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답글 'Re: 불교의 교리에 대해서 질문이 있습니다.'에 대한 댓글에서 '垂手'님께서 다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올리셨습니다.
동 서양의 깨달은 성자나 고승들도 암이나 불치병으로 돌아가신 사례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하나요? 이게 전생의 카르마로 오는 경우라면 수행으로 업장이 어느정도 녹아져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야 할텐데요~ 문제는 그 분들이 그런 병에 일반인처럼 집착하지는 않지만요~
이에 대해 답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악업을 지으면 고통의 과보가 오지만(惡因苦果), 질병이나 상해 등의 고통을 겪는 것이 모두 악업의 과보인 것은 아닙니다.
불자든 비불자든 내가 지금 어떤 고통을 겪을 때,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통이 오는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불전의 가르침에 의거해도, 내가 겪는 질병 등의 고통이 모두 업보인 것은 아닙니다. <밀린다왕문경>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의 원인으로 다음과 같이 8가지를 열거하는데, 아래에서 보듯이 그 가운데 1가지만 업보로 인한 고통입니다.
①위장 내 가스의 과잉
②담즙의 과잉
③가래(痰)의 과잉
④이들 세 가지의 화합
⑤계절의 변화
⑥불규칙한 섭생
⑦심한 상해(외부로부터의 작용에 의한)
⑧업(보)
질문에서 "동 서양의 깨달은 성자나 고승들도 암이나 불치병으로 돌아가신 사례"를 말씀하셨지만 이 분들은 나이가 들고, 건강 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그냥 병에 걸려서 돌아가신 것이지, 악업의 과보로 병에 걸려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참회를 한다고 해서 병에 안 걸리는 게 아닙니다. 참회는 악업을 정화하는 종교 수행이기에, 지금 내가 받는 고통 가운데 악업으로 인한 고통만을 완화하거나 제거해 줄 뿐입니다.
또, 논리적으로 분석해 보아도 "내가 지금 겪는 고통이 악업의 과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후건 긍정의 오류'에 빠지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본 게시판에서 두 차례에 걸쳐서 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적이 있는데,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cafe.daum.net/buddhology/TjB9/200
https://cafe.daum.net/buddhology/TjB9/19
이상 답변을 마칩니다.
첫댓글 좋은 답글 감사합니다. 강건하세요.
교수님~ 명쾌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건강이 안좋으시다고 들었는데,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