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동촌초등학교 18회 원문보기 글쓴이: 하이고
자비크신 관세음보살
불교의 인생관은 괴로움이다
뭇 생류 중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더구나 젊음과 건강이 함께할 때 인생의 기쁨은 더 크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 어느 듯 늙음과 병이 찾아들고 저 막막한 죽음 속으로 사라진다.
현대의 의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일찍이 부처님은 인간의 이런 괴로운 모습을 고민하고 그 근본적인 해결에 생애를 바친 분이다.
부처님의 기초 교설이 실린 아함경에는 다음과 같은 말씀이 수없이 되풀이 된다.
어떤 것을 일러 괴로움(苦諦)이라 하는가?
< 생노병사(生老病死)가 괴로움이요, 사랑과 헤어지고, 미움과 만나는 것이 괴로움이고, 구해도 얻지 못하는 것이 괴로움이다. 한마디로 인간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근간(五取蘊 몸과 마음)이 괴로움이다 >
아함경은 다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다
<모든 것은 덧없고, 덧없는 것은 괴로움이요, 괴로운 것은 나(영원한 가치)라 할 수 없다>
* 諸行無常. 一切皆苦. 諸法無我. = 三法印說
불교에서의 인생은 괴로움이라고 정의 한다. 인생은 고해(苦海)요. 사바세계라고 한다.
영산회상도. 우측하단 감로수병을 든 관음보살
무량수경(無量壽經)에는 인간사 괴로움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사람들은 급하지 않는 일에 아귀다툼하고 재산이 있건 없건 모두 노심초사하여 편할 날이 없다. 그런 걱정에 수재 화재 도난 빚 등의 걱정이 겹친다. 부귀를 누리는 사람에게도 오히려 이런 괴로움이 있고, 가난한 사람은 또 궁핍한 나머지 항상 모자라 한다. 집이 없으면 집 갖기를 걱정하고 금전. 가구. 의복. 음식 등을 갖고자 걱정한다. 하나를 얻으면 다시 더 바라고, 그것을 얻으면 더 바래, 끝없는 궁핍에 허덕여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마음 놓지 못 한다>
기독교가 인간의 죄에 대한 의식이 강하다면 불교는 괴로움에 대한 의식이 강하다
불교에서는 이 괴로움을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 - 이것이 과제가 된다
괴로움의 원인은 ‘집착과 갈애’이고, 괴로움을 멸하는 길은 8정도나 6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을 제시하고 있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생각하라
그러나 8정도나 6바라밀은 그에 입각한 이해와 수행이 꾸준히 뒤따라야 하고 수행에 전념하지 않는 사람에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바쁜 세상에 생업에 종사하거나 다른 여건 등으로 수행이 부족한 사람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수행에 여유가 없거나 절박한 상황에서 무었을 하여야 하는가
법화경 보문품에서는 중생들의 절박한 사정을 다음과 같이 나열하고 있다
큰불이 일어나 어쩔 수 없이 타죽게 되었을 때
홍수가 져서 세찬 물살에 떠내려 갈 때
바다에서 태풍을 만나 배가 부서져 죽게 되었을 때
칼이나 몽둥이를 든 사람이 가해하고자 할 때
무서운 귀신이 나타나 괴롭힐 때
죄를 지어 또는 죄를 짓지 않고도 형틀에 묶이게 되었을 때
장사하는 사람들이 떼를 지어 도적들이 들끓는 험 한길을 지나게 될 때
음욕이 치열하게 일어날 때
노여움이 불길처럼 일어날 때
어리석음이 통탄스러울 때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인이 아들. 딸을 바랄 때
잘살던 사람이 갑자기 망할 때
이상 12가지 상황은 경전이 성립될 당시의 옛날 사정이고, 이외에도 여러 환난과 고통이 있을 수 있다.
법화경보문품(法華經普門品)은 그런 때에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한 마음으로 그 이름을 부르라”고 한다.
그러면 관세음보살이 “그 음성을 듣고 그들을 모두 위험과 괴로움으로 부터 벗어나게 해 주신다”는 것이다.
<무량 백 천억 중생이 갖은 괴로움을 겪어도 관세음보살에 관해 듣고, 한 마음으로 그 이름을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그 음성을 듣고 모두 벗어나게 해 주시리라.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지니는 자는 불에 들어가도 불이 태우지 못하나니, 그 보살의 위신력 때문이다. 이러한 인연으로써 관세음보살 이라고 하느니라.>
불교를 믿는 사람이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것은 이 경전에 의한 것이다.
(*법화경 보문품을 일명 관음경(觀音經)이라고 부른다)
관세음보살.머리의 보관에는 아미타불을 모신다
관세음보살은 어떤 보살인가
관세음보살은 불교의 얼굴이다.
왜 관세음보살이 불교를 대변하게 되었을까? 불교는 자비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중생들에게는 아버지인 부처님보다도 어머니인 관세음보살이 더 가깝게 받아 들여 젔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연민하기를 마치 어머니가 갓 난 자식을 보듯 하는 것이다’(哀憫衆生 如赤子)
관세음보살은 이미 과거 무량한 겁에 성불하여 이름을 정법명여래(正法明如來)가 되었음에도 보살로 머물고 있는 것은 중생들을 건지려는 큰 우정과 슬픔(大慈大悲) 때문이다.
관세음보살은 32응신으로 몸을 나투어 중생을 건져준다(普門示現)
부처.벽지불.범왕.제석천.사천왕.승려.장자.거사. 재관. 천용.야차 등----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부른 곳은 어디나 찾아간다. 하늘이건 인간이건 심지어 귀신의 세계까지-- 그리하여 그들을 건질 수 있는 최선의 형상을 취하고 있다
밀교경전에서는 몸의 형태부터가 기괴해 지는데 이러한 모습들은 중생을 제도하려는 관세음의 특정적인 의지와 활동을 구체적으로 상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여의륜관음의 여의주(如意珠)는 모든 뜻을 성취시켜주는 구슬로서 중생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능력을 보여주고,
천수관음(千手觀音)이 가진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은 중생들의 고통을 낮낮이 보고 듣고 건져주는 활동을 나타낸다.
선운사 관음전의 천수관음
천수경(千手經)은 경의 명칭에서도 드러나듯이 손이 천 개. 눈이 천 개인 관세음보살의 광대한 대비심에 의해 모든 중생들의 소망이 성취 되는 것을 설하고 있다.
천수경의 핵심인 ‘신묘장구대다라니’는 관세음보살의 찬가로 볼 수 있다.
관세음보살의 머리에 쓴 보관에는 극락세계의 교주인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다.
그리고 아미타불의 협시보살로 활동하고 있으니 이는 관세음보살이 사바세계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극락세계에 까지 활동무대를 넓혀 중생을 구제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 교리 체계의 핵심을 요약한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서두는 다음과 같다
<관자재보살(觀自在菩薩)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실 때 자세히 내려다 보시니 오온(五蘊)이 다 공함을 보셨느니라>
여기서 관세음보살은 지혜제일인 사리자에게 오온개공(五蘊皆空 물질과 정신이 다 공함)의 반야 지혜를 설하고 있다. 따라서 관세음보살은 반야의 대표적인 보살로 설해지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가피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한 마음으로 그 이름을 부르라’
이런 절대적인 신앙관계 속에서 기적과 같은 영험이 나타날 수 있다
못 고칠 병이 낫는다 던가. 헤어진 사람과 만난다 던가. 뜻밖의 행운을 얻게 된다 던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자와 관세음보살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러한 관계를 감응도교(感應道交)라 부른다.<무량수경>
전자는 능히 느끼고(能感) 후자는 능히 응하는데(能應) 이들은 서로 사귀기 때문이다.
이런 감응도교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중생이 먼저 관세음보살을 믿고 부르지 않으면 않된다. 능감이 없는 곳에 능응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감응도교의 단계를 지나 성숙해지면 밖에서 비치던 관세음보살이 내 마음안에 들어와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관세음보살을 자기 마음 안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를 해입상응(解入相應)이라 한다.<무량수경>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그 이름을 부르라. 어떤 괴로움도 벋어 나리라”
조선 영조 때, 유명한 암행어사 박문수의 일화다.
어느 날 암행차 문경에 머물러 주막집에서 한 노인과 막걸리를 나누는데-- 관아의 나졸들이 나타나서 문경 현감의 아들이 갑자기 위급하여 의원을 찾는다고 난리통이다. 다행이 노인이 침술로 아들을 살려주고 사례금으로 천냥의 약속증표를 받아 쥐었다. 야심한 밤이라 지척이 불분명한데 송림이 우거진 기암절벽 밑에 당도하였다. 노인은 박문수와 헤어지면서 받았던 천냥짜리 약속증표를 건네준다. 그리고 홀연히 사라지니 졸지에 사방이 산으로 변하여 있다. 놀란 박어사가 정신을 가다듬는데, 어디선가 애절한 여인의 소리가 있어서 찾아가니---- 절벽 석굴 안쪽에 불빛이 있고 한 소녀가 합장하여 기도하며 울면서 간절히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지 않은가-- 사연인 즉, 관아의 아전인 아버지가 조정에 바칠 돈 천냥을 포탈했다는 누명을 쓰고 오늘 그 돈을 갚지 못하면 죽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도 한지가 삼칠일이라 하니 스물 하루째 이다. ‘지성이면 감천’ 이라 하지 않던가 -- 감응도교(感應道交)가 이런 것이다.
관세음보살의 주석처 보타낙가산(補陀洛加山)
불교 경전인 화엄경(華嚴經)의 마지막장인 입법계품(入法界品)에는 선재동자가 구도를 위해 53명의 선지식에게 법문을 구한다.
그 28번째 찾아가는 곳이 바로 남쪽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보타낙가산’이다.
그곳에는 관세음보살이 주석한다. 관세음보살은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서쪽 바닷가 언덕에 앉아 선재동자를 친견하고 법문(大慈悲經)을 설한다. 바로 이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 고려불화의 백미로 꼽히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이다.
수월관음도 고려불화 일본소장
보타낙가산(補陀洛加山. 인도어는 포탈라카potalaka)은 인도 남쪽 바다 한가운데 있다.
옛날 조선과 항해술이 부족하던 시절의 바닷가 사람들은 풍파의 수난으로 부터 보호받기를 염원했을 터이고 바다 가운데에 주석한 관세음보살이 수호신으로 부상한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법화경보문품에는 위급한 상황 중에서 ‘바다에서 태풍을 만나 배가 부서져 죽게 되었을 때에 관세음을 부르라’ 하지 않았는가
따라서 주로 바닷가에 해수관음(海水觀音)상과 더불어 관세음보살의 기도처가 자리잡게 된다.
중국은 바닷가인 주산열도의 보타산이 관음성지가 되고,
티벳은 키츠강 유역인 라사의 포탈라카궁이 관음성지가 된다. 또한 티벳에서는 달라이라마를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믿는다.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 세계문화유산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의 양양 낙산사 홍련암, 그리고 남쪽 바닷가에는 남해 금산 보리암이, 서쪽 바닷가는 강화 낙가산 보문사가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히게 된다.
남해 금산 보리암
보리암은 2가지 창건설이 전해진다.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인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공주의 삼촌이 되는 장유선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하나다.
또 하나는 신라의 원효대사가 강산을 유람하며 다니다 산이 빛나는 것을 보고 보광사(普光寺)라는 절을 짓고 이 산을 보광산 이라고 했다는 설이다.
남해 금산 보리암.해수관음상
후대에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왕조를 연 것에 감사하는 뜻에서 온 산을 ‘비단으로 두른다’는 뜻으로 비단 금(錦)자를 하사하여 금산(錦山)으로 바뀌었다.
1660년(현종 1년) 왕이 이 절을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절 이름을 보리암으로 바꿨다.
향나무 관세음보살상은 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이 인도에서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강화 낙가산 보문사
신라 선덕여왕 4년(635) 회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던 중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강화도로 내려와 창건했다. 당시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산의 이름을 따서 낙가산이라 하고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과 덕화가 두루 미침을 뜻해서 보문사(普門寺)라 이름 지었다.
눈섭바위에 새겨진 마애 관세음보살. 보문사
양양 낙산사 홍련암
낙산사란 명칭은 보타낙가산에서 따온 명칭이다. 671년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관세음보살을 모시는 전각을 관음전(觀音殿)이라고 한다. 그런데 낙산사처럼 관음보살을 그 사찰의 주 불전으로 모실때는 원통전(圓通殿)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의 권능이 원만하고 두루 통한다고 원통(圓通)이다
홍련암은 의상대사가 입산도중에 이상한 파랑새가 나타나서 이를 쫒아갔으나 석굴 속으로 사라지고, 앞 바다에는 붉은 홍련(紅蓮)이 솟아올라 관세음보살이 나타났다. 석굴 자리에 암자를 짓고 홍련암 이라 하였다.
낙산사 홍련암
의상대와 홍련암은 송강 정철(1536~1593)의 <관동별곡>에 소개된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로 동해 일출경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