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걸으니 오늘 같은 날도 걷게된다.
대모산을 걸었다..오늘 기온은 -17도로 뚝 떨어졌다..
이번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이다.
가장 추운 날 (체감온도 -21도), 남극탐험이라도 하는 기개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옷은 히말리아 산맥 오르듯 두둑히 챙겨 입었으니 견딜만하다.
젊은이는 <용기>가 그들을 이끌지만, 이러한 기개(?)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아마도 주름살이 늘다보니 <겁>대가리가 없어진 모양이다.
인증샷을 찍으려고 장갑을 벗으니 맨손을 따라 추위가 온몸으로 파고들어 온다.
장갑이 <손>만 감싸는 녀석이아니라, 온몸을 뎁혀주는 존재임을 오늘 비로소 느꼈다.
가랑잎 하나가 찬공기 그득한 허공을 헤집으며 너울너울 내려온다.
詩集 <한생을 톡 토독> 에 <투욱>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투욱)
오동잎 하나
제 발부리 덮으면서
갈잎들 사이를 휘휘
저으면서 섞여들면서
가볍거나 무겁거나
터억 맡기고서
그냥 깊은 눈빛으로
돌아돌아 가시는
아주영면에 드시는
투욱................
이 詩는 내 아내가 우리아버지 가신날 쓴 詩이다.
가랑잎은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 지옥불을 다시 경험하며
어느집 아랫목을 따스하게 덥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