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공무원의 개인 정보도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법적 보호를 받는다.
최근 중국에서는 소위 '경찰 상관 도촬 사건'이 연일 화제다. 네티즌들은 해당 경찰과 상관 모두 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편으론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아래에는 본 사건 도촬 경찰의 책임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다.
사건 개요
경찰 수사에 따르면 저장(浙江)성 타이저우(台州)시 공안국 황옌(黃岩)경찰서 민경 츠모 씨는 해당 경찰서 부국장인 저우모 씨와 모 여자의 간통 소문을 듣고 2017년 3월부터 수개월간 저우모 씨 차량 위치 추적, 도촬했다고 한다.
츠모 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위치 추적기, 초소형 카메라 등 구입 후, 저우모 씨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차량 동선을 파악하였으며 모 별장 지하주차장에 카메라를 설치, 저우모 씨의 간통 과정을 수차례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츠모 씨는 개인 정보 침해 혐의로 감금 7일, 행정구류 6일의 처벌을 받았다. 본 사건은 츠모 씨가 처벌에 불복하여 올 4월 경찰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재조명되었다.
츠모 씨 대리인인 후모 변호사는 행정소송 과정에서 츠모 씨의 행위는 저우모 씨의 사생활, 개인 정보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유인즉, 저우모 씨가 근무시간에 외출, 간통한 것은 범죄와 연관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서 이는 사생활, 개인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츠모 씨는 저우모 씨의 사생활, 개인 정보가 아닌 부적절한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위치 추적, 도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츠모 씨는 해당 영상파일을 현지 기검위(紀檢委, 중국 기율검사위원회의 약칭)에 넘겼다.
도촬 경찰의 책임
하지만 필자는 위 후모 변호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필자는 앞서 <누군가 당신의 개인 정보를 노리고 있다>에서 개인 정보의 개념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공무원, 일반인을 막론하고 개인 정보는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
우선, 츠모 씨는 상관 저우모 씨를 감시, 감독할 권한이 없다. 경찰 내부에도 감찰이 존재하듯, 만약 츠모 씨가 감찰 소속이고 상관 저우모 씨를 감독하는 역할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본 사건 츠모 씨는 감찰 소속도 아니고 감독 권한도 없다. 즉, 츠모 씨의 행위는 감찰, 경찰로서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 온전히 개인 행위이다. 단순 개인 정보 침해 행위에 불과하다.
다음,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타인의 개인 정보를 침해해서는 안된다(중국 민법총칙 제111조). 비록 저우모 씨가 근무시간에 이탈하여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지만 어디까지나 불륜을 저지른 개인 행위일 뿐, 경찰서 부국장으로서 공무집행을 위한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다. 이런 경우에 저우모 씨의 부적절한 행위와는 별개로 그의 개인 정보는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
총적으로 츠모 씨는 본 사건에서 개인 정보 침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개인 정보 보호
우리는 일상 생산, 생활에서 공무원들의 불법행위, 공무 집행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경우 감독, 고발 권리가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촬영 등으로 증거 자료를 남겨도 개인 정보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 사건 츠모 씨처럼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장비를 준비하여 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장기간 감시한다면 개인 정보 침해 행위에 해당된다.
또한, 본 사건을 통해 우리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위치 추적기, 몰래카메라 등으로부터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츠모 씨, 저우모 씨의 경찰이라는 특수한 신분 때문에 본 사건이 이슈되고 있지만 사실 요즘 사회에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범법행위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본 사건의 각 당사자는 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우리는 각자 개인 정보 보호에 신경 쓰는 한편 타인의 미움을 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의 도촬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