 때 런던에 있다는 에비로드에 가 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곳이 뭐 별거 있겠냐마는 비틀스의 앨범재킷 하나로 유명세를 타고 있으니
한번쯤 그곳에서 그들처럼 흉내 내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특히 그들의 노래인 옐로우 서브마린을 재연해 놓은 코너에선
흔들흔들 춤도 춰가며 돌아다녔다
마침 사람들이 없어서 .....
그들의 공연을 보고 환호하는 많은 여성들이 던졌다는 물건들도 있었다
실제 그 물건(속옷도 던졌다 한다) 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틀스의 무대엔 마이크까지 있다
무대에 올라 멋지게 노래 한곡 부르고 싶어지는 마음 간절하지만
원어로 끝까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어요
비틀스가 미국에 입성하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는 비틀스 멤버들이 아직 어리다
비행기 좌석을 만들어 놨는데 내가 앉은 이 자리엔
존레넌이 앉았을까 아님 폴 메카트니가 앉았을까?
멤버들은 비행기 안에서 작곡한 곡으로 미국에 내리자마자 무대에서 부르기도 했다 하니
대중음악의 귀재들이다
비틀스의 거리라고 불리는 매튜 스트리트는
건물마다 비틀스의 사진이 무척이나 많이 걸려있다
이 건물도 비틀스, 저 건물도 비틀스
이 리버풀 전체가 비틀스로 꽉 차 있는 느낌이다
FC 리버풀 팀도 덩달아 인기가 좋을 듯하다
며칠 뒤
체스터 지방에서 FC리버풀 매장을 발견하고 남편에서 줄 기념 티셔츠를 샀는데
정작 남편은 리버풀팀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입어주라
꽤 비싸게 샀는데.......
무명이었던 비틀스가 처음 공연을 했던 캐번 클럽이 아직도 있다
비틀스가
처음으로 돈을 받고 공연을 했던 곳이라 하는데 여전히 이름도 바꾸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다니 놀랍다
이 클럽에선 또 다른 비틀스를 꿈꾸는 무명가수가
여전히 비틀스 노래를 부르고 있지 않을까
자본주의 표본을 보여주는 이 비틀스 스토리도 마지막엔
기념품가게를 통해 나갈 수 있는 구조다
그래 기념품 한 두 개는 건져서 가야지 하며 난 또 열심히 고른다
내가 고르는 기념품이라야 작은 마그넷이나 머그컵 정도다
역시 내가 고른 두 개의 기념품은 에비로드에서 찍은 앨범재킷 사진이 있는 머그와 마그넷이다
그런데 마그넷이 의외의 재미를 준다
허~~ 재밌네 하며 자꾸 비틀스멤버들을 앞으로 뒤로 걸어가 보게 한다
이제 우린 빙하물이 흘러들어와 생성된 호수지방 원더미어로 향한다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 호수에 다다르면 유람선을 타고 호수 반대편까지 간다
유람선 안에서는 잔잔한 호수를 보며 편안히 쉴 수 있는 시간이다
말 많은 가이드의 소음에서 벗어나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유람선 안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으며 호수를 건너갔다
그리고 글래스고 지역으로 향한다
이제 잉글랜드에서 스코틀랜드로 넘어가는 것이다
아, 그리도 가 보고 싶었던 스코틀랜드
스코틀랜드 지역으로 넘어와 잠깐 휴게소에 들렀다
영국에선 휴게소를 Services라고 칭하는데 이 휴게소의 건물들이 너무 예쁘다
잠시 건물들을 감상하다가 기념품샵에도 들어가 봤는데
추운 지방이라 그런지 가죽이나 양털로 만든 제품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스코틀랜드의 전통과자를 샀다가 남은 여행기간 끌고 다니느라 애썼다
우리 버스기사의 베네핏으로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에 선물용으로 덜컥 샀다가
여행 마지막날까지 그야말로 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