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같이 참전했거나 빨치산 같은 특수 계층의 사람들만 배려를 받는 구조로 출신성분이 좌우하는 사회로 잘 알려져 있다. 탈북한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수령이 사는 평양에서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인식에 장애인들은 구별된 그곳에 거주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놀라는 것은 인권에 대한 남한의 인식인바 소외된 계층이나 장애인들에 배려가 특별함을 느낀다고 했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는 어려운 사람들을 챙기려는 그나마 선진사회임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아무리 용무가 바쁘더라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대담하게 주차할 사람은 거의 없다. CCTV에 기록이 남거나 벌금이 즉각 매겨지기 때문이다.
과속 단속 카메라 앞에서 배짱을 부리며 용기를 내는 사람도 거의 없다.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는 서로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둘러보면 우리 인식 속에는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사고가 지배적이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함부로 주차하는 사람은 없어도 경차 전용 구역에 버젓이 주차하는 사람들은 흔하다. 장애인 주차구역처럼 벌금을 바로 매기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조금 더 멀리 가는 것을 귀찮게 여겨 남의 권리를 빼앗은 것이다. 어느 도시 어느 구역에서든 높은 층부터 주차해서 남들을 배려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 먼저 주차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심리이다. 필자는 얼마 전 차를 경차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가만히 한 달가량 체크 해보았더니 벤츠 경차, 소나타 경차, SUV(스포츠유틸리티) 경차 등 수많은 경차를 쉽사리 찾아낼 수 있었다. 나의 편리를 위해 이처럼 남의 권리를 빼앗는 이 일은 합법적이지 않다. 불법인데 과태료가 붙지 않기에 양심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것 아닌가. 마침 한번은 젊은 청년이 경차 구역에 주차하길래 경차 구역이라고 언질을 줬더니 “미안하다”고 말하며 “그래도 주차는 정확하게 한 대의 차량 주차선 안에 밀어 넣었다”고 해서 피식 웃어넘긴 적이 있다. 문제는 경차 구역에 주차하는 사람들의 차량은 경차 두 대 주차하는 선을 문다는 것이다. 필자는 고급 차라면 찻값이 비싸고 배기량의 크기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운전 매너와 배려할 줄 아는 센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사람에게서 필자는 내가 가진 차는 비싼 차기 때문에 좋은 것이고, 배기량 이 이만큼 큰 차는 나만 탈 수 있다는 빗나간 욕망에 사로잡혀 있음을 발견했다. 대선 직후 곧바로 잘못했다고 말하고 책임졌다면 후일을 도모할 수 있을 텐데 자신의 선거구도 아닌 엉뚱한 지역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돼 당 대표에 도전한다니 민주당의 원로 한 분이 지적한 대로 “대선 5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면 좋을 텐데 너무 근시안적 행보가 아닌가” 걱정된다는 것이다. 야당은 여론에 등 떠밀려 ‘부동산 정책 실패’를 시인했고, ‘검수완박’의 자충수를 후회했다.
자당의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무소속의 표를 빌려와 정책을 추진하면서 “합법이다” 말해놓고 이제야 엉거주춤 잘못을 시인하는 모양새다. 이런 야당보다 더한 추태는 새롭게 출발한 정부의 뒷받침을 못 할망정 좌충우돌하는 여당 지도부의 지리멸렬이다. 젊은 당 대표는 자신의 불신임안에 대한 당내 사정에 사사건건 페북질이요 전국을 돌면서 세를 모은다고 하는데 필자는 안타깝다. 어떤 자리에 있으면 궁극적인 책임은 대표에게 있음이 자명하다. 당정을 위해 통 큰 희생을 자처하면 좋으련만 대표직 6개월의 공석에 너무 한가로운 대처가 아닌가. “합법이다” “불법이다”를 떠나 국민들이 공감할 대의명분이 절실하다.
윤석열 정부 앞에 긴박한 위기 상황이 펼쳐진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곡물 가격 인상은 우리 밥상 가격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특히나 자영업자들의 비명이 애처롭다. 석윳값은 치솟다 못해 날개를 단 듯하다. 생필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국민들의 이마에 주름이 늘고 있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또한 확산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국민들을 의해 정부가 아무리 애쓴다 한들 여름철 땡볕은 지나야 안정세에 접어들는지 그마저도 걱정이다.
“마, 다 들 좀 잘 해보입시더!”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