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세를 떠나며 / 테니슨(영국)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날 부르는 맑은 음성 들려오누나.
나 바다 향해 머나먼 길 떠날 적에는
속세의 신음소리 없길 바라네.
움직여도 잠자는 듯 고요한 바다.
소리거품 일기에는 너무 그득해
끝없는 깊음에서 솟아난 물결
다시금 본향 찾아 돌아갈 적에.
황혼에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그 뒤에 밀려오는 어두움이여.
떠나가는 내 배의 닻을 올릴 때
이별의 슬픔일랑 없길 바라네.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파도는 나를 멀리 싣고 갈지나
나 님 뵈오리 직접 뵈오리
하늘나라 그 항구에 다다랐을 때.
(김동길 교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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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rossing the Bar
Sunset and evening star,
And one clear call for me!
And may here be no moaning of the bar,
When I put out to sea
But such a tide as moving seems asleep,
Too full for sound and foam,
When that which drew from out the boundless deep
Turns again home
Twilight and evening bell,
And after that the dark!
And may there be no sadness of farewell,
When I embark
For tho' from out our bourne of Time and Place
The flood may bear me far,
I hope to see my Pilot face to face
When I have cross the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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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슨(Alfred Tennyson.1809-1892) :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유명한 계관시인
계관시인이란 왕실의 부탁을 받고 시를 쓰는 시인
이 시의 원제목은 Crossing the Bar
<모래톱(沙渚:사저)을 넘어서>인데
김동길 교수는 <속세를 떠나며>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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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마디로 늙어가는 것.
죽음은 누구나 한번 겪어야 할 인생의 마지막 대사
80을 넘긴 노시인이 뉘엿뉘엿 지는 황혼을 바라보며
이승을 떠나 먼 하늘나라로 들어서는
인생의 여정가가 장엄하고도 아름답다.
백조는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
그러나 죽음을 앞두고 딱 한 번 노래한다.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부르는 노래를
<백조의 노래((Swan Song)>라고 한다.
이 시의 작가 테니슨의 <스완 송>은
죽음을 앞에 두고 흐느끼고 서러워하기보다는
희망과 새로움의 경지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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