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떠나보내며,
김민술
보내는 것보다 맞이하는 것이 훨씬 좋은 일인데, 한해(호랑이)을 훌쩍 떠나보낸다. 마침 오늘이 아내 생일이다. 다음 생신 때까지 오늘을 호랑이 등에 무임승차로 떠나보내려고 며느리, 율산 딸네식구 다 데리고 평화동 “꽃길”에서 모였다. 가족이 오붓이 만난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오랜만의 모임이다.
젊은 사람 기호에 맞게 양식으로 맛깔스럽게 도넛이랑 겹들이여 취향대로 식탁이 수북하다. 케이크 불 켜고 노래 부르며 팔십 년 전으로 회귀한다. 외손 승휘가 손해사정 보험사 합격 1월 2일부터 출근 인사는 오늘 큰 선물이었다.
사람은 먹기 위해 산다. 먹기 위해서라도 바늘과 실격인 직장은 적기에 가져야 좋은 거다. 채소 과일도 제철이 있듯이 말이다.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 대유행으로 한강 물 흐르듯 끝도 없이 흘러가고 있다. 새로운 거라 주사약도 없어 개발해서 임상실험 끝나야 하는데 그안 수백만 인간이 한해 끝자리에 죽음의 통계다.
무슨 사고 사건이 많은지 산불도 났다 하면 농가를 휩쓸고 산불 진화휄기도 추락 다치고 기업하는 공장도 잿더미로 변하고 자동차도 수십 대가 추돌하여 사람이 알아볼 수 없이 잿더미로 궁 군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막 되어 가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자고 나면 사건 소식이 뉴스에서 제일 먼져 튀어나온다. 인명 경시가 땅에 떨어졌다. 이런 게 편견으로 편안하게 살려고 문명을 발전시킨 게 죽임을 비참하게 데려갔다.
할아버지 때만 해도 소가 농사짓고 사람은 늙어 병으로 죽어도 일 촌이 일손 놓고 부조하고 상여로 아이고 애고 울며 북망산 찾아 장례를 모셨다. 오늘도 깊은 산 호랑이 제집 찾아 떠나간다. 꼬리에 매달려온 토기가 껑충 뛰어 호랑이 등 밀고 찾아왔다. 호랑아 제발 오만가지 인간재앙 가져가 다시 못 오게 불태워 버려라, 일 년 내내 호신으로 산불도 끄고 수고가 많았다. 호랑이 너는 역시 영물 아이더냐, 담배 피던 시절로 날 데려가 다오, 너를 사랑한다.
지구를 접수한 토기야, 몸과 마음과 세상이 한편 되는 세상, 세상일이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너에게 길쭉한 귀가 있다면 인간에겐 나이란 길쭉한 귀가 있다. 그래서 오늘같은날 떠나는 거냐. 오랫동안 눙치고 살았다. 노그라지게 말이다. 한해를 보내면서... ...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