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죽였을까
정리 김광한
책소개
하마오 시로의 첫 번째 단편소설로 변호사인 화자가 오다 세이조(小田?三)라는 청년 실업가와 그의 아내 미치코(道子)가 그들의 별장에서 살해되는 사건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검찰은 오다 세이조가 죽기 전 고데라 이치로(小寺一?)를 언급했다는 점을 들어 현장에서 체포된 고데라 이치로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고데라는 경찰에 체포된 후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자신이 범인임을 인정하고, 사형 판결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데….
저자 : 하마오 시로
(浜尾四?, 1896~1935)
변호사 겸 추리소설가. 도쿄 출생. 남작이자 의학박사인 아버지 데루마로(照?)의 영향으로 도쿄제국대학 법학부에 입학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검사가 된 이후에 범죄 에세이를 집필했다. 「범죄인으로서의 맥베스와 맥베스 부인」, 「범죄심리학으로 보는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의 사람들」 등 제목만으로도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이 에세이들은 발표되자마자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검사직에서 물러나 변호사로 개업하면서 자신의 법률 지식을 활용한 다수의 본격 추리물을 발표한다.체질이 약하여 안타깝게도 서른여섯 해에 생을 마감하였는데, 살아 있는 동안 총 네 편의 장편소설과 열다섯 편의 단편소설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으로는『살인귀(殺人鬼)』(1932년), 『쇠사슬 살인 사건(金鎖殺人事件)』(1933년) 등이 있다. 이 두 작품은 미국의 추리소설가 반 다인(S. S Van Dine)의 『그린 살인 사건(The Green Murder Case)』(1928년)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본격 탐정소설로, 연쇄살인을 일으키는 범인과 명탐정 간의 쟁투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명작이라 평가받는다.
저자 : 기기 다카타로
(木?高太?, 1897~1969)
대뇌 생리학자이자 추리소설가. 야마나시 현에서 6대째 의사 가문의 장남으로 출생. 본명은 하야시 다카기. 게이오기주쿠 대학(慶應義塾大?) 의학부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러시아 유학길에 올라 당시 레닌그라드 실험의학 연구소에서 조건 반사학을 연구했다. 유학에서 돌아와 니혼 대학(日本大?)에서 의학을 가르치는 본업과 병행하면서 신문과 라디오 등을 통해 의학 평론가로도 활동하였다. SF 소설가인 운노 주자(海野十三)의 추천으로 1934년 정신 분석을 주제로 한 「망막맥시증」을 발표한다.
그는 다재다능하여 뭐든 시작하면 두각을 나타냈는데, 탐정소설을 쓰면서는 작품 안에 자신이 가진 문학적 예술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순문학과 같은 작품성을 갖추면서 탐정소설 고유의 서스펜스까지 느낄 수 있는 소설을 끊임없이 지향했다. 1936년에 장편소설 『인생의 바보』를 발표하여 당시 추리소설로는 이례적으로 나오키상을 받았다.
역자 : 조찬희
고려대학교 대학원 중일어문학과에서 일본 문학을 공부했다. 출판사 근무를 거쳐 현재는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여자는 허벅지』 『주부의 휴가』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남아 있는 날들의 일기』 『어른의 맛』 『손때 묻은 나의 부엌』 『침대의 목적』 『아내와 함께한 마지막 열흘』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등이 있다.
출판사서평
일본 추리소설의 원류를 이해하고 시대별 흐름을 알 수 있는 시리즈
우리가 탐닉하는 일본 추리소설의 고전을 발굴하다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같은 추리소설 작가들은 흥미로운 사건을 추리해가는 묘미를 독자에게 선사한다. 그들은 어떻게 독자들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의 마법을 부리는 것일까? 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특별한 문학적 환경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고려대학교 일본추리소설연구회가 발족하였고 3년여의 기나긴 논의와 연구를 거쳐 일본 추리소설의 시작과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를 펴내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1880년대 후반 일본에 처음 서양 추리소설이 유입되었을 당시의 작품부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의 주요 추리소설을 엄선하여 연대순으로 기획한 것으로, 이 시리즈를 통해서 일본 추리소설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추리소설과는 달리 일본 특유의 그로테스크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 이 시기에 다수 창작되어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 추리소설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다수의 작품이 소개된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江?川??)가 어떻게 탄생하였으며, 그의 작품이 동료나 후배 추리소설 작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의 추리소설이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간하는 에는 가능한 한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로 선정하여 번역하고자 했다. 그리고 국내에 소개되었더라도 번역된 지 오래된 작품은 젊은 독자들에 맞춰 현대의 어법과 표현으로 바꾸는 등 가독성을 높였다. 또한 이 시리즈는 일본 추리소설 연구자들이 수록 작품의 문학사적 의의, 한국 문학과의 관계, 추리소설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에 대한 상세한 해설과 작가의 상세 연표를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이로써 독자들은 추리소설 자체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추리소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의학, 법정 추리소설의 고전이 된 작품 소개
일본이 오늘날 ‘추리소설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문단의 토대 구축에 힘쓴 작가들이 있었다. 다이쇼 시대와 쇼와 시대가 교차하던 1920년대, 저널리즘의 확대와 함께 추리소설 시장은 비대해졌다. 발표할 신문과 잡지가 늘어나면서 작품은 쏟아졌으나 그 내용은 ‘정신병리나 변태심리와 같은 흥미 위주에 치우친 나머지 엽기적이고 기괴한 세계를 좇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1930년대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우려와 비판을 돌파하고자 작가들이 힘을 모으면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