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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시환혼(借尸還魂))-4
아군과 궁아라는 온주에 도착했다.
온주에 도착해서 알아보니 사사천교는 온주 외곽에 있는 칠거산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아군과 궁아라는 먼저 온주 외곽에 있는 작은 객점에 투숙했다.
잠마동주의 서찰에 의하면 자신들이 처리해야할 삼목사령은 온주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했다.
아군과 궁아라는 객점에 짐을 내려놓고 온주 자작거리로 나가 그곳에서 가장 큰 객점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객점으로 들어가자 점소이가 달려와 창가에 있는 자리를 안내했다.
아군과 궁아라는 창가에 앉아 간단한 음식을 주문하니 점소이가 음식을 가져왔다.
“혹시 삼목사령이라고 알아요.”
“삼목사령님이요. 잘 알지요. 이곳에도 가끔 오시는 분입니다.”
“요즘도 자주 오세요.”
“요즘은 발길이 뜸합니다. 보통은 보름에 한번씩은 온주 자작거리에 나타나시는 분이데...
요 한 달간은 통 보질 못 했습니다.”
“왜요. 무슨 일 있어요.”
“그거야 소인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사사천교는 칠거산에 있죠. 칠거산에 가려만 어디로 가야 되죠.”
“저기 보이는 대로를 따라 두시진 정도 가시면 칠거산에 도착합니다.
칠거산에 도착하면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다시 한 시진 정도 올라가시면 됩니다.
그런데 사사천교 근방은 향상 짓은 안개에 쌓여있어서 사냥꾼들도 접근을 꺼리는 곳입니다.
아마 가셔도 사사천교에 접근하긴 힘들 겁니다.”
“고마워요.”
궁아라는 점소이에게 약간의 돈을 주니 점소이는 인사를 하고 물려났다.
“삼목사령이 요즘은 온주 일대에 나타나지 않는 모양인데..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오일밖에 남지 않았어요
. 이곳에서 항주까지 이틀이 거리니까 실질적으로 남은 시간은 삼일입니다
. 오일이 지나면 마령단의 망령이 나타나잖아요.”
“아군이야 상관없지. 내가 문제지.
삼일 안에 삼목사령이 나타나면 좋겠지만 만일 그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주어진 시간이 너무 촉박해요.
오늘 사사천교에 한번 다녀오죠.
일단 사사천교의 위치나 삼목사령이 있을 만한 장소를 알아보고
내일까지 그가 나타나지 않으면 직접 사사천교로 들어가서 처리합시다.”
“그게 좋겠지. 주문한 음식이나 먹고 가자.”
궁아라와 아군은 음식을 먹고 객점을 나와 점소이가 알려준 길을 따라 사사천교로 향했다.
그들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대로를 따라가기 보다는 샛길을 이용해 경공을 발휘했다
. 궁아라가 팔성공력을 끌어올려 경공을 발휘하니 주위 사물이 스쳐가듯 지나간다.
그녀는 달리는 와중에 옆에서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 아군을 살펴보았다.
아군은 마치 산책일도 나온 사람처럼 편안한 표정으로 달리고 있는데
그의 얼굴에는 땀 한 방울 찾을 수 없었다.
궁아라는 자신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아군의 다리를 보는데
그의 발은 땅을 밟지 않고 땅을 스치듯 달리고 있었다.
“그게 무슨 경공법이야.”
“청풍비행입니다.”
“청풍비행?..100년 전 경공하나로 일가로 이루었다는
일영자의 청풍비행을 익히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힘들지 않아?”
“그냥 쉬엄쉬엄 달리는 건데 뭐가 힘들어요?”
“뭐야?.쉬엄쉬엄 달려..그럼 지금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야.”
“누님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누님을 최선을 다하고 있다만 말이라도 할 수 있어요.”
“좋아. 동생이 먼저 가봐. 나도 최선을 다해 따라가 보지.”
“정말이요. 그럼 청풍비행 말고 음양비를 보여드리죠. 천천히 따라 오세요.”
아군의 다리가 조금 움직이는 것 같더니 아군의 몸이 긴 잔상(殘像)을 남기며 앞으로 솟아졌다
. 아군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 잔상이 생긴 것이다.
궁아라는 자신도 전력을 다해 아군의 뒤를 따라가 보지만
아군은 잠깐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어져 버렸다. 궁아라는 할말이 없었다.
아군의 실력이 대단하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경공 한 가지만 보아도 자신은 아예 상대도 안 되지 않는가?
궁아라는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다가 아군을 따라가 보니 저만치 아군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헉~ 헉~ 그동안 본연의 실력을 감추고 있었구나.”
“누님! 안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곳은 기온차가 심한 곳도 아니고 주위에 호수나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안개가 끼어있어요. 아무래도 평범한 안개 같지는 않아요.”
“헉~헉~~ 근처에 호수나 계곡이 없다고 어떻게 장담하지.”
“제가 천이(天耳)통으로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봤는데 물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어요.”
“처...천이통..동생은 그런 것도 할 줄 알아.”
“대단한 건 아니고, 정신을 집중하면 십리이네(4Km)의 소리까지는 들을 수 있습니다.”
“동생의 능력은 어디가 끝이지. 보면 볼수록 깊이를 모르겠네.”
“누님 혹시 진법에 대해 아세요.”
“진법..몰라. 동생은 알아.”
“휴~ 잠마동에서 진법에 관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냥 암기만하고 익히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익혀야겠군요.
한동안 정신을 집중해야하니 누님이 잠시만 저를 지켜주세요.”
“뭐~ 지금 이곳에서 진법을 익히겠다는 거야. 그게 가능해.”
“기억 속에 진법에 관한 내용이 있어요.
그동안은 필요치 않아 공부를 안했죠. 많이 걸리진 않을 겁니다.
그냥 이해만 하면 되니까요.”
아군은 바닥에 가부좌를 트고 앉더니 단정한 자세로 눈을 감았다.
궁아라는 아군의 이런 모습이 처음이라 약간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아군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신선한 느낌이다.
궁아라는 아군의 겉을 지켜주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아군의 말대로 산의 중턱에서 시작된 안개는 일정한 경계를 이루듯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한쪽은 짓은 안개가 끼어 있는데 한쪽은 안개가 없었던 것이다.
아군은 정신을 집중하여 머릿속에서 진법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진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아군이 모든 것을 잊고 오직 진법을 익히는 대만 정신을 집중하자 그의 몸에 변화가 찾아왔다
. 먼저 아군의 얼굴근육들이 움직이며 아군 본래의 모습 돌아왔다.
천면역용술은 내공의 힘으로 역용을 하는 것이라
아군이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세계로 들어가자
천명역용술이 풀려버린 것이다.
궁아라는 아군의 본 모습을 두 번째 보는 것이다.
그녀는 몽롱한 시선으로 아군을 바라본다.
아군은 마친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아군의 본 모습을 보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지금 저 모습이 아군의 진정한 모습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방심을 흔들고 있는 아군이란 남자의 본 모습이다.
아군의 몸에 두 번째 번화가 있었다.
이마와 배꼽을 중심으로 일직선상에 있는 몸에서 찬란한 빛이 발산되며
아군의 몸이 거대한 빛의 덩어리에 쌓인 것이다.
이것은 아군의 몸에 잠자고 있던 차트라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증상이다.
궁아라는 눈이 부셨다.
아군의 몸에서 발산되는 빛이 너무나 강렬하여 똑바로 바라볼 수조차 없었다.
궁아라는 이런 경우를 처음 본다. 아니 들어본 적도 없다.
내공이 일정경지에 올라 삼화취정(三華聚頂)이나 천화난추(天花亂墜)의 경지에 이르면
내공이 형상화되어 꽃처럼 형상화 된다는 말을 들었고, 자신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만
인간의 몸에서 눈이 부실정도의 광체가 나며 빛의 덩어리가 뭉쳐서
각각 다른 모양의 꽃으로 화하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 아군을 감싸고 있던 빛은 다시 아군의 몸으로 흡수되며 아군의 몸에 5개의 꽃을 피운다.
궁아라는 멍한 눈으로 아군을 보았다.
궁아라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아름답다.
아군은 마친 현실세계의 사람이 아닌 천상의 신인(神人) 같았다.
아군이 무상무념(無想無念)의 세계에로 들어 간지 한 시진 정도 되었을 것이다.
아군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눈을 뜨는데 그의 눈빛은 깊은 호수처럼 맑게 빛나고 있었다.
“고마워요. 진법에 대해 대충 알았어요. 잠시 만요.”
아군은 주위에 펼쳐진 짓은 안개를 살펴보더니 바닥에 낙서하듯 긁적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환상연무대진이군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들어갔다가는 환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끝내는 기력이 고갈되어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진입니다.”
“환상연무대진?..동생은 그 짧은 시간에 진법에 공부한 거야.”
“기초적인 것만 이해했어요.
그리고 환상연무대진은 진법에 대한 기초만 있어도 쉽게 알 수 있는 기초적인 진법입니다.
자~ 이제 들어가 보죠. 제 손을 잡으세요.”
아군은 궁아라의 손을 잡고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궁아라는 아군과 맞잡은 손에 땀이 찬다.
지금 아군은 미공자의 모습이다.
아군은 자신의 천면역용술이 푸린지 모르는 모양이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보통 때 아군을 대할 때와는 다르다. 궁아라는 인간이 참 간사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같은 사람인데 그가 쓰고 있는 가면(얼굴)에 따라서 같은 사람임에도 대하는 태도부터가 달라진다.
궁아라는 아군의 얼굴을 훔쳐보며 그의 손에 이끌어 진법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 정도 가자 안개가 희미해지더니 넓은 공터와 멀리 웅장한 건물이 모습을 드려냈다.
건물은 높은 성벽으로 둘려져 있고, 성벽 앞에는 호수가 둘려져 있었다.
“저기가 사사천교인 모양입니다.”
“대단하네...하긴 한때는 무림에서 천마마련 다음으로 큰 세력이었으니 당연하지.”
“우선 안으로 들어가 보죠.”
“그래야지. 그런데 너무 멀다.
주위가 허허벌판이라 무턱대고 접근했다가는 금방 발각되겠어.”
“좋은 방법이 있어요.”
아군은 궁아라의 손을 잡고 주위를 살펴보더니 가장 높은 나무을 골라 나무를 올라가는데
가지만 살짝 밟고 나무의 꼭대기로 올라갔다.
궁아라도 어느 정도 경공을 익히고 있었지만
초상비(草上飛)같은 절정 경공술은 익히고 못하고 있었다.
아군은 궁아라를 품에 안았다.
“이거 초상비지.”
“초상비?....아니요. 음양비인데요.”
“음양비?...그런 경공법도 있어.”
“음양비든 초상비든 무슨 상관입니까? 자~ 꼭 붙잡으세요. 출발합니다.”
아군은 나뭇가지가 휘어지도록 힘을 주더니 휘어진 나무의 탄력을 받아 하늘위로 솟구쳤다.
궁아라는 아군의 품에 안겨 밑을 보니 산과 나무들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아군이 대체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올라온 건지 모르겠다.
아군은 몸을 가볍게 해서 바람에 몸을 실었다.
바람은 아군과 궁아라를 사사천교까지 데려다 준다.
아군은 다시 힘을 거두고 밑으로 떨어지더니 거대한 건물의 지붕위에 사뿐히 내려왔다.
“누님 지금부터는 조심해야합니다.”
궁아라의 귀에 아군의 전음이 들려온다.
아군은 궁아라를 내려놓고 주위를 살펴보면 수라기를 귀에 집중했다.
주위에서 미세한 소리가 들린다.
사사천교의 곳곳에 숨어있는 감시자들이 내는 소리다.
아군은 궁아라에게 손가락으로 감시자들이 숨어있는 곳을 알려주고
그녀와 함께 몸을 낮추어 이동하며 사사천교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사천교는 사방 십리가 넓은 공터에 거대한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런 거대한 사사천교에서 삼목사령을 찾는다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더구나 아군이나 궁아라는 사사천교 내부에 대해서는 백지 상태가 아닌가?
“아군! 이런 식으로는 밤새도록 찾아도 못 찾겠어.
우리 헤어져서 찾아보자. 난 동쪽 건물을 수색해 볼께. 아군은 서쪽 건물을 수색해봐~”
궁아라의 전음에 아군은 고개를 끄덕이고 서쪽에 있는 건물로 몸을 날린다.
아군은 서쪽으로 달려가다 높은 언덕에 아담하고 아름답게 꼬며진 건물을 발견했다.
그 건물은 마친 사사천교에 있는 섬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 건물이 있는 언덕에는 넓은 화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오로지 그 건물만이 외롭게 있었기 때문이다.
아군은 음양비로 하늘 높이 솟구쳐 바람을 타고 건물의 지붕위로 떨어졌다.
지붕위에 떨어진 아군이 귀를 기울려보니 건물 안에서 아름다운 비파소리가 들려왔다.
아군은 처마 끝으로 가서 발끝으로 몸을 지탱하며 반대로 매달려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 아담하지만 아름답게 꾸며진 방이다.
방안에는 한 여인이 비파를 품에 안고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데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아군은 여인에게 눈을 돌려 다른 곳을 살펴보았지만
방안에는 비파를 연주하는 여인 외는 아무도 없었다.
아군은 다시 지붕위로 올라가려했다.
그가 찾은 삼목사령이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 그때 음악이 멈추며 여인이 등으로 돌렸다.
아군에 재빨리 지붕위로 올라가려다가 여인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여인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초승달 같은 눈썹에 오뚝한 코,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진
전형적인 미인으로 얼굴이 다른 사람보다 무척이나 작아 귀엽다는 느낌이 들었다.
“휴~ ”
여인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아군은 지붕으로 올라가기 전에 여인의 얼굴을 다시 한번 훔쳐보고는
지붕위로 올라와 다른 건물로 몸을 달렸다.
여인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었는데 마치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얼굴이 어둠의 그늘이 가득했다.
궁아라는 아군과 헤어져 동쪽 건물들을 수색하고 있었다.
그녀가 처음 도착한 건물은 무사들의 숙소인 모양이다.
그녀는 잠들어 있는 무사들을 보고는 다른 건물로 이동했다.
삼목사령은 사사천교의 십대사왕 중 한명이다.
십대사왕은 사사천교에서 교주 다음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십대사왕 중 한명인 그가 일반무사들과 함께 지내진 않을 것이다.
궁아라는 동쪽 후원에 있는 큰 건물을 발견했는데 건물의 주위에는 대나무들이 즐비했다.
그녀는 대나무들 사이로 몸을 날려 건물의 지붕위에 떨어졌다.
지붕위에 올라와 건물을 살펴보니 건물은 의외를 거대했다.
궁아라는 지붕 한쪽 기와를 건어내고 안으로 들어가 대들보 위에 사뿐히 떨어졌다.
그녀는 대들보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거대한 탁자를 사이에 두고 10명의 중년인들이 앉아있는데 그중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보다 머리하나정도는 큰데 몸은 대나무처럼 말라 있었다.
바로 자신이 찾던 삼목사령이었다.
궁아라는 그를 확인하고 막 일어나려다가 밑에서 들려오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무림맹에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섰다지.”
“삼년마다 반복되는 일이잖아. 이번에는 소림의 땡초가 무림맹주가 되었다고 하더군.”
“어차피 그 나물에 그 밥이지...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왔다고 뭐가 틀려지겠어.”
“이번에는 좀 틀린 모양이야.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자마자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던데.”
“그것도 늘 있어왔던 일이잖아.
기존이 있던 놈들을 몰아내고 자기 사람을 심는 거야 당연한거 아니야.”
“물론 그렇지. 그런데 이번에는 약간 틀려..
총관하고 군사라는 직책을 만들어서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애송이 두 명을 영입했다고 하던데.”
“그거뿐만 아니야. 그놈들 이외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영입되고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보통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오면 자파의 인물들을 영입하기 마련이야.
그런데 이번에 영입되는 놈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영입되고 있어.
그게 이상하다는 거야.”
“그건 그래. 이번에 무림맹주가 된 반각대사라는 놈이나 목정신니라는 년이
무림에서 활동한 기간이 얼마나 돼.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야.
그것들은 자파에 처박혀서 수행이나 하던 것들이야.
그것들이 무림인들과 친분이 있으면 얼마나 있었겠어.”
“그래서..하고 싶은 말이 뭐야.”
“이것들이 음모를 꾸미고 있는 건 아닐까? 혹시 우릴 노리고 있을 지도 몰라.”
“말도 안돼는 소리마라. 정사대전이 끝나고 우리가 죽어지낸 지 벌써 30년이 넘어간다.
무림인들의 뇌리에서 사사천교라는 존재조차 희미해졌어. 그들이 왜 우릴 노리겠어.”
“모를 일이지. 혹시 우리들 계획을 눈치 첸 건 아니까?”
“우리가 그렇게...”
“잠깐만.”
가장 상석에 앉아있던 사내가 천장을 향해 장을 날렸다.
바로 궁아라가 숨어있는 곳이다. 궁아라는 장이 날아오자 지붕위로 솟구쳤다.
“쥐새끼가 들어왔군...잡아.”
자리에 앉아있던 십대사왕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궁아라를 잡기 위해 천장으로 솟구친다.
궁아라가 지붕위로 올라오니 여기저기 기와들이 박살나며 십대사왕이 한꺼번에 솟구친다.
궁아라는 급한 마음에 아군이 있는 서쪽으로 몸을 날렸다.
“쥐새끼! 어딜 가려고...”
궁아라을 향해 검은 장이 날아왔다. 궁아라는 급한 김에 빙백장으로 장을 막았다.
“펑~~”
궁아라는 뒤로 밀려 다시 지붕위로 떨어졌고, 십대사왕은 궁아라를 포위하며 떨어졌다.
그들이 지붕위에 떨어지자 주변 감시하고 있던 무사들이 횃불을 밝히니 주위가 대낮처럼 환해졌다.
“넌 누군데 본교를 엄탐하는 거지.”
궁아라는 대답하지 않고 몸의 기운을 끌어올리니 그녀의 주위에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뭉클거리며
주위 공기를 싸늘하게 변한다.
십대사왕은 궁아라를 살펴보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 궁아라내 뿜어내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넌 누군지. 이곳까지 침입한 것으로 보아 평범한 년 같지는 않는데...”
“이상하네..몸에서 풍기는 기도로 보아 백도의 계집 같은데.넌 무림맹의 첩자냐.”
궁아라는 입술을 깨물고 주위를 들려보는데 십대사왕은 궁아라를 포위만하고 있었다.
그때 주위에서 사사천교를 감시하던 무사들이 지붕위로 올라왔다.
“잡아. 죽이지는 마라.”
십대사왕의 명령이 떨어지자 지붕위로 올라온 무사들이 궁아라에게 날아들었다.
궁아라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검을 보더니 손가락을 오므렸다고 튕겨내니
십여 줄기 강기가 무사들에게 날아갔다.
“캉~~ 크아악~크아악~~”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지며 무사들의 머리와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며 뒤로 날아간다.
그들은 가슴과 머리가 관통당하면 그대로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탄지신통...소림의 계집인가?..하여튼 만만한 계집은 아니군. 모두 물려나.”
삼목사령이 검을 뽑아 내공을 주입하니 그의 검에 검은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단목신검이 공중으로 도약하더니 궁아라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내리친다.
궁아라는 손으로 원을 그리니 하얀 손 그림자가 그녀의 주위를 맴돌다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펑~~씨사싹~”
삼목사령의 검은 궁아라의 여래천수장(如來千手掌) 갈려버리며 그녀의 정수리를 향해 날아오니
궁아라는 보법으로 몸을 피하고
삼목사령의 검이 빙글 돌면 방향을 틀어 궁아라의 어깨를 베어왔다.
궁아라는 빠른 몸놀림으로 뒤로 물려나고 검은 기와를 날려버리며 지붕에 떨어졌다.
바닥에 착지한 삼목사령이 검을 앞으로 쭉 내미니 그의 검이 수없이 늘어나며 궁아라에게 날아온다
. 궁아라는 입술을 깨물더니 검을 피하지 않고 검의 검세 안으로 파고들며 여래청수장를 날린다.
“끼이이익~~ 펑~”
삼목사령의 검은 하얀 손 그림자를 베어버리고 궁아라의 허리를 배어오니
궁아라는 몸을 틀어 검을 피하며 손가락을 튕겨낸다.
삼목사령은 강명한 기운을 가진 십여 줄기 강기가 날아오자 검으로 강기를 베어버리는데
궁아라는 그 짧은 시간에 삼목사령의 가슴으로 파고들며 장(掌)을 날리려다가
몸을 뒤집어 한쪽으로 물려난다.
갑자기 등줄기에 싸늘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인데 바로 십대사왕 중 팔수사령(八手邪靈)이
궁아라에게 암기를 날린 것이다.
궁아라가 몸을 피하자 삼목사령의 검이 검은 검기를 방출하며 궁아라의 환도혈(허벅지)을 베어왔다.
궁아라는 다급한 김에 공중으로 솟구치니 팔수사령의 손에서 수많은 암기가 궁아라에게 날아오고,
그와 때를 같이 하여 거대한 도가 솟구치며 궁아라의 다리를 베어왔다.
십대사왕 중 마도사령(魔刀邪靈)이 공격에 가담한 것이다.
궁아라는 한발로 자신의 다른 발등을 찍으며 더 높은 곳으로 솟구쳐서
몸을 뒤집어 밑으로 떨어져 내리는데
궁아라의 몸 주위에 하얀 막이 형성되고 손에서는 화려한 손 그림자들이 피어나 나비처럼 날아올랐다.
궁아라가 의 호신강기와 여래천수장(如來千手掌)을 극성으로 펼친 것이다.
“파파파박..펑~~”
“윽~~”
기와 기가 출동하며 하늘에서 화려한 폭죽이 터지듯이 엄청난 소리가 나고
짧은 신음소리가 나며 궁아라의 작은 몸이 지붕 한쪽에 둔탁하게 떨어졌다.
“잡아라.”
궁아라가 지붕에 떨어지자 삼목사령의 명령이 떨어졌고
주위에서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무사들이 궁아라에게 달려들었다.
궁아라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열개의 손가락을 연속으로 튕기니
강맹한 강기줄기가 무사들에게 날아갔다.
“캉~~ 퍽~~”
“크아아악~”
“윽~”
궁아라에게 날아갔던 무사들은 모두 뒤로 튕겨지는데
그들의 머리의 다리 등에는 커다란 구멍이 틀려 있었고,
바닥에 떨어진 무사들은 움직임이 없는 것이 그대로 절명한 모양이다.
“쉽지 않군. 모두 물려나.”
삼목사령의 대나무 같은 몸이 앞으로 솟아지며 궁아라의 정수리를 가르고,
팔수사령의 암기가 궁아라를 고슴도치로 만들기 위해 수없이 날아온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마도사령의 거대한 도와 지금까지 지켜만 보고 있던 다른 사왕들도 일제히 궁아라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아무리 잠마동의 수련을 통해 몸이 강철처럼 단단해지고 환골탈태의 과정까지 거친 궁아라지만
십대사왕을 혼자 상대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가 있었다.
궁아라는 피가 역유하는 것을 억지로 참고 호신강기와 여래천수장(如來千手掌)을 펼쳐
몸 주위에 장막(掌幕)을 친다.
“펑~~”
파파파박.”
“카악~~”
궁아라의 작은 몸이 솟구치며 입에서 핏줄기가 솟구친다.
“이것으로 끝내자.”
삼목사령의 검이 검은 빛줄기를 뿌리며 빛줄기는 궁아라를 반으로 갈라왔다.
“안돼. 산체로 잡아.”
삼목사령은 다른 사령의 말에 검에 주입된 내공을 거두려했지만
이미 실천된 내공을 되돌리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 검은 그대로 궁아라의 몸으로 날아갔다.
궁아라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몸은 물먹은 솜처럼 힘이 없고, 정신까지 가물가물하다.
북해신궁의 무공을 사용하면 어떻게 이 난관을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러면 자신의 정체가 탈로 나고 만다.
그때 누군가 자신을 포근히 안아준다.
“펑~~”
“크아악~~”
공중으로 솟구쳤던 삼목사령이 피를 토하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십대사왕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하늘을 보다
궁아라을 품에 안고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지붕위로 떨어지는 사내를 발견했다.
아군은 멀리서 폭죽 터지는 소리에 들려오자 고개를 돌렸다.
멀리 동쪽에 많은 횃불들이 나타나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아군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궁아라가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시력을 집중하니 궁아라가 많은 사람들에게 포위되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군은 기를 다리에 집중하여 궁아라에게 날아갔다.
궁아라가 하늘로 솟구치며 붉은 피를 토하고
그녀를 따라 대나무처럼 마른 사내가 검으로 궁아라를 공격한다.
아군은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아군은 팔에 수라기를 몰아 궁아라를 공격하는 삼목사령에게 권을 날려
그를 물려나게 한 다음 궁아라를 안아 지붕위에 착지했다.
“누님...누님...정신차례요.”
“아~.. 아군..아군이구나.”
“정신이 들어요. 많이 다친 건 아니죠.”
아군은 자신의 소매로 궁아라의 입술에 뭍은 피를 닦아주었다.
궁아라는 아군의 목에 팔을 두른다.
“내려줘. 아군혼자 힘들어 나도 도울게.”
“괜찮은 거죠. 많이 다친 건 아니죠.”
궁아라의 얼굴에 엷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죽을 정도는 아니야. 이제 좀 내려줄래.”
“알았어요.”
아군이 궁아라를 내려주니 다리에 힘이 빠진 궁아라가 비틀거린다.
아군은 한손으로 궁아라를 안아주며 그녀의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궁아라는 아군의 따뜻한 손이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니 기장이 풀리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군이 겉에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 것이다.
궁아라와 아군을 지켜보는 십대사왕을 기가 막힌 표정이다. 자신들은 보지지도 않는단 말인가?
갑자기 나타난 젊은 놈은 자신들의 존재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연애질이란 말인가?
십대사왕의 눈에는 아군이 하는 짓이 그렇게 보인다.
“너도 그년과 한패냐.”
삼목사령이 어깨를 잡고 앞으로 걸어 나온다.
아군이 날린 권에 어깨가 삐끗한 모양이다.
아군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삼목사령을 살펴보았다.
“당신이 삼목사령입니까?”
“그래 내가 십대사왕 중 열 번째인 삼목사령이다.”
“쩝~ 그럼 당신만 처리하면 되겠군요.”
아군은 한 팔로 궁아라를 안고는 그녀의 귀에 입을 가져갔다.
“떨어지지 않도록 꽉~ 잡으세요.”
아군이 궁아라의 귀에 속삭이니 궁아라는 두 팔로 아군의 허리를 잡았다.
“너희들은 어디서 보낸 놈들이지. 계집이 사용한 무공으로 보아 백도의 간세들 같은데...”
삼목사령은 검에 기를 주입하며 아군에게 다가왔고 십대사왕도 포위망을 좁힌다.
아군은 십대사왕을 무시하고 주위를 돌아보다가 갑자기 앞으로 달려오며 삼목사령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삼목사령은 아군이 번개처럼 자신의 품으로 파고들자 검으로 아군의 목을 베어왔다
. 아군은 칠성둔형으로 삼목사령의 검을 피하며 권으로 삼목사령의 단전혈(아랫배)을 공격하니
권의 주위에 공기들이 요동치며 거대한 광음과 함께 거대한 기운이 삼목사령에게 날아갔다.
“펑~~”
삼목사령은 아군의 강맹한 권을 검으로 베어버리려다가 아군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물려났다.
아군은 궁아라를 안고도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은 몸놀림으로
물려나는 삼목사령의 품으로 파고들며 육합권으로 삼목사령의 신봉혈(젖꼭지 옆)을 공격한다.
삼목사령은 아군이 육합권으로 자신을 공격하자 콧방귀를 뀌고는
사인마검의 탄양광망(彈洋廣網)의 절초를 펼치니
삼목사령의 검에서 수많은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아군에게 날아갔고,
때를 같이 하여 팔수사령의 암기와 마도사령의 도(刀)가 아군을 베어왔다.
그들뿐만 십대사왕이 한번에 아군에게 공격한 것이다.
아군은 팔방에서 십대사왕이 공격하자 천근추 신법으로 지붕을 뚫고 실내로 떨어졌다.
십대사왕은 아군과 궁아라가 건물 내부로 살아지자
자신들도 지붕을 뚫고 밑으로 떨어져 아군과 궁아라를 포위했다.
“흥~ 십대사왕이 모두 나서다니 부끄럽지도 않나요.”
아군의 품에 안겨있던 궁아라가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십대사왕을 보며 말하자
십대사왕들의 얼굴이 붉어졌다.
“닥쳐라. 어디서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리느냐.”
“흥~ 어린아이들을 잡으려 십대사왕이 모두 나섰다는 소문이 강호에 펴지면 볼만하겠네요.”
“요망한 계집. 못하는 말이 없구나. 뭐해. 저것들을 잡아.”
십대사왕이 일제한 아군을 공격하니 아군은 칠성둔형으로 공격을 피하며 삼목사령에게 접근했다.
삼목사령은 다시 탄양광만의 절초로 아군을 공격하자 공중에 검은 검영(劍影)들이 피어나 아군에게 솟아진다.
아군은 이대로 시간을 끌면 자신만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수라기를 끌어올려 팔에 집중하며
삼목사령을 만들어낸 검영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수라마령신공 봉(封)”
아군의 만들어낸 기운이 거대한 손바닥 모양으로 변하더니 삼목사령의 검영(劍影)들을 움켜 잡아버리고,
아군은 삼목사령의 사혈을 향해 다시 장을 날리며 공중으로 솟구친다.
“수라마령신공 벽(劈)”
삼목사령의 검이 돌아가며 장을 베어왔다.
하지만 거대하게 변한 장은 삼목사령의 검을 부셔버리고 그의 사혈을 강타하니
검의 파편과 장에 강타당한 삼목사령은 실 끊어진 연처럼 벽으로 날아가더니 벽을 뚫고 밖으로 날아갔다.
십대사왕은 공중으로 솟구친 아군을 향해 일제히 공격을 강행하니
검과 도가 날아오르고 수많은 암기들이 아군에게 날아왔다. 아군은 모든 기운을 팔에 집중했다.
“수라마령신공 인(引), 도(挑), 벽(劈)”
거대하게 하게 변한 손 그림자가 십대사왕의 검과 도, 암기들을 끌어들이니
십대사왕은 아군의 힘에 빨려 들어가다가 공격이 휘어지며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꼴이 되었다.
그런데 뒤이어 날아오는 강맹한 강기가 있었다.
수라마령신공의 벽(劈)이다.
“꽝아아아아아악~”
궁아라는 엄청난 광음에 밑을 내려다보니 사방에 먼지가 피어오르며
거대한 건물이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아군의 공중에서 방향을 틀어 서쪽을 향해 날아갔다.
“잡아라. 놓치지 마라.”
십대사령들은 날아가는 아군의 뒤를 쫒지만 아군의 모습은 삽시간에 시아에서 살아진다.
“아군...사사천교를 벗어나지 말고 적당한 곳으로 숨어.”
“삼목사령은 처리했습니다. 빨리 돌아가죠.”
“바보야. 사사천교가 가만있을 것 같아
. 헉...헉...이미 주위일대에는 이미 천라지망이 펼쳐졌을 거야.”
“그래요...그럼 어떻게 하죠.”
“헉...헉...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야. 빨리 숨어.”
“누님 많이 다쳤군요. 알았어요.”
아군은 서쪽으로 날아가다가 언덕에 있는 건물의 지붕위로 날아갔다.
“여기가 어디야.”
“저도 몰라요. 하지만 주위에서 가장 조용한 곳입니다.”
아군은 지붕에서 뛰어내려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는 한 여인이 탁자에 앉아 수를 놓고 있었다.
“누구냐.”
여인은 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말했다. 누가 들어온 건지 관심도 없다는 태도다.
“여인을 제압해.”
궁아라의 말에 아군이 앞으로 달려가 여인의 마혈를 접하려 하는데
갑자기 여인의 손에 있던 바늘이 아군의 팔을 향해 날아왔다.
“파파파파박”
아군은 여인의 마혈을 접해 버리니 여인은 멍하니 아군과 궁아라를 바라본다.
“어떻게 된 거지.”
아군은 자신의 소매에 있는 바늘을 뽑아냈다.
바늘이 아군의 살가죽을 뚫지 못하고 천에 매달린 것이다.
“그런 바늘로는 아군의 살가죽을 뚫지 못해요.”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당신들은 누구죠.”
“잠시만 이곳에 머물겠습니다. 당신만 조용히 있으면 아무 일 없을 겁니다.”
“본교 인물들은 아니군요. 좋아요. 협조하죠. 대신 혈도 좀 풀어주시겠어요.”
여인은 갑자기 침입한 외부인 앞에서도 놀라지도 않고 담담한 표정이다.
아군이 궁아라를 보니 궁아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궁아라가 보기에 여인은 어느 정도의 무공을 익힌 여인이다.
여인의 말만 믿고 풀어주었다가 그녀가 도망이라도 치면 큰일이다.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군은 궁아라를 침상에 내려놓았다. 궁아라는 힘들게 자리에 앉았다.
“잠시만 지켜줘.”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이정도 상처로 죽진 않아. 잠시 내상을 치료하면 될 거야.”
궁아라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내상요법이 귀결대로 내공을 끌어올렸다.
아군은 궁아라에게 떨어져 의자에 앉았다.
마혈이 점혈당해 인형처럼 굳은 여인은 아군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생긴 건 참 잘생긴 사내다.
아니 어떻게 보면 여인처럼 아름다운 사내다.
여인은 궁아라와 아군을 번갈아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당신들은 연인사이가요?”
“예~ 무슨 말이죠?”
“무척 잘 어울리는 한 쌍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아닙니다. 아참~.......죄송해요. 사정이 급해서.......”
“괜찮아요. 안심하시고 편히 쉬다 가세요.”
여인은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아군에게 볼일이 없다는 태도다.
아군은 여인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아름다운 여인이다.
궁아라나 수혜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더욱이 얼굴이 작아서 어떻게 보면 무척 귀엽게 보인다.
그런데 여인의 몸매를 보면 성숙한 여인인데 얼굴에 약간의 그늘도 보인다.
아군은 여인을 보다가 창문을 통해 밖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밖에는 곳곳에 횃불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을 찾는 모양이다.
“밖에 소란한 것으로 보아 당신들을 찾는 모양이군요. 이곳에 있으면 당신들도 위험해요.”
“예~ 무슨 말이죠?”
“이곳으로도 당신들을 찾으려 올 겁니다.
혈도를 풀어주세요. 제가 안전한 곳으로 안내할게요.”
“당신이 우릴 돕겠다는 겁니까?”
“시간이 없어요. 빨리 혈도를 풀어주세요.”
아군은 여인을 믿을 수가 없었다. 처음 보는 여인을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더구나 자신들은 사사천교에 적(敵)이 아닌가?
그때 궁아라가 피를 토하며 쓰려진다. 아무래도 부상이 심한 모양이다.
“누님...누님 괜찮아요.”
궁아라는 얼굴은 백지장처럼 변해있었고 땀을 비 오듯 흐르고 있었다.
“헉..헉...윽~”
궁아라는 아무 말도 못하고 혼절해 버린다.
아군은 궁아라를 안았다. 마음이 급하다. 빨리 안전한 곳으로 가서 궁아라를 치료해야 한다.
“정말 우릴 도와줄 겁니까?”
여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아군은 여인을 믿어보기로 했다. 아군이 여인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에서 피 묻은 이불을 걷어내고 장에서 다른 이불을 꺼내 깔았다.
그리고 방에 있던 초불을 들더니 한쪽에 있던 책장에 있던 책을 움직이니
방 한곳의 바닥이 갈라지며 계단이 나타났다.
“따라오세요.”
여인은 자신이 먼저 계단을 내려갔고 아군도 그녀의 뒤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잠시 후 위에 문이 닫힌다.
여인과 함께 잠시 계단을 내려가니 작은 석실이 나타난다.
석실의 중앙에는 좌대가 있고, 한쪽에는 작은 침상이 있었다.
“저쪽에 눕히세요.”
아군이 궁아라를 침상에 눕히니 여인은 석실에 있는 횃불을 밝힌다.
“이곳이라면 안심해도 돼요.”
여인은 횃불을 밝히고 아군과 궁아라에게 다가와 궁아라를 살펴보더니 그녀의 상의를 벗긴다
. 궁아라의 상의를 벗기니 안에서 작은 가죽주머니가 떨어졌다.
여인은 망설이지 않고 궁아라의 속옷까지 벗기니 궁아라의 하얀 속살과 탐스러운 젖가슴이 드려났다.
“뭐...뭐하는 거죠.”
“우선 상처부터 확인해야 치료를 하죠.”
여인은 궁아라의 치마도 벗긴다.
아군은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난감한 표정이다.
여인이 궁아라를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하는데 여인은 궁아라의 옷을 모두 벗기는 것이다.
“여기 다리에 암기들이 박혀 있네요. 어깨에 맞은 장도 심각해요.”
여인은 궁아라의 상처들을 알려준다. 아군도 궁아라의 상처들을 살펴보았다.
궁아라의 허벅지에는 실처럼 가느다란 암기들이 촘촘히 박혀있고,
어깨에는 손바닥 자국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여인은 우선 눈에 보이는 암기를 뽑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기들은 허벅지 깊숙이 박혀 있어서 잘 뽑아지지 않는다.
“당신이 뽑아내세요.”
“예~ 제...제가요.”
“그럼 제가 합니까?...입으로 빨아서 뽑아내세요.”
아군은 망설인다. 궁아라는 지금 엉덩이에 걸진 작은 천을 제외하고는 알몸인 상태다.
더구나 암기들은 궁아라의 허벅지 안쪽 깊숙한 곳에 박혀 있었다.
아군이 망설이고 있자 여인은 한쪽으로 물려났다.
“제가 걱정된다면 다시 점혈하셔도 돼요. 대신 빨리 하세요. 그대로 두면 위험해요.”
아군은 한숨을 쉬더니 궁아라에게 다가가 다리를 벌렸다.
궁아라의 대리석 같은 다리가 벌어진다. 아군의 손이 떨린다.
아무리 치료라고 하지만 여인의 속살을 맘대로 주무른다는 것은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아군은 마음을 진정하고 궁아라의 허벅지를 빨아 암기들을 뽑아낸다.
아군은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
조금만 위로 올라가면 궁아라의 비소가 있기 때문이다
. 아군은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여인은 궁아라의 암기를 제거하는 아군을 보고 있었다.
아군의 이마에 땀이 흐른다.
십대사왕과의 대결에서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던 그가 궁아라를 치료하며 땀을 흘리는 것이다.
아군은 궁아라를 뒤로 눕히고 다시 암기들을 빨아내었다.
“휴~ 끝났어요.”
“수고했어요. 이제 추궁과열로 내상을 치료해 주세요.”
“그.그건...꼭 그래야 합니까?”
“다시 말하지만 이대로 두면 죽을지도 몰라요. 설마 죽길 바라진 않겠죠.”
“휴~ 알겠습니다. 당신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어떻게 하려고 했다면 벌써 했어요. 안심하고 치료하세요.”
“고마워요.”
“인사는 나중에 하고 치료부터 하세요.”
아군은 궁아라를 반듯하게 눕히고 수라기를 손에 집중해 궁아라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여인은 아군이 궁아라의 치료를 시작하자 한쪽으로 물려 나려하는데
궁아라의 겉에 떨어진 작은 주머니가 보였다. 궁아라의 품에서 나온 물건이다.
여인은 주머니를 살펴보다가 주머니를 열어보았다.
혹시 상비약이 들어있나 살펴보기 위해서다.
무림인들 중에는 부상당했을 때를 대비하여 상비약을 준비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 가죽주머니에는 하얀 가루가 들어있었다.
여인은 무슨 약이지 몰라 냄새를 맡아보려 코를 가져갔다.
가루약은 너무나 미세한 분말이라 여인의 코로 다량 흡수되었다.
“이거 무슨 약이지?..냄새를 맡아서는 모르겠네. 그래도 독약은 아닌 것 같은데...”
여인은 다시 한번 냄새를 맡아보다가 주머니를 가지고 아군에게 다가오다가 얼굴이 붉어진다.
아군이 한참 궁아라의 몸을 주무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인은 고개를 돌리고 아군에게 주머니를 내밀었다.
“뭐죠.”
“당신 동료가 가지고 있던 약이에요. 혹시 모르니까 그녀에게 먹이세요.”
“그래요.”
아군은 주머니를 받아 냄새를 맡아본다. 역한 냄새는 아니다.
“이건 먹는 약인가요.”
“분말이 미세한 것으로 보아 먹는 약은 아니고 흡인하는 약 같아요.”
“예~ 알았어요.”
아군은 가루를 약간 집어서 궁아라의 코 주위에 뿌려주었다.
여인은 다시 한쪽으로 물려났다. 아군의 손이 떨린다.
이제 궁아라의 혈중에서 젖가슴에 있는 혈을 풀어주어야 한다.
아군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역시 쉽지 않다.
궁아라의 벗은 몸을 처음 본건 아니지만 이렇게 직접 주무른 경우는 처음이다.
아군은 입술을 깨물더니 궁아의 젖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젖가슴은 겉은 부드러운데 손가락에 힘을 주니 탄탄한 느낌이다.
아군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젖가슴이 뭉겨지며 비명을 지른다.
아군은 최대한 정신을 집중하고 치료에 전념하려 했다.
“울컥~~ 울컥~~”
궁아라의 입에서 검은 피가 솟구친다. 아군은 궁아라를 뒤로 눕히고 다시 추궁과열을 시작했다.
한쪽에서 아군과 궁아라를 지켜보던 여인은 기분이 이상해지고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여인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자꾸만 머릿속에 야한 상상이 떠오르며 몸에서 열이 난다.
걸치고 있는 옷들이 거추장스럽게 여겨진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여인은 숨을 크게 쉬며 마음을 진정하려 노력했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가죽주머니에 들어있던 분말은 궁아라가 아군을 유혹하기 위해 준비한
연락환락산(宴樂歡樂散)이었다.
연락환란산은 최음제 중에서도 가장 지독한 최음제다.
사방이 막힌 석실에 있는 세 명의 남녀가 연락환락산이라는
지독한 최음제에 중독된 것이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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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합니다.
잘봅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
잼납니다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감사히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
감사
재미 있습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