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오랑 세오녀 이야기
제8대 아달라왕(阿達羅王) 즉위 네 해째 되는 정유(丁酉, 157)년에 동해 바닷가에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연오가 바다로 나가 해초를 따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위 하나(혹은 한 마리 물고기라고도 한다)가 그를 싣고 일본으로 가버렸다. 그 나라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이분은 범상치 않은 사람이다”고 말하고 마침내 왕으로 삼았다(『일본제기』(日本帝記)를 살펴보니 그 무렵을 전후하여 신라사람으로 왕이 된 자는 없다. 이는 변방 조그마한 읍의 왕이고 진짜 왕은 아닐 것이다). 세오가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것을 괴이하게 여기며 (바닷가로) 가서 그를 찾다가 남편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하였다. 그녀 또한 그 바위로 올라가니 바위는 전처럼 그녀를 싣고 떠나갔다. 그 나라 사람들이 놀라서 왕에게 아뢰니 부부가 서로 만나게 되었고, 세오를 귀비(貴妃)로 삼았다. 이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일관(日官)이 왕에게 아뢰었다. “해와 달의 정기가 우리나라에 있었으나 이제 일본으로 가버린 까닭에 이와 같은 괴변이 일어났습니다.” 왕이 사신을 보내어 두 사람을 찾으니 연오가 “내가 이 나라에 온 것은 하늘이 시킨 일이니 이제 어찌 돌아갈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나의 비(妃)가 짠 비단이 있으니 이것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는 있으리라”고 이르며 그 비단을 주었다. 사신이 돌아와 임금께 그대로 아뢰고, 그 말대로 제사를 올린 뒤에야 해와 달이 전과 같아졌다.
그 비단을 임금의 창고(御庫)에 잘 간직하여 국보로 삼고, 창고는 이름하여 귀비고(貴妃庫)라 했다. 하늘에 제사지낸 곳은 영일현(迎日縣) 또는 도기야(都祈野)라 이름했다. 『삼국유사』 권1 「기이」(紀異)편에 나오는 ‘연오랑 세오녀’ 설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태양신화의 일종이다. 이 설화의 무대가 바로 ‘해와 달의 고장’이라는 뜻으로 ‘일월향’(日月鄕)으로 불려온 영일군(지금은 포항시에 편입)이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곳이 동해면에 있는 ‘해달못’, 곧 일월지(日月池)이다. 예전에는 이곳에 일월신을 모신 사당이 있어 천제당(天祭堂) 또는 일월사당(日月祠堂)이라 불렸고, 신라시대에는 왕실에서, 고려·조선시대에는 영일현감이 친히 제사를 지냈으며, 그뒤로도 이 못의 물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이 봄과 가을에 제사를 받들었다 한다. 지금 일월지를 포함한 일대 지역에는 군부대가 위치하여 일반인의 출입이 어렵다. 다만 동해 면사무소 뒤편 크게 자란 해송들이 작은 숲을 이룬 야트막한 언덕, 도기야로 추정되는 자리에 1985년 다시 세운 일월사당이 있어 아쉬운 대로 연오랑 세오녀 설화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다.
출처 : (답사여행의 길잡이)
연오랑세오녀공원~호미반도둘레길~흥환해변 ~흥환마트(스템프)~구룡소~대동1리~독수리바위~ 호미곶(스템프) 약18km (역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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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4 작성자 명사십리